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음력으로 칠월 초하루이고 내일이 '중복'입니다.
어제 방문한 안동 이육사문학관에는 사생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을 위해
곳곳에 그늘막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
곧 새로 생가를 복원하고, 증축도 한다는데 옛자취를 간직한 기와집 마당 뒤란에서는
옥수수를 찌는 냄새가 달큰하더군요.
아, 그 집 둘레에 준공검사용으로 심었던 나무 몇 그루도 축 늘어져있었구요.
삽이나 호미 따위를 넣어둘 작은 창고도 있었습니다.
우리말에 '까대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벽이나 담 따위에 임시로 덧붙여 만든 허술한 건조물."을 뜻합니다. 그는 까대기에 들어박혀 가마니를 짰다, 삽짝에 가까운 까대기 겸 외양간에서...처럼 씁니다.
이렇게 좋은 우리말을 두고, 요즘 사람들은 캐노피라는 말을 하더군요. 제가 아는 캐노피(canopy)는 식물이 우거진 윗부분을 뜻하는데 요즘은 기둥으로 받치거나 매달아 놓은 덮개를 모두 캐노피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저녁때 들린 종숙네 집 마당에는 덩그렇게 지붕만 올린 가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각종 농기계와 가축 우리를 들여놓은 곳인데 그늘이 아주 두껍습니다.
집을 새로 지었을 때 창고로 쓸 캐노피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
제가 앞으로 집을 지을 때, 캐노피를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찾아오시는 분들과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담과 벽 사이에 덮개를 얹은)
까대기를 만들까 생각 중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좀 투박해 보이겠지만,
제가 어디에 팔 물건을 만드는 것도 아닌데, 좀 어설프면 어떤가요. 그저 친인척과 함께할 추억이 있고, 식구들 손때가 묻은 거면 뭐든지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