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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고교 일진협회 】──────────
※전국 고교 일진협회※
♡57
쿠앙!! 녀석의 이마와 내 이마가 서로 부딪혔다. 정지된 시간과 흐름이 끊겨버린 공기,
그리고 숨죽인 관중들과 시선을 떼지 않는 심판.
그리고‥
스윽-. 털썩!
주저앉은‥나.
방금 전의 충격으로 잠시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다시 시계의 초침이 움직이고 끊기었던 공기가 다시 순환되기 시작했다. 관중들은 입을 떡 벌렸고 심판은 휘슬을 입에 물었다.
‘삐익-!’ 나, 진형우가 이긴 것이다. 쓰러진 건 내 쪽인데 어째서냐고?? 그거야, 간단하다.
난 약 5분 후면 움직일 수 있지만 신유인은 나보다 더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감기려는 눈에 애써 힘을 주며 버티고 서 있는 신유인.
하지만 다리에 힘이 빠지고 녀석은 비틀 거렸다. 그리고 쿠당! 쓰러지고 말았다. 의식을 잃은 것이다.
[네-! 신유인선수 시합 불가능! 이로써 진형우선수가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난 잠시 의식을 잃은 체 잠이 든 신유인을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강호두도 너도 수고했어. 다음엔 반드시 날 쓰러뜨리길 바래. 두 사람 모두.”
준결승2. 새신VS이우혁.
조금은 예상했던 거였지만 첫 번째 준결승전에서는 형우가 승리를 했다. 결승에 오른 것이다.
보나마나 형님은 입에 거품을 물었을 게 분명하다. 유인이가 진 것도 진거지만 기절을 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피곤해죽겠다.
어제 저녁 S고에서 신이를 따르던 녀석들을 찾아다니느라 몇 시간을 소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신히 찾은 녀석들인 만큼
좋은 정보를 여러 개 얻어내었다. 우선은 S고에 형님을 사랑하는 현아라는 이름의 여자아이가 있다는 것과
신이가 친구가 되기 위한 시험으로 형님에게 낸 문제의 수준, 태기 형이랑 민규 형이 학교 옥상에서 미친 짓을 한 것 등등‥.
나의 완벽한 정보망이 내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얻어낸 것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뒤늦게 신이가 로프 사이로 들어와 링에 올랐다. 남보다 시합을 한 번 덜한 내가 준결승에 올랐다고 꽤나 틱틱대던 녀석이다.
역시나 오늘도 똥 씹은 얼굴이다.
“뭘 꼬나보냐?”
신이가 날 째려보며 말했다. 성질은‥.
“안 꼬나봤는데?”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어째 더 더러운 표정을 짓는 신이다. 내가 뭘 잘못 했다고.
그저 조금 운이 좋아 대진표 끝에 걸렸을 뿐인데. 난 그냥 조용히 미소를 날렸다.
“너랑 한번은 붙어보고 싶었다.”
신이의 선홍빛 입술이 열리며 그의 목소리가 일직선으로 내게 왔다. 형우도 그렇고 이 몸의 인기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구만.
“난 나를 덮치려는 여자들만으로도 벅차다고. 남자들은 되도록이면 자제해주길 바래.”
“미친놈. 개그 하냐?”
내 진심을 몰라주네. 난 바닥에 한숨을 쏟아 부었다.
싸우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는 있지만, 역시 내 취미는 아니다. 하지만 링 위에 올라선 이상 하는 수 없지.
상대를 해주는 수밖에. 사회자가 뭐라고 나불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탁한 종소리가 세 번 울렸다.
[준결승 두 번째 경기!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요?]
“와아아아!!”
“이우혁, 힘내라!!”
관중석에서 울려 퍼지는 고귀한 세 글자. 이.우.혁.
기분이 나쁠 건 없지만 그래도 역시 피곤하기만 하다. 신이가 관중석을 흘깃 바라본다.
사람들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내 이름이 듣기에 꽤 거북한 모양이다. 아님, 부러운 건가? 짜식- 질투는. 흐흐.
“저것들을 죽여? 말아?”
나한테 묻는 건가? 잘은 모르겠지만 내 생각을 말해주었다.
“죽일 수 있음 죽여 봐. 너 다굴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모르는 구나?”
그래. 관중들은 머릿수가 무진장 많다. 나또한 그 들 속에 파묻히고 말거다. 내 말에 픽, 콧방귀를 끼는 신이다.
나를 겁나게 무서운 시선으로 노려보는 신이. 왠지 선제공격을 해올 것 같은 분위기다. 뭐, 내가 양보해주지.
피슉-. 싹! 역시 먼저 공격을 하는 신이었다. 앞에서 공격을 해오려던 녀석이 공중에서 한바퀴 돌며 내 뒤로 넘어왔다.
그리고 스트레이트로 뻗어오는 주먹이다. 처억! 몸을 옆으로 살짝 비켜 신이의 주먹을 한 손으로 받아내었다.
“오오오오!!”
열광하는 관중들이다. 난 신이의 팔목을 꺾어내며 뒷발차기를 날렸다.
한쪽 무릎을 굽히는 신이다. 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고 뒤로 돌아 서 신이를 보았다. 미간을 찌푸리며 나에게 잡혀있던 손목을
다른 손으로 감싸 쥐고 있었다.
“크윽.”
난 한쪽 눈썹을 들어올려 보이며 생긋 웃어주었다. 여유를 부린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자 신이는 더더욱 열 받은 얼굴을 해 보인다. 나를 노려보는 가 싶더니 오른손 주먹을 내 거기로 뻗어오는 신이었다.
힉! 거긴 안 되지~. 난 손을 아래로 뻗어 신이의 응큼한 주먹을 막아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휘익! 바닥을 휩쓸며 내 다리를
걷어차려 했다. 그렇군. 내 거기를 노린 건 걷어차기를 하기 위한 미끼였던 거야. 아쉽게도 눈치를 채버린 나는 무릎을 굽히고
두 다리를 사뿐히 뛰어 신이의 발을 넘었다. 타악. 내 발은 다시 바닥을 밟았다.
“미안. 모르고 피해버렸어.”
난 뒤통수를 긁으며 머쓱히 웃어보였다.
“제길.”
분하다는 듯 아랫입술을 살짝 깨무는 신이. 눈빛이 더욱 부리부리해 졌다. 가까이 가면 타버리겠어.
신이는 분함을 이기지 못해 무차별 펀치를 날리기 시작했다. 주로 안면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휙! 휙-! 턱! 턱!
“앗, 얼굴은 안돼. 내 생명이거든.”
난 금쪽같은 내 얼굴에 흠집이라도 날까 최선을 다해 막아주었다.
“잘도 막는군.”
공격을 계속 퍼부으며 신이가 말했다.
“당연하지. 난 뭐든지 막을 수 있는 방패거든.”
휘익! 터억! 코앞에 멈춘 신이의 주먹을 잡아내었다. 하마터면 코뼈가 산산조각 날 뻔 했다. 피식-. 신이가 웃는다. 응?
“그래? 그럼 나는 뭐든지 뚫을 수 있는 창이야!!!”
뻐억! 순식간에 내 왼뺨을 강타한 신이의 발이었다. 비틀. 간신히 균형을 잡고 섰다. 뺨을 만져보았다. 얼얼하다.
그런데 왜 웃음이 튀어나오지?
“푸우‥푸‥하하!”
“왜 웃어? 실성했냐?”
“킥‥ 몰라. 그냥 웃겨. 하하하.”
“미친놈.”
타앗! 강력한 킥을 날리는 신이다. 나는 미끄러운 비누마냥 피했고 이어서 공격해오는 신이의 주먹을 팔뚝으로 막았다.
어느 정도 웃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하아. 내가 맞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 그래서 잠시 어이가 없었나봐. 그리고.”
빠악! 무릎을 들어올린 후 신이의 뒤통수를 밀어 당겨 내 무릎에 박아버렸다. 신이의 코가 내 무릎 위로 강하게 부딪혔다.
“이게 나를 친 대가다!”
“으윽.”
뒷걸음을 치며 코를 감싸 잡는 신이. 꽤나 아플 것이다. 코피는 안나나 몰라.
다시 관중석이 시끄러워 졌다. ‘역시!’하는 탄성을 내지른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또 공격할지 몰라.”
코를 막으며 나를 노려보고 있는 신이에게 한소리 했다. 아니 충고였다. 신이는 코에서 손을 떼었다.
큰 충격은 입지 않은 모양이다. 하긴, 내려칠 때 힘을 많이 주지는 않았으니까.
“봐주지 마. 그러다가 뒈지는 수가 있어.”
신이도 알고 있었나 보다. 그런 것 하나 눈치 채지 못하면 싸울 맛도 나지 않겠지만 신이의 저 표정, 정말 기분 나쁘다는 표정이다.
“내가 살살하지 않으면, 네가 진짜로 크게 다칠 지도 몰라. 그래도 괜찮아?”
“씨발, 역겨우니까 잘난 체 하지 마.”
좀 심한 말이다. 나의 배려도 몰라주다니‥. 하는 수 없군. 난 씩- 미소 지으며 주먹을 들었다.
“좋아. 제대로 상대해주지. 이제부턴 두 눈 크게 뜨는 게 좋을 거야.”
“눈은 네 놈보다 커.”
이제야 인상을 펴고 웃으며 내말을 받아친다. 나를 똑바로 직시하는 신이 녀석. 순간 눈을 깜빡이려 했다.
지금이다! 씨잉-. 뻐억!! 난 신이가 눈을 깜빡이는 그 짧은 순간에 녀석의 틈을 파고들어 강력한 어퍼컷을 날렸다.
턱을 약간 빗나갔지만 신이는 충격에 공중으로 뜨며 바닥에 떨어졌다. 쾅!
“윽!”
“거봐. 눈 똑바로 뜨랬잖아.”
곧장 신이의 가슴으로 뛰어올랐다. 쿵.
“으헉!”
신이가 그 반동으로 모진 숨을 토해낸다. 난 그의 가슴 위에 쭈그리고 앉아 신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잔인하게 웃어보였다.
“히. 내가 제대로 싸우는 이상 넌 내 털끝 하나 건들지 못해. 보나마나 결과는 뻔하지.”
“시‥시끄러워.”
하여튼 자존심 하나는 끝 발 난다. 내 두 발목을 잡는 신이다. 난 가소롭다는 듯이 웃어준 후 신이의 이마에 머리를 받았다.
빠악! 꽤 충격이 컸을 텐데도 내 발목은 신이의 손에 잡혀 있었다.
“‥씨‥바, 석두(돌 머리)냐‥? 골‥깨지겠네‥.”
미간을 찡그릴 대로 찡그리며 신이가 힘겹게 말했다. 과연‥어디까지 버틸 수가 있을까?
퍼억! 오른손 주먹으로 녀석의 뺨을 강타시켰다. 그리고 다음은 왼손 주먹으로 반대편 뺨을 뻐억!
그리고 다시 오른손 주먹으로 퍼억! 그러기를 열 차례‥ 신이의 왼쪽 눈 꼬리 옆에서 피가 터져 흘러내렸다.
입술이 터져 피가 나는 것은 싸움의 기본이다.
“사나이답게 포기해.”
내 말에 신이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피가 조금 들어간 왼쪽 눈을 깜빡이며 나를 노려 볼 뿐이다.
난 다시 주먹을 들었다. 중지를 조금 위로 빼내었다. 조금 더 강한 타격을 주기 위해서다. 휘익-. 주먹을 날리려던 찰나.
신이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절대‥절대 지지‥않아‥. 나‥ㄴ‥반드시‥이겨야만 해‥.”
날 보는 신이의 눈빛은 살아있었다. 승리에 대한 집념이 강한지 아닌지는 아직까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주먹을 내렸다. 그리고는 녀석의 눈에서 나는 피를 손바닥으로 한번 쓸어내렸다. 손을 보았다.
빨간 피가 묻어있었다. 내가 왜 그런 거지? 나는 다시 손바닥에 묻어난 피를 신이의 볼에 스윽 닦았다.
“뭐하는‥거야?”
나를 죽일 듯이 째려본다.
“헤에-. 미안.”
“개새끼, 뒈졌어.”
퍼억! 오른쪽 무릎으로 내 꼬리뼈를 찍어버린다. 그에 나는 앞으로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손을 뒤로 뻗어 꼬리뼈를 어루만졌다. 아프다. 뒤를 돌아보니 신이가 어렵사리 일어나고 있었다.
시선은 나에게서 떼지 않은 채 말이다. 그 놈 근성 한번 대단하네. 퉤엣. 바닥에 침을 뱉어낸 후 입술을 닦아내는 신이다.
“내가 네 놈의 털끝 하나 건들지 못할 거라고? 과연 그런지 아닌지 두고 볼까?”
피 묻은 손등을 자신의 옷에 닦아내며 말했다.
“아니야. 방금 건드렸잖아. 내가 틀렸어.”
“병신아, 꼬리뼈에는 털이 없잖아.”
엥? 무슨 소린지 이해를 못 하겠다. 아니 어쩌면 이해를 하지 못한 건 신이 쪽 일지도 모른다.
정말 털을 건드리려는 건가? 이상한 녀석이네. 이렇게 어리둥절해 하는데 내 앞으로 빠르게 돌진해 주먹을 뻗는 것이 아닌가.
난 뒤늦게 막으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헛수가가 되버렸다. 덥썩. 내 얼굴을 강타해야 할 주먹은 요상하게도 내 머리칼을 잡고 있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신이의 행동을 주시했다. 머리가 멍해진 기분이다.
“건드렸어. 네가 틀린 거다.”
퍽! 멋지지도 않은 대사를 피 묻은 입술로 어찌 그리 잘도 내뱉는지. 정신이 멍해진 덕분에 녀석의 킥에 옆구리를 맞아
날아 가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내가 일어서려는 순간 전광석화와 같은 신이의 킥에 가슴을 차이며 뒤로 넘어졌다.
쿠웅! 가슴도 가슴이지만, 등짝도 만만찮게 쓰라린다. 천장을 보고 누운 꼴이 된 나를 내려다보며 신이가 말했다.
“네 정보망이 그렇게 대단하니 내가 왜 이겨야 하는 지도 잘 알겠지?”
모른다. 조사를 안 해봤다. 난 눈을 끔뻑이며 신이를 보았다. 내 목에 발을 얹는 녀석이다.
두 팔이 자유로운 상태라 일어설 수도 있었지만 귀찮아서 누워있기로 했다.
“난‥내 자신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만 해. 조직 때문이라면 네가 이겨도 상관은 없지만 다른 이유가 생겨버렸거든.
내가 결승에 올라 챔피언이 돼야만 하는 큰 이유가 말이야.”
“큰 이유? 이기면 형님이 너랑 사겨주기라도 한대?”
대충 넘겨짚었다. 신이가 형님한테 관심 있다는 것쯤은 진작에 알고 있었으니까. 내 목을 밟고 있는 신이의 발에 힘이 들어갔다.
어라? 반응을 하네? 정말인가?
“다, 닥쳐. 함부로 떠벌렸다가는 진짜로 가만 안 둬.”
진짜인가 보다. 호오-. 그렇다면 내가 밀어줘야 하는 건가? 제3자는 나밖에 모르는 일이니까. 이거 재밌겠는데?
나는 신이의 성질을 조금 건드려보기로 했다.
“가만 안 두면?”
푸욱. 윽, 숨쉬기가 힘이 든다.
“죽인다.”
발로 내 목을 힘껏 누르며 신이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정도면 되는 걸까? 난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보였다.
“윽. 그만해. 내가 졌어. 그러니까‥발 좀 치워‥줘. 케켁!”
경기장 내가 조용해졌다. 나의 팬들은 경직되어 있었다.
“졌다고‥?”
“응. 항복!”
신이도 의외였는지 나에게 물었다. 내 입에서 항복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자 조용했던 경기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벙져 있던 심판이 휘슬을 세게 불었다. ‘삐이익-!!’ 곧이어 들려오는 사회자의 외침.
이우혁선수의 기권 패! 진형우선수와 함께 결승에 오른 사람은 쓰래빠의 새신선수입니다. 내 목에 찰싹 붙어있는 신이의 발이
서서히 떨어져 나갔다. 난 목을 어루만지며 일어났다. 승리자인 신이의 표정은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았다.
뒤돌아 링에서 내려가려는 나를 불러 세우는 신이다.
“어째서지? 넌 충분히 반격을 할 수 있었어. 그런데 왜!”
신이는 내가 일부러 항복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다시 돌아서 신이를 마주 보고 섰다.
“어째서냐고? 흐음. 글쎄‥? 아‥! 아마도 궁금해서 일거야.”
“궁금하다고? 뭐가?”
“결과. 결승에 오른 네가 과연 진형우를 꺾고 형님과 러브러브 할 수 있는지 하는 결과가 말이야.
뭐, 나도 형우랑 싸워보고는 싶지만 어쨌든 그 이유도 내가 이길 수 있는 지가 궁금한 거니까. 네가 만약 형우한테 이긴다면
나도 이긴다는 거겠지. 난 너한테 이길 자신이 있거든.”
“그건 끝까지 겨뤄봐야 아는 거야.”
“그래? 그럼 네가 형우한테 이긴다면 나중에 기회 내서 한번 제대로 붙어보도록 하지.
형우한테 이긴 너라면 충분히 내가 상대해 줄 가치가 있을 테니까. 그럼 꼭 이기길 바래.”
나는 멋진 미소를 날린 후 링에서 내려왔다. 벌써부터 결과가 기다려지는데? 으히히.
(그날 저녁, 개소리네 집.)
“아야! 아프잖아, 살살 좀 해라.”
“가만히 좀 있어봐. 남자가 엄살은 왜 그렇게 심하냐?”
“아아!”
샤워를 하고 나온 신이의 상처를 거실에서 다시 손봐주고 있는 중이다. 아슬아슬하게 눈을 피해 살이 1cm가량 찢어진 상태여서
병원에서 꿰맨 뒤 곧장 집으로 왔었다. 반창고를 붙이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은 나는 약상자를 닫았다.
“그런데 우혁이가 왜 항복을 한 거야? 도무지 이해가 안돼는 거 있지? 혹시 네가 협박이라도 했니?”
“협박이라니! 그리고 그 새끼가 협박한다고 말을 듣겠냐?”
그건 맞은 말이다. 그럼 왜 백기를 든 거냐고. 우혁이에게 물어보면 의문은 금방 풀리겠지만 경기가 끝나자마자
사라져버린 터라 물어볼 수도 없게 되었다. 하지만 과정이야 어떻든 간에 신이가 결승에 진출했으니 진형우와 붙게 된다.
옛 친구와의 대결. 그리고 신이를 무척이나 아끼는 진형우가 과연 신이를 상대로 어떤 시합을 보여줄까?
“우혁인 나한테 모든 걸 맡겼어.”
신이가 이야기 했다. 신이의 왼쪽 입술 끝이 붉게 부어있다.
“아마 내일 경기장에도 오지 않을 거야. 그 녀석은 애초부터 파이터 대전에는 관심도 없었으니까.”
난 신이의 맑은 눈을 응시했다.
“약속‥잊지 마.”
두 뺨을 붉히며 신이가 나지막이 말한다. 약상자로 시선을 돌리는 신이다. 약속이라‥.
“응. 안 잊어.”
난 눈과 입으로 웃어주며 신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내 손을 쳐버리며 인상을 쓰는 신이었고
난 신이의 상처를 손바닥으로 툭 치며 장난을 쳤다.
“왜? 귀여워서 그러는데?”
“아악. 건드리지 마!”
“에이~! 재롱 좀 그만 떨어라. 안 그래도 너 귀여워~.”
“죽고 잡.”
얼어붙은 공기. 신이와 나는 하던 동작을 멈추고 주위를 보았다. TV를 보다말고 과일을 먹다말고 우리 둘을 주시하고 있는
부하 녀석들. 아차, 잠시 녀석들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아삭! 사과 한 조각을 시원하게 베어 물며 태기가 말했다.
“분위기가 묘-하네요? 형님.”
윽. 식은땀이 등 뒤로 흘러내리는 기분이다. 괜히 찔렸던 우리 둘은 서로를 잡고 있던 손을 떼어내며 반대쪽을 보았다.
“아! 개밥 주는 걸 깜빡했네.”
라며 평소엔 관심도 가지지 않던 찌글이의 밥을 챙겨준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신이와
“머리나 좀 감을까?”
오늘 아침에 감았던 머리를 벅벅 긁으며 욕실로 향하는 나다. 젠장, 하마터면 들킬 뻔 했잖아?
이 자리에 유인이와 우혁이가 없다는 사실에 너무 방심을 했던 것 같다. 거실에 있던 사람들은 다시 자기가 하던 일에 열중하였다.
************
다음 날, 경기장.
[모든 조직원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슈퍼 파이터 대전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습니다!
이 얼마나 기다려왔던 순간입니까?! 과연 다섯 번째 슈퍼 파이터는 누가 될까요? 이번 대전의 다크호스인 진형우선수일까요?
아니면, 강력한 우승후보에게 항복을 받아낸 새신선수일까요? 링에 오른 두 선수, 서로를 마주 보며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슈퍼 파이터 대전 결승전(Super Fights Tournament The final round) 강호파 진형우VS쓰래빠 새신.
그 어느 시합 때보다 많이 모인 사람들로 인해 관중석은 빽빽하게 차여 있다. 그래서 개소리의 위치만 대강 파악될 뿐
모습은 찾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이번 대전은 지금까지의 내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싸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것이다.
나, 한신. 아니 새신은 꼭 이 시합에서 우승을 하여 챔피언 트로피를 손에 넣고야 말 것이다.
예상대로 우혁이가 경기 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아 자동적으로 유인이가 3위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2등은 진형우. 1등은 내가 될 것이다. 되어야만 한다.
“결승에서 너랑 만나게 되어서 너무 기뻐.”
비 오는 날 활짝 게인 날씨처럼 맑은 얼굴을 해 보이는 형우다. 형우는 하얀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왔다.
양쪽 귓불에는 조금은 굵은 은색 링이 가끔씩 반짝이고 있다.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에 헐렁한 박스티를 입었다. 난 형우를 응시했다.
“왜 아무 말도 안 해? 넌 안 기뻐?”
형우가 말하고 풍선껌을 불었다. 분홍빛을 띤 풍선이다. 난 시합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왼쪽 눈 옆의 반창고가 시야를 조금 가리지만 뭐, 괜찮다. 큰 지장은 없을 듯 하다.
“유인이랑 호두라는 녀석들은 괜찮아?”
껌을 오물거린다. 심판이 우리 둘 사이로 다가왔다.
“칼과 총을 제외한 무기사용은 허락합니다. 승부는 한쪽이 쓰러지거나 항복할 때까지이며,
시합도중 당한 부상에 대해서는 일체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럼 시합을 시작하겠습니다.”
심판의 형식적인 대사가 끝이 나고 이제는 귀에 익숙한 종소리가 울렸다. 땡땡땡. 결승전이 시작된 것이다.
[제5회 슈퍼 파이터 대전의 결승전이 지금 막 시작되었습니다!!]
“우와아아!!”
“진형우 힘내라!”
“새신 이겨라!!”
관중석이 떠들썩해졌다. 형우의 이름과 내 이름이 뒤죽박죽 엉켜서 들려온다. 형우가 관중석을 바라보았다.
“내 팬도 꽤 생겼어. 재밌지 않아?”
나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심판에게 질문을 했다.
“시합 중에는 담배 피면 안 된다는 규정은 없죠?”
“네, 그렇습니다.”
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가 타기 시작한다. 한 모금 빨아 당기니 니코틴이 폐를 맴돌아 다시 밖으로 나왔다.
“후우-.”
내가 내뿜은 담배연기를 응시하는 형우다. 여전히 껌을 씹어대고 있다.
“신이 너, 나한테 화난 거 있어?”
“없어.”
“그런데 왜 아까부터 대꾸도 안 해?”
“내가 언제?”
“‥아니다. 그럼 슬슬 시작해보는 건 어때?”
펑. 풍선껌이 터지며 형우의 입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난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주먹에 힘을 실으며 공격자세를 취했다. 나와 반대로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있는 형우다. 건방진 자식.
난 온 힘을 주먹에 담아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휘익-!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가볍게 피하는 진형우. 2년 전과는 전혀 상반된 실력이다.
아니 2년 전에도 주먹은 알아줬었지만 지금은 뭐랄까.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를 거듭한 컴퓨터와도 같다.
하지만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내가 한수 위다! 퍼억! 높이 쳐든 형우의 발차기를 두 손으로 잡아내었다.
그런 다음 오른쪽 다리의 종아리 부분으로 형우의 허리를 가격했다. 뻐억!
“앗!”
그제야 주머니에서 손을 빼는 형우다.
“Oh~, Good!"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들며 형우가 말했다. 녀석의 엄지손가락이 얄밉게 느껴진다.
허리를 펴고 뛰어오르는 형우. 공중에서 한 바퀴 반을 회전한 뒤 손을 뻗쳤다. 휘익-!! 녀석이 뭔가를 던졌다.
또 동전인가? 개수는 모두 다섯 개였다. 난 뒷걸음질치며 동전 다섯 개를 모두 피해내었다. 하지만 모두가 아니었다.
피익-. 내 눈 옆에 붙어있던 거즈를 스쳐 지나간 동전 하나. 지익-. 거즈가 두 동강 났다. 총 여섯 개였나? 왜 하나를 못 봤던 거지?
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동전들을 살펴보았다. 오백 원 5개와 백 원 1개. 이제야 알 것 같다.
“훗, 오백 원과 백 원을 겹쳐서 던졌던 거군. 그래서 오백 원 보다 크기가 작은 백 원이 보이지 않았던 거야.”
“맞아. 그래도 용케 피했네? 역시 내 친구라니까?”
“말은 바로 해. 내가 네 친구여서 강한 게 아니라 네가 내 친구여서 강한 거다.”
“킥. 그거나 이거나.”
“달라!!”
난 형우에게 번개처럼 달려가 혜성과 같은 주먹을 뻗었다. 난 녀석과의 간격차를 좁히고 섰고 녀석을 공격할 때마다
심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내 입에 물려있던 담배의 재가 형우의 몸으로 떨어져나갔다.
“앗, 뜨!”
자신의 살갗에 떨어진 담뱃재를 털어내랴, 내 공격을 막으랴 바쁘기만 한 형우다. 내가 담배를 계속 빠는 바람에
어느새 길어진 담뱃재가 휘어지며 형우의 팔위로 떨어지려 했다. 그걸 본 형우는 파앗! 뒤로 물러나며 발끝으로 담배를 차낸다.
아슬아슬하게 내 입술은 피했다. 투욱. 사방으로 흩어지는 담뱃재와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이다.
“아직 덜 폈는데 너무 한 거 아니냐?”
“미안. 근데 그만 끊어.”
한 마디씩 주고받은 후 우리는 서로 몸을 부딪쳤다. 서로를 막다보니 어깨를 붙잡고 있는 꼴이 되었다.
나는 손을 형우의 허리춤으로 옮겨 들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힘을 돕기 위해 다리를 들어 형우의 몸을 지탱한 뒤
“흐아!!” 기합과 함께 뒤로 던져 버렸다. 하지만 덤블링으로 연결시키며 바로 서는 형우였다. 우리는 다시 혼신을 다하여 승부에 임했다.
퍽! 뻐억! 서로가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고 발을 뻗었다. 누가 봐도 싸우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는 서로에 대한 미움 따위는 전혀 없었다.
형우는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다. 파앙!!! 그때 고막을 자극시키는 거대한 소리가 귓속으로 들어왔다.
그것은 마치 용트림과도 같았다. 나는 잘못 들었겠거니 하며 공격과 방어에만 열중했다. 형우가 주먹을 뻗으며 달려오고
나는 주먹을 어깨 뒤로 넘겨버렸다. 그럼과 동시에 형우의 얼굴과 가까워졌다.
파앙!!
“악.”
또 한번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소리가 내 귀를 먹먹하게 만들어놓았다. 나는 왼쪽 귓구멍을 막으며 주춤거렸다.
뻐억! 그리고 그 절호의 찬스를 놓칠 리 없는 형우가 앞차기로 나를 날려버렸다. 나는 뒤로 한없이 밀리는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섰다.
도대체 방금 그 고막을 찢을 듯한 소리는 뭐지? 난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내 형우를 보았다. 웃는 얼굴로 풍선껌을 불어보이다가도
다시 짝짝 씹어댄다. 혹시 저 녀석이 낸 소리일까?
“왜 그래? 환청이라도 들었어?”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형우는 분명 또 그 거대한 소리로 나를 공격해 올 것이다. 소리의 원인을 알아내야만 한다.
“네가 공격 안하면, 내가 하지 뭐.”
쌔앵-. 발에 모터라도 단 것 마냥 빠르게 질주해오는 형우였다. 제일 먼저 공중차기를 선보인다.
나는 몸을 살짝 돌려 공격을 흘려내었다. 퍽! 퍼벅!! 다시 맹공격이 시작되었다. 나는 소리가 난 곳을 생각하며 방어를 했다.
형우의 얼굴이 내 얼굴과 또 가까워졌다. 파앙!!!
“윽!”
빠악! 퍽! 퍽!! 또 그 소리였다. 형우는 내가 소리의 충격에 멈칫하자 가차 없이 공격을 퍼부어대었다.
나는 방어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날아오는 공격을 모두 맞을 수밖에 없었다. 맞으면서도 나는 생각했다.
형우가 가까워졌을 때 정체 모를 소리가 났었다. 정확히 형우의 얼굴이 내 옆모습과 가까워졌을 때다.
사람의 안면에서 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은 바로 입이다. 입‥. 녀석의 입. 혹시‥껌?
뻐억!!! 껌이라고 단정 지은 나는 형우의 뺨에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그러자 형우의 입에서 껌이 튀어나왔고
나에게 가하던 공격을 멈추는 형우였다. 난 또 다시 터져버린 입술의 상처를 손등으로 닦았다. 붉은 선혈이 손등에 묻어났다.
형우는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의 뺨을 한번 문지르더니 바닥에 떨어진 껌을 보았다. 나는 주머니에서 다시 담배 한대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눈치 채고 때린 거야?”
형우가 똘망한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난 라이터로 담배 끝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대답해주었다.
“정답이었다면 다행이네.”
“호오-. 나 비겁하지?”
감탄사를 내뱉으며 씩 웃어 보인다.
“별로. 나도 피차마찬가지니까.”
“담뱃재를 또 뿌리려고?”
“한번 써먹은 건 또 안 써먹어. 그리고 그건 계획에 있던 것도 아니야.”
난 입에 물려있는 담배를 오른손 중지와 검지 사이에 끼웠다. 그나저나 그 껌 소리 한번 대단하군. 나는 바닥에 붙은 껌을 보았다.
“가방에 하나 더 있는데, 너도 줄까?”
껌을 향한 내 시선을 눈치 챘는지 형우가 말했다.
“소리가 다른 껌들보다 5배는 강하게 만든 껌이야. 생각 있음 말해. 몇 통 보내줄 테니까.”
“필요 없어.”
“그래? 그거 아쉽네.”
난 담배를 한 모금 빤 다음 길어진 담뱃재를 털어내었다. 회색 눈이 바닥 위로 떨어져 내린다.
난 형우에게 달려가며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를 손바닥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하여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와 있는 담배의 길이는
1cm정도이다. 휙-. 휙! 난 스트레이트로 주먹을 뻗으며 형우의 맨 살을 노렸다. 요리저리 피하며 반격을 하는 형우.
내가 뒷발차기를 하자 허리를 숙여 피해버린다. 나는 곧장 형우의 안면으로 오른손 주먹을 뻗었다. 그러자 역시 내 예상대로 잡아버리는
형우다. 내 주먹을 세게 잡아버리는 형우. 치이익-.
“악, 뜨거!”
손가락 사이에 끼어져 있는 담뱃불에 대인 형우는 깜짝 놀라며 내 주먹을 놓았다. 난 형우가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
무작위로 주먹을 뻗었다. 내 왼손 주먹을 피한 형우는 내 오른손 주먹에 목덜미를 내주었다. 하지만 뜨거움만 느꼈을 뿐
타격은 받지 않았을 것이다. 오른손에는 큰 힘을 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앗, 뜨!”
형우는 날아오는 내 발차기를 막아내었고 또 다시 날아오는 내 오른손 주먹까지 팔뚝으로 막았다. 하지만 내 오른손에 닿은
형우의 팔뚝은 담뱃불에 대이고 말았다.
“뜨거!”
후후 불며 자신의 팔뚝을 살피는 형우다. 내 오른손이 몸에 닿을 때마다 형우는 뜨거움에 인상을 일그렸다.
퍽! 퍽퍽!! 팍! 휘익! 그리고 마지막으로 날아간 오른손 주먹은 정확히 형우의 왼쪽 눈앞에서 멈추었다.
놀라서 숨도 쉬지 않는 형우다. 눈 한번 깜빡이지 않았다.
“봐줬다.”
난 주먹을 내리고 담배를 왼손으로 옮긴 후 입에 물었다. 그러자 형우가 짧은 숨을 토해낸다.
자신의 목과 팔을 천천히 훑어보는 형우의 모습이었다.
“뭐였지‥?”
“담배빵이라는 거지.”
나를 본다. 말을 계속 이어서 해주었다.
“걱정 마. 흉지지는 않을 테니까. 살짝 건드렸을 뿐이야.”
형우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천천히 자신의 눈을 만지더니 나에게 물었다.
“왜 그만 둔거야?”
마지막 공격을 말하는 듯 하다. 나는 담배를 손에 쥐며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이딴 거지같은 시합에 네 눈까지 걸건 없잖아. 안 그래?”
녀석은 내 대답이 나름대로 마음에 든 건지 씨익- 웃기 시작한다. 나는 담배를 바닥에 던진 후 발로 비벼 껐다.
“자, 다시 덤벼봐.”
그리고는 주먹을 내밀며 형우에게 말했다. 하지만 형우의 대답은 가히 황당하기 짝이 없었고 날 허무하게 만들었다.
“아니. 그만 둘래. 내가 졌어. 역시 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야. 히-.”
등을 보이는 형우다. 형우는 링에서 내려갔다. 관중석은 모두 침묵했다. 이 얼떨떨한 기분은 뭐지? 그럼‥내가 이긴 건가‥?
[네‥진형우선수, 중도 포기한 건가요? 아니면‥장외 인가요‥? 어, 어쨌든‥ 제5회 슈퍼 파이터 대전의 우승자는‥
쓰래빠의 새신선수입니다!!!]
“와아아아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내가 정말로 챔피언이 된 것이다. 심판이 나의 팔을 들어올렸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나에게 열광했다. 난 쓰래빠가 앉아있는 곳을 응시했다.
나보다 더 기뻐하고 있을 사람이 저 곳에 앉아 나를 보고 있다.
이 정도면 네 곁에 있어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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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전이 끝이 났네요.
결승전은 수정을 하면서 뭔가 허무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___-
그치만 어쩔 수가 없죠. 역시 남자들의 세계를 글로 옮기기엔 여자로써 많이 힘이 드네요.
그나저나 대전도 끝이 났으니 이제는 한층 글 쓰기가 수월할 것 같아요. ♡
Ps. 아차, 유인이가 졌다고 너무 상심들 마세요. 설마 배신감 느끼는 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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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까이야기□
First Story。그녀석의 슬픈인형.
Second Story。ⓐⓝⓖⓛⓔ" ⓣⓞⓡⓨ.
Third Story。 전국 고교 일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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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ㅋ이기긴 이겼는데..이 찝찝한 기분은 멀까요...?????? 하튼...새신도..우혁이도..형우도..우인이도..호두도...모두다 넘 멋져....용
윗님고 ㅏ동감 ㅋㅋ 웬지 뭔가 허전하면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