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 사업책임자 김덕호
식탁 위에 먹음직스런 전병 과자가 놓여 있다. 전병 과자를 집어 들고 반을 똑 자르니 그 속에서 하얀 종이가 나온다. 잘게 쓰인 글씨를 읽어 본다. ‘늬가 무신 일을 할라 치면 기양 히야 쓸 거인디 생각만 허들 말고 반다시 헐 것이여라고 매음을 오지게 묵는 것이 젤로 중하다는 걸 명심혀야 쓸 거인디…….’ 다짜고짜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종이를 뒤집어 보니 ‘성공을 이루겠다는 결의가 중요하다. ?전라남도’라고 친절히 표준어 해석이 붙어 있다. 웃음이 터진다. 재미 삼아 운을 점쳐 보던 ‘포춘 쿠키’의 우리말 판이다.
심각하죠. <제주 지역어 생태 지수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60대 이상은 제주 방언을 직접 쓰기도 하고 알아들을 수 있지만 40, 50대로 내려가면 알아듣기는 하지만 직접 사용하는 건 힘들어한다고 합니다. 30대 이후부터는 제주 방언을 알아듣지도, 사용하지도 못한다고 조사되었어요. 30년쯤 지나 60대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제주어도 함께 사라지겠죠. 이것은 비단 제주도만의 얘기가 아니에요. 우리나라 교육이 잘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1970년대에는 초?중?고등학교에서도 표준어를 사용하도록 교육했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칠 때에는 표준어를 써야 한다고 정책이 세워져 있었어요. 그러면서 지역어의 의미가 바래졌던 게 아닐까 싶어요. 또 지역색을 감추기 위해 지역어를 고치려고 했던 부분도 있지요. 일부 지역에는 사투리 교정 학원이 성업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투리를 쓰면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은 언어를 사용하고 유지하는 데 자연스러운 흐름은 아닙니다. 지역어에 대한 자존심이나 자부심을 점점 잃어가는 게 아닐까 안타깝습니다. 지역어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스스로의 의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은연중에 사투리를 ‘반드시 고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해요. 우리말은 지역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지역어를 부정하는 것은 조상의 얼을 살리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
관광지 등에서 지명이나 지역어로 되어 있는 상품들을 자주 보았어요. 상품화되어 있는 지역어 활용 상품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역어 활용 상품은 크게 ‘구매 가능한 것’과 ‘구매 불가능한 것’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요. 구매 가능한 상품은 우리가 흔히 접하고 생각하기 쉬운 공산품이나 기념품, 식품, 술, 책 등을 포함하여 부산에서 시행되는 방언능력시험, 지역어를 사용하는 드라마 등의 공중파 방송, 영화, 연극, 노래, 앨범 제목 등도 포함됩니다. 시청료나 표, 상품을 직접 구매하여 지역어를 접하기 때문에 모두 구매 가능한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영화 <친구>나 <황산벌>, 개그 프로그램의 사투리 유행어도 다 여기에 포함됩니다. 세대 초월 지역 초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이 개최되는데요, 어떤 내용의 공모전인가요?
말 그대로 지역어를 활용한 상품을 제안하는 공모전입니다. 크게 상품과 아이디어 두 개 분야로 나뉘는데요, 상품 분야는 상품을 직접 만들어서 응모하면 되고, 아이디어 분야는 제안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1회 수상자들이 대체로 20, 30대의 젊은 세대였는데요, 전반적인 참여도는 어땠나요?
1회 공모전에 응모한 전체 참가자 86명 중 65명이 20대였습니다. 10대가 9명, 30대가 5명, 40대가 5명, 60대 이상이 2명인 것에 비하면 월등한 숫자이죠. 젊은 층의 참여가 높다는 것은 젊은 사람들이 지역어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나아가 지역어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요. 물론 공모전 수상 경력이나 상금을 목적으로 한 응모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 젊은 층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분명 그 효과는 긍정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홍보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작년에는 블로그, 누리소통망SNS 홍보와 대학, 지역 문화원, 도서관, 각 지역 지자체 문화관광과 등에 포스터를 배포했어요. 올해도 이 홍보와 더불어 공식 누리집 http://www.saturi-contest.org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공모전 관련 정보와 게시판 운영을 통해 직접 소통하려고 해요. 그 밖에 인터넷 신문사나 각 대학 누리집에 직접 등록을 하고, ‘경남 민속문화의 해’ 행사에 부스 형태로 참여하는 계획도 갖고 있어요.
“세대를 초월하여 대화하고 참신하게 다양하게 역시 아이디어 공모전이니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입니다. 창의성에 있어서 세밀한 채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이 세워져 있습니다. 더불어 바로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요. 지역어를 활용하여 얼마만큼 참신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느냐가 중요합니다. 단, 표절은 절대 안 됩니다. 심사할 때 검증을 위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베끼면 일단 탈락입니다.
<제2회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의 접수 기간은 8월 5일부터 9월 6일까지입니다. 방학 기간이다 보니 대학생을 비롯한 학생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9월 한 달간 심사가 진행되는데요, 언어적 가치 분야, 경제적?상품적?문화관광적 가치 분야, 국어 문화 정책적 가치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촉하여 함께 치밀하게 심사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총 17개의 후보가 정해지면 그때부터는 일반인들의 투표가 진행됩니다. 후보작 출품자들의 출품 계기와 동기 등을 인터뷰와 함께 실어 후보작을 공개하고 가장 참신하다고 생각하는 출품작에 투표해 주시면 됩니다. 투표에 참여하신 분들께도 추첨을 통해 상품을 드릴 예정이고요.
<제2회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 일정> 접수 기간: 2013년 8월 5일월 ~ 9월 6일금 결과 발표: 2013년 9월 30일월 참가 자격: 국내 거주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3인 이하의 팀으로도 응모 가능 공식 누리집: http://www.saturi-contest.org ‘안타 안타 쌔리라 쌔리라~’. 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한 목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한다. 이 한 마디의 말은 화려하고 격렬한 응원가보다도 더 강한 유대감과 정을 솟게 한다. 이 순간만큼은 선수와 관중, 관중과 관중은 하나가 된다. |
출처: 삼각산의 바람과 노래 원문보기 글쓴이: 흐르는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