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3일(화) 외, 세곡근린공원 주변
날마다 보는 풀꽃이지만 볼 때마다 새롭다.
풀꽃들이 내가 보러 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나팔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겨우 몇 시간을 지탱하고 진다. 나팔꽃은 일본인의 정서에 깊숙이 스며든 대표적인
귀화식물로 그들의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다양한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한다. 영어명 Japanese morning glory도
그런 연유로 붙여졌을 게다.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인 『축복』(2006)에서 몇 수 골랐다.
21. 나팔꽃
고뇌는 내가 갈아입는 옷 중 하나이다.
나는 상처받은 사람에게 기분이 어떤지 묻지 않는다.
나 스스로 그 상처받은 사람이 된다.
내 지팡이에 기대 바라볼 때
내 상처들은 검푸르게 변한다.
―― 월트 휘트먼(Walt Whitman, 1819~1892, 미국의 시인), 「나의 노래(Song of Myself)
희망이란 무엇일까? 미소 짓는 무지개
아이들이 빗속에서 따라가는 것.
눈 앞에 있지 않고 자꾸자꾸 멀리 가서
그걸 찾는 개구쟁이는 없다.
삶이란 무엇일까? 녹고 있는 얼음판
햇볕 따스한 해변에 떠 있는 것.
신나게 타고 가지만 아래서부터 녹아들어
우리는 가라앉고 보이지 않게 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리석은 아기
헛되이 노력하고 싸우고 안달하고
아무런 자격도 없이 모든 걸 원하지만
얻은 것은 고작해야 작은 무덤 하나
―― 토머스 카알라일(Thomas Carlyle, 1795~1881, 영국의 역사가, 비평가), 「쿠이 보노(Cui Bono)」
* ‘쿠이 보노’는 라틴어로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또는 ‘무슨 소용 있는가’라는 뜻이다.
26. 이질풀
29. 주름잎
봄이 빗속에 노란 데이지꽃 들어올리듯
나도 내 마음을 들어 건배합니다.
고통만을 담고 있어도
내 마음은 예쁜 잔이 될 겁니다.
빗물 방울방울 물들이는
꽃과 잎에서 나는 배울 테니까요.
생기 없는 슬픔의 술을 찬란한 금빛으로
바꾸는 법을.
―― 새러 티즈데일(Sara Teasdale, 1884~1933, 미국의 여류시인), 「연금술(Alchemy)」
31. 꼬리조팝나무
33. 쥐꼬리망초
34. 때죽나무
35. 병꽃나무
틈이 벌어진 암벽 사이에 핀 꽃
그 암벽 틈에서 널 뽑아들었다.
여기 뿌리까지 널 내손에 들고 있다.
작은 꽃 ― 하지만 내가 너의 본질을
뿌리까지 송두리째 이해할 수 있다면
하느님과 인간이 무언지 알 수 있으련만
―― 앨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 1809~1892, 영국의 시인), 「암벽 사이에 핀 꽃(Flower in the Crannied
Wall)」
36. 잔대
37. 목화
38. 옥잠화
39. 세곡 인공폭포
옛날 날마다
내일은 오늘과 다르길
바라며 살아가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There once was a child
living every day
Expecting tomorrow
to be different from today
―― 글로리아 밴더빌트(Gloria Vanderbilt, 1924~2019, 미국의 여류시인), 「동화(Fairy Tale)」
41. 세곡 인공폭포
43. 유홍초
하늘이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
우리 얼굴은
시원한 빗줄기를 한 번 더
느끼길 원할 겁니다.
세상에 늘 음악소리만 들린다면
우리 마음은
끝없이 이어지는 노래 사이사이
달콤한 침묵이 흐르기를 갈망할 겁니다.
삶이 언제나 즐겁기만 하다면
우리 영혼은
차라리 슬픔의 고요한 품 속
허탈한 웃음에서 휴식을 찾을 겁니다.
―― 헨리 밴 다이크(Henry Van Dyke, 1852~1933, 미국의 시인), 「하늘이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If All the
Skies Were Sunshine)」
46. 유홍초
50. 풍선덩굴
인생은 정말이지 현자들 말처럼
그렇게 어두운 꿈은 아니랍니다.
가끔 아침에 조금 내리는 비는
화창한 날을 예고하지요.
때로는 우울한 먹구름이 끼지만
머지않아 지나가버립니다.
소나기가 내려서 장미를 피운다면
아, 소나기 내리는 걸 왜 슬퍼하죠?
―― 살럿 브론테(Sharotte Bronte, 1816~1855영국의 소설가), 「인생(Life)」
51.쥐손이풀
54. 며느리밑씻개
첫댓글 참으로 꽃 사진이 좋습니다...이름도 요상한 며느리밑씻개는 아마 가시가 있어서 그러나 보지요?
며느리 구박이지요.^^
꽃이 아주 작아 지나치기 쉽습니다.
며느리~는 한국식물생태보감(김종원 저)에서 보면 다른 이름으로 '사광이아재비' 라고 되어있네요^^
나팔꽃이여
아 이제 막 피어난
목숨이어라
★나스메 소세키
朝貌や咲たばかりの命哉
(あさがおやさいたばかりのいのちかな)
★夏目漱石
나팔꽃이여
꽃송이마다 깊은
심연의 색깔
★요사부손
朝顔や一輪深き淵の色
(あさがおや
いちりんふかき
ふちのいろ)
★与謝蕪村(よさぶそん)
나팔꽃에서
오늘 아침 보았네
내 전생애를
♥아리키타모리타케
朝顔に
けふは見ゆらん
我が世かな
♣荒木田守武
あさがおに
にけふはみゆらん
わがよかな
♣あらきたもりた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