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으로 직접 흡수, 커피 수 잔 분량 고카페인에 심장마비 위험
판매업체 “미성년자 대상 아냐” 해명, 보건부는 뒤늦게 조사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카페인 파우치’라는 신종 고카페인 제품이 빠르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보건 전문가들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잇몸으로 카페인을 직접 흡수하는 방식이라 효과가 빠르고, 커피 수 잔에 달하는 고용량 카페인이 들어있어 심장마비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다.
카페인 파우치는 니코틴 파우치와 유사한 형태로, 입술과 잇몸 사이에 끼워 사용하는 제품이다. 잇몸의 수많은 혈관을 통해 카페인이 혈류로 빠르게 흡수되어 뇌와 심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리다. 초콜릿, 블루베리 등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맛으로 출시되며, 제품에 따라 커피 반 잔에 해당하는 50mg부터 200mg을 훌쩍 넘는 고용량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단 한 개의 파우치만으로도 소아과 의사들이 권장하는 하루 카페인 섭취량(100~200mg)을 쉽게 초과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는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불안, 심장 두근거림 등을 유발하며, 특히 카페인에 익숙하지 않고 체구가 작은 청소년의 경우 심장마비나 과다복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탄산음료나 다른 카페인 함유 제품과 함께 섭취할 경우 위험은 더욱 커진다.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당 제품의 장기간 사용이 카페인 의존 및 중독으로 이어져 수면 문제를 악화시키고, 피로를 유발하는 다른 근본적인 건강 문제를 가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직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과 치아 변색, 잇몸 손상 등 구강 건강 문제도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
해당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제품 포장에 명확한 카페인 경고 문구를 포함했으며, 주요 고객층은 20대 이상 성인이라는 해명이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한 청소년들의 사용 후기가 공유되는 등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보건부는 여러 카페인 파우치 제품이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제품 압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소아과 의사들은 사후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제품에 명확하고 의무적인 건강 경고 문구를 부착하는 등 보다 강력한 사전 규제가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