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충북 영동에 있는 월류봉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가깝고 산도 높지 않아 초보 등산객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오래전에 다녀온 적이 있으나 그때는 여름이었는데 이번에는 월류봉의 가을을 제대로 보고 왔다.
월류봉은 그만그만한 봉우리 다섯 개가 나란히 솟은 산인데 함께 연결해서 탈 수가 있다. 도봉산에 있는 오봉은 바위로 되어 있고 직접 오를 수 없는 봉우리지만 월류봉의 오봉은 전부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쉽고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추천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월류봉이 높이는 해발 400M에 불과하지만 조망은 아주 좋은 편이다.
아쉬운 점은 단풍나무가 없어서 가을 느낌을 만끽할 수 없다는 것인데 산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사람에게도 그렇지 않던가. 한 이불 덮고 사는 사람뿐 아니라 친구일지라도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서로 부담이 된다. 암튼 항상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는 월류봉을 사진 따라 올라가 본다.
월류봉은 그리 높지 않기에 접근도 단순하다. 들머리에서 시계 방향으로 돌든 반대 방향으로 돌든 제 자리로 돌아 오는 코스라는 거다.
친절한 이정표를 따라 급경사 길을 20분쯤 올라 가면 1봉이 나온다. 반대 방향에서 오르면 당연 5봉을 먼저 만날 것이다.
나는 이날 1봉부터 올랐다. 신기하게도 높이가 1년처럼 딱 365미터다.
월류봉은 한반도 지도가 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2봉에서 내려다 본 풍경인데 지도 모양이 1봉보다 2봉이 더 선명하게 한반도와 꼭 닮았다.
월류봉은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는 뜻인데 안동 하회마을처럼 한반도 지도 주변을 강이 굽이쳐 흐르고 있다.
월류봉 능선을 오르다 보면 이런 조망을 계속 보면서 걸을 수 있다.
3봉을 가다가 돌아 본 1봉과 2봉.
3봉은 1봉과 2봉보다 조금 높다.
3봉에서 본 4봉과 5봉이다.
4봉의 확 트인 풍경이다. 이곳 조망도 시원하기 그지 없는데 한반도 지도가 변해 한반도처럼 보이지 않는다.
4봉에서 뒤를 돌아 보면 걸었던 1.2.3 봉이 나란히 보인다.
월류봉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주종이라 빨간 단풍을 보기는 힘들다
드디어 최고봉인 5봉에 도착했다. 해발 404미터. 월류봉에서 5봉이 가장 높기는 하나 조망은 다른 곳보다 조금 덜하다. 저 아래에 선명했던 한반도 지도는 어디 가고 그냥 낮은 산으로 변했다.
5봉을 지나면 이렇게 완만한 능선길이 잠시 이어진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조망이 좋아 음식 맛도 꿀맛이다.
이제 하산이다. 사슴농원으로 가면 월류봉 일주를 하는 길이고 우리는 이날 하산 쉼터 방면으로 내려왔다.
내려 오다 보니 1.2.3.4 봉이 잘 가라며 인사를 했다. 5봉은 삐졌는지 어디 가고 없다.ㅎ
월류봉을 내려 오면 이런 강을 만난다. 강이 아니라 금강의 한 지류인 초강천이다.
월류봉 산행에서는 못 본 단풍나무를 여기서 처음 봤다. 그늘진 곳이라 단풍빛이 곱지는 않으나 직접 봤을 때는 색이 좋았다.
초강천에 있는 징검다리. 이 다리를 건너 날머리로 간다.
하산을 하면 월류정이라는 정자가 자리한 초강천의 진면목을 제대로 만날 수 있다. 징검다리 위에서 기념 컷을 한 장씩 찍고,
옛날에는 이 정자에 오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출입금지였다. 안전상의 이유라고 써 있었다.
월류봉 방문을 인증하는 기념물도 있다.
월류봉을 뒤로 하고 서 있는 정자가 한 폭의 그림이다.
영동이 감나무 고장인 것처럼 마을 곳곳에 감나무가 지천이었다. 감은 다 수확을 하고 잎들만 남았다. 뒤에 보이는 산이 월류1봉.
하산해서 늦게 핀 들꽃도 만나고,,
맨드라미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잔뜩 움츠리고 서 있었다. 이들은 지난 여름 내내 내가 오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하산 마지막에 만나는 월류교. 이곳을 들머리로 삼아도 된다.
대표적 가을꽃인 들국화가 배웅을 하고,,
감나무도 잘 가라 인사를 한다. 휴식 시간 포함 총 3시간 40분. 오늘 등산 끝,,
첫댓글 현덕님의 글을 접하니 가보고잡어 안달이 날 것같아요...
심송님, 이곳은 산이 낮아 늦게까지 가을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 가도 절반쯤 가을이 머물고 있을 듯하네요.
행여 나중 갈 사람에게 도움이 될지 몰라 산행기를 가능한 꼼꼼하게 올리는 편인데 어쩌면 제가 올린 사진만 봐도 절반은 오른 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ㅎ
유현덕 아우님 여기서 보네
요즘은 모습을 볼수 없어 궁금했는데
황간 월유봉은 내가 태어난
곳인데 어릴때 자주
가던 월유봉
우리 어렸을때는 강에서 다슬기 잡고
멱 감고 했는데 나도
모르는 월유봉 설명을 자세히도 설명을 했네
언제 범방에서
얼굴을 볼수
있으려나 암튼 내고향산천을
설명하는 현덕아우 엄청 반갑다요
코스모스 누이 잘 지내시지요?
선배님 고향이 황간인 줄은 몰랐네요. 제가 이곳을 몇 번 갔는데 언제 가도 정말 좋은 고장이데요. 그래서 코스모스 누이가 그리 심성이 곱고 너그러운가 봅니다.
범 가죽에다가 점 찍는다고 표범 되는 거 아니듯이 범띠가 어디 가겠는지요. 보이지 않더라도 머무는 곳은 그저 이 카페 안일 테니 곧 만나게 될 겁니다.ㅎ
며칠 전 어여쁜 황간역 풍경을 담은 사진 하나 올립니다.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흐르지만 천천히 늙으시고 언제나 건강하시길요.
이것은 황간역 플랫폼 옆에 있는 이쁜 은행나무랍니다.^^
산(山)보고 오라하면 온다하더라..
사람들이 헛소리라하니 그럼 내가 산으로 가면서
산이 내게 오는것처럼 생각하면 되지않겠냐고...
마음을 어찌 먹냐에따라 우리네 삶의 행복도
좌우되는건가보다. 그리고 현덕아우는 산뿐만
아니라 가을도 부르고 돌다리도 부르는구만~ㅎ
ㅎ 역시 풍류를 아는 적토마 선배님이네요.
산이야 저도 늘 가슴 속에 담고 살지만 올라가야만 나와 한몸이 되더이다.
얕은 지식 싹싹 긁어 모아서 아는 체를 쬐끔 해보면 요산요수이되 무념무상으로 오르다 보면 뜬구름도 자기와 동무하자고 손짓을 한다는 거지요.
엊그제 내가 건넌 초강천 돌다리는 두드려 보지 않아도 든든하게 나를 건네 주었으니 그저 살아 있음에 어찌 감사하지 않으리오.
내가 고담준론에 닿기에는 언감생심 까마득하지만 이렇게 말 통하고 글 통하는 적토마 형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ㅎ
@유현덕
고담준론이 무르익으려면 막걸리 한잔을 마시며
투박한 나무상을 장타령에 두들기며 해야할 듯...
조만간 기회되면 판 벌려보세~ (^_^)
지난번 갔다왔는데
산행은 못하고
테크길로 해서
징검다리
건너서 절 까지 갔다왔어요
경치도 좋고
감나무가 많이 있더군요
잘~보고 갑니다~~^^
아, 문선이님도 그곳을 다녀 오셨군요.
굳이 월류봉을 오르지 않아도 주변에 멋진 풍경이 많아서 눈이 즐거운 곳이긴 합니다. 물과 산이 어우러진 적절한 풍경이 여기 아닌가 싶어요.
영동이 감나무 고장이라서 가로수도 감나무인 곳이 있지요. 이날 거기서 만난 까치밥이 달린 감나무 한 그루 문선이님께 선물로 보냅니다.ㅎ
지금보니
산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이 변해버렸는지
산봉우리 오르던 그 즐거움이
현덕님 오르는길 눈으로 따라가니
휴~~힘들겠다는ㅎㅎ
저는
가끔 둘레길 걸어러. 시간 날때
갔어요
이곳에서 크게 무리없이 갈 수 있는 거리거든요
산을 좋아하시는 현덕님
무릎 잘 챙기시이소~^^
하경님, 옛부터 산은 그대로인데 사람이 변하는 것을 시인들도 노래한 인생 진리였다지요. 하경님이 산행은 힘들지라도 사진 구경 하면서 조금이나마 힐링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무릎 보호는 늘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옆지기도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을 해서 빡센 산행은 자제하는 편이지요.
그래도 저는 아직 등산 지팡이 없이 두 발로 잘 다니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튼튼한 이빨과 위장과 다리를 준 울 엄니한테 항상 고맙게 생각하며 산답니다.ㅎ
좋은 밤 되세요.
월류봉을보니
넘~반가워그냥 지나칠수가없네요.
절친이 황간옆 모동에서
포도.사과 과수원을 하는데요
일년이면 서너번 꼭가는데
갈때마다 가본 월류봉이거든요.
현덕님은전국에
산을
곳곳을 다니시면서
몸과 마음을 살찌우신가
봅니다.
ㅎㅎㅎ.
ㅎ 반가운 바다사랑님을 여기서 뵙네요.
바다님 절친이 참 좋은 곳에서 사네요. 이곳이 특히 감과 포도가 맛있기로 유명하다지요. 월류봉을 바다사랑님이 자주 가는 곳이라니 제가 글 올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올라 가지 않아도 쳐다만 봐도 좋은 산이기도 하데요. 틈만 나면 지도 펴놓고 올라 갈 산을 표시하는 것이 저의 기쁨이기도 하답니다.
바다사랑님, 항상 고운날 되시기 바랍니다.
내가 감기가 걸려서
약먹으려 자다가 깨서 저녁을 먹고
약도 먹고 잠시 들렸습니다
산을 많이 탓다고 했는데
그중에 첫번째 월류봉을 상세하게
글로 표현해주니 안가봐도
가본것처럼 간접 경험을 하였습니다
산악인들이 좋아할 산인듯 보입니다
아이쿠~ 정담 선배님 감기 걸리셨나 보군요.
요즘 감기가 고약하게도 쉽게 안 떨어진다던데 후딱 감기 떨쳐 내고 즐거운 카페 생활 하시기를 바랍니다.
산행기를 쓰는 김에 이미 다녀온 사람은 옛 생각이 나게, 아직 못 간 사람한테는 정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답니다. 간접 등산이란 것도 있구요.
모쪼록 빨리 감기 낫기를 빕니다.
월류봉 가고 싶은곳중에 한곳인대 사진과함게 올린 게시글을 보니 내년 봄엔 꼭 가야겠어요
갱자님, 제 지인이 올 봄에 월류봉엘 갔는데 월류봉 입구 일대가 벚꽃이 만개해서 완전 꽃잔치더라고 하데요.
기회 되면 월류봉을 꼭 가시기를 바랍니다. 행여 다녀 오시거든 이곳에 자랑도 해 주시구요.ㅎ
나는 왜 감과 포도만 생각 날까요
산행기 잘 읽고 대리만족하고 갑니다
ㅎ 언제나 유쾌하고 다정한 골드훅님 오셨군요. 감과 포도가 많이 나는 곳이라 그 생각이 나는 것은 당연할 거구요.
다음 산행기도 기대해 주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