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경상남도교육위원 이광희입니다. 저는 지난 12월 8일부터 12월 15일까지 경상남도교육위원회에서 실시한 해외연수로 호주뉴질랜드의 교육현장탐방을 다녀왔습니다. 그 중의 일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자 합니다. 우리의 현실을 보는 시야의 확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이광희 올림.
마음을 비워야 잘사는 나라, 뉴질랜드의 사회와 교육현장을 돌아보고
경상남도 교육위원 이 광 희
마음을 비워야 잘 사는 나라, 이 말은 '내가 돈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 집을 몇 채 갖고 있
느냐, 권력에 얼마나 줄을 잘 댈 수 있는지' 등등의 소유에 집착하지 않아야 오히려 마음
편하게 잘 살 수 있도록 사회제도와 관습이 만들어져 있는 나라를 말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을 이런 나라로 보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 이민 간 사람들이 의사와
현장노동자의 실제 수입이 결과적으로 비슷하게 계산되는 현상을 보거나 세금을 탈세하려다
가 적발되어 엄청난 추징금을 받아서 이민 자체를 포기하고 만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나라
와는 참 다른 현실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일 세기 동안 외침, 식민지, 분단, 전쟁, 독재 등의 험악한 현실을 겪으면
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직 '확실한 자기의 것'(사회적인 공유가 아니라 개인소유)을 가져
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왔고, 이제는 잘 살기 위한 경쟁에서 무조건 남보다 위에 올라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뉴질랜드를 돌아보면서 시민들의 의식과 국가사회
의 시스템이 잘 갖추어지면 참 편안하고 인간적으로,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뉴질랜드는 면적이 한국의 2.7배이고 인구는 약 400만이다. 목축과 임업, 원예가 주산업인
농업국가인데, 1인당 국민소득이 14,000달라로써 농업국으로는 최상위권인 부도 누리고 있
다. 그리고 죄수를 유형시키면서 개척을 시작하여 원주민들을 깡그리 죽이고 백인우월주의
정책을 시행했던 호주와는 달리 뉴질랜드는 개척의 동기부터가 '진리에 기초한 공평한 지상
최후의 낙원'을 만들고자 영국의 종교인과 농업인들이 이주하여 원주민과는 협상을 통해서
평화공존을 이루고 전 국토를 농장으로 만들어서 국가가 농업의 생산과 소비를 잘 통제하
고 육성하여 자연환경을 보존하며 살아가는 곳으로 만든 나라이다.
우리가 도착한 12월이 그곳의 계절로는 여름이어서 더욱 그랬겠지만 온 세상이 그림같은
초록색의 목장과 삼림만으로 채워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녹색의 환경과 세상이었고, 노인
복지시설 등에서 운동하는 백발의 노인들의 모습과 그 사이 사이에 봉사활동으로 노인들을
돕는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섞여있는 모습이 연수참가자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감동시켰던
적이 많았다. 거리거리의 곳곳에 세워져 있는 표지판마다 영어와 원주민 마오리족의 언어가
병기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10%가 채 안되는 원주민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고, 인종에 대
한 차별이 국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교육과정에서 마오리족의 언어와 문화를 의무적으로
가르치도록 되어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디안을 학살하고 세운 미국이나 원주민을 거의
남기지 않은 호주와는 확실한 차이가 느껴졌다. 그리고 의사나 현장노동자가 실제수입이 거
의 비슷하다는 현실과, 국가가 농업의 생산과 소비를 적절히 통제하고 육성관리하여 농업이
시장경제에 희생당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국가의 바람직한 역할이 바로 이거다
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자연환경의 보존에 대한 법규나 공중질서에 대한 벌금 등이 상당히
무거운 벌칙으로 되어 있다는 점도 연수단의 주의를 끌었다.
연수단이 찾아간 학교는 도시외곽의 한 초등학교로서 600여명의 학생이 있는 학교이며, 비
교적 큰 규모의 학교라고 한다. 교장 선생이 직접 나와서 일행들을 끝까지 안내했는데, 먼저
이야기를 해놓아서인지 교실들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소개, 인사시키고 노래도 부르고 하는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한 학급의 학생수는 20명 정도였고, 학교 주위가 숲과 개울 등
의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음을 교장선생은 자랑하였다. 원주민 아이들도, 한국아이들도, 중국
아이의 모습도 보였는데, 여러 인종들이 모여 공부하는데도 전혀 차별을 두지 않도록 국법
에서부터 규정되어있다고 해서 그런지 아이들의 밝은 표정과 교사들의 자연스런 모습에서
나타난 따뜻한 분위기가 좋은 인상을 주었다. 아이 하나 하나를 만날때마다 이름을 부르면
서 아이의 특징을 이야기하면서 소개하는 교장의 자신감에 찬 모습도 '교장선생님'하면 아이
들에게는 무섭고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우리의 교육현장 현실과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면
서 감동으로 다가왔다. 학교소개를 할 때에도 차트를 걸어놓고 딱딱하게 브리핑하듯 하는
우리나라의 학교소개와는 달리 자유스럽게 프리토킹으로 학교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도 좋은
인상을 주었다. 마침 우리가 간 날이 종업식이 있는 날이라 모든 아이들이 강당에 모인 시
간이 있었는데, 교장선생은 우리들 일행을 충분히 활용하고 싶은 생각인지 강당 무대위에
우리를 올려놓고 소개하고는 단장인 의장이 아이들 대표에게 학업과정 졸업증명을 수여하도
록 하는 일을 맡겼다. 그리고 아이들의 합창에 대한 답가를 요청하여 우리 일행의 '아리랑'
노래를 듣고는 뜨거운 박수로 우리를 환송해주었다. 우리들 방문자에 대한 학교측의 환대가
지나치지도 않고 따뜻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점에 대해 연수단은 놀라움과 함께 감동을 받은
듯 했다.
짧은 시간에 보고 들은 바로는 전체 중 극히 일부분을 표피적으로 알 수밖에 없겠지만, 그
래도 뉴질랜드에서의 연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고 우리 교육에 대
해 깊은 자성을 하게 해 준 점에서 연수에 참가한 우리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 참여
한 위원님들과 준비와 수행에 수고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 끝 -
첫댓글님의 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언듯 생각키워지는것은 시스템이란 용어 입니다.우리사회 전반의 성숙한 시스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한 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여겨 집니다.어느한쪽만이 부를 누리는 제도 그리고 이를위한 집단적이기주의가우리사회는 너무 팽배하지요. 우리가 할수 있는 개혁의기치를 높여야겠습니
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식 수준이 높아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매스컴의 역할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보수언론의 행포는 너무커서 기득권 사수를 위해 악(?)을 쓰는 수준이지요.그래도 다행인것은 인터냇의 등장이고 젊은세대들의 역사인식입니다. 분명히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님과 같은 젊은 리더들이
첫댓글 님의 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언듯 생각키워지는것은 시스템이란 용어 입니다.우리사회 전반의 성숙한 시스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한 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여겨 집니다.어느한쪽만이 부를 누리는 제도 그리고 이를위한 집단적이기주의가우리사회는 너무 팽배하지요. 우리가 할수 있는 개혁의기치를 높여야겠습니
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식 수준이 높아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매스컴의 역할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보수언론의 행포는 너무커서 기득권 사수를 위해 악(?)을 쓰는 수준이지요.그래도 다행인것은 인터냇의 등장이고 젊은세대들의 역사인식입니다. 분명히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님과 같은 젊은 리더들이
시스템과 운용의 개선을 위해 앞장선다면 의식이 깬 젊은 세대들이 뒷받힘할 가능성이 그 어느시대보다 많아졌기 때문입니다.자유는 쌓아온 역사와 가지고 있는 능력과 비례하는것은 보편적 진리임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광희씨 글을 읽고 많은 공감 느낌이다. 벨라카폐 첫 방문인줄 아는데 앞으로 자주 들러서 많은 좋은 교육탐방에 관련된 글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무사히 잘견학하고 돌아왔다는 소식에 반갑습니다.
좋은글 성의껏 올려주심에 먼저 감사드립니다 지상의 낙원인 뉴질랜드를 예사롭지않은 관심으로 짧은기간이지만 잘다녀오셨습니다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비교컨데 우리의 비관적인현실이 참으로 답답하겠지만국민개개인의 의식수준을 끌어올리다보면 언젠가 우리나라도..님과같은 현명한 일꾼이 있는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