지난달 22일 이 란에 소개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사형수 브래드 시그먼(67)의 사형 집행이 7일(현지시간) 총살형으로 진행돼 오후 6시 8분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시그먼은 지난 2011년 전 여자친구의 부모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고 복역해 왔다. 미국에서는 15년 만에 총살로 사형이 집행된 것이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영국 BBC는 몇 시간 전에 시그먼의 총살형 집행 과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교도관 가운데 세 자원자가 선발돼 커튼 뒤에 몸을 숨긴 채 그의 가슴을 겨냥해 동시에 방아쇠를 당겨 특별 설계한 탄환을 발사하게 된다. 이 주의 사형 집행 매뉴얼에 따르면 시그먼은 의자에 앉은 채로 심장 쪽에 표적지를 놓고 그의 머리 위에 가방 하나를 놓게 된다.
시그먼은 데이비드와 글래디스 라크 부부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총구를 겨눈 채 전 여친을 납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전 여친은 총을 쏘는 그로부터 달아나 목숨을 구했다.
전기의자에 앉거나 독극물 주사를 대안으로 제시받았지만, 시그먼의 변호인들은 그가 두 방법의 효율성을 걱정해 이렇게 과격한 절차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2010년 이후 처음 미국에서 총살대에 의해 처형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사형 제도가 재도입된 이후로는 네 번째 사례가 된다.
재판 과정
시그먼은 2001년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관들은 그가 그린빌 카운티의 전 여친 부모 집에서 부부를 살해했다고 봤다. 그는 전 여친에게 위해만 가할 생각이었다고 형사들에게 말했다. 그는 형사들에게 "그녀를 가질 수 없다면 난 누구도 그녀를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서슴없이 털어놓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대법원은 이번주 형 집행을 말려달라는 시그먼 변호인들의 요청을 기각했다. 그들은 독극물 주사에 사용하는 약물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 필요하며 2002년 재판 과정에 그가 적절한 변호를 받았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계획된 집행을 앞두고 마지막 항소 절차였다.
사형정보센터에 따르면 1976년 미국이 사형 제도를 합법화한 이후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어떤 주지사도 사형수에게 형 면제 은전을 베풀지 않았다.
어떻게 집행이 이뤄지나?
총살대 집행은 복잡하다. 시그먼은 의자에 붙들어 앉혀진다. 의자 아래에 그의 피를 담을 대야가 놓인다. 가슴에는 표적지가 붙여진다. 머리 위에 가방이 놓인다. 커튼 뒤에 몸을 숨긴 세 자원자가 4.6m 떨어진 곳에서 방아쇠를 당긴다. 탄환은 몸에 닿는 순간, 쪼개져 즉각 목숨을 잃을 수 있게 특수 설계됐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 특수 탄환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 만큼의 고통을 유발하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총격이 끝나면, 의사가 그의 죽음을 확인한다.
주 당국은 목격자들이 방탄 유리 뒤에서 형 집행을 지켜보도록 허용했다. 집행자들은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커튼 뒤에서 총을 쏜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집행 팀 멤버들의 신원을 비밀에 부치도록 요구한 법을 2023년 통과시켰다. 또 독극물 주사제의 처방에 관한 정보 공개를 금지시켰다. 주 정부의 사형 집행에 쓰이는 약물을 제공하는 것을 점점 많은 숫자의 제약회사들이 거절하고 있다. 미국시민권연맹(ACLU)은 지난 1월 주 법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총살 사형은 얼마나 흔한가?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공급업자들이 교도소 관리들에게 독극물 주사에 쓰일 치명적인 화합물을 제공하길 거절하자 2022년 총살 구역을 건설하느라 5만 4000 달러를 지출했다. 2023년 통과된 주 법은 독극물 주사제 공급업자의 이름과 정확한 내역 등 자세한 내용을 감추도록 하고 있다.
이 주의 사형수 대다수는 전기의자를 택했는데, 최근 처형된 세 사람은 펜토바르비탈이 포함된 독극물 주사로 세상을 등졌다. 그들은 주사를 맞은 몇 분 뒤에 숨쉬는 것을 멈춘 것처럼 보였지만 20분 지나서야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이들의 처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시그먼은 독극물 주사의 효율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이들 죽음의 부검 둘 가운데 하나만 배포했는데 시그먼의 변호인은 폐에서 흘러나오는 액체(피) 양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주사 맞고 죽고 싶지 않다는 결정에 대해 그의 변호인은 AP 통신에 "그는 가족, 참관인들, 집행 팀에 고통을 전가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러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불필요하고 비양심적인 비밀주의 때문에 브래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1976년 이후 총살로 생을 끝낸 사형수는 이제 네 사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