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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실 우리말 스크랩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 사업책임자 김덕호
흐르는 물 추천 0 조회 88 13.07.01 08:4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 사업책임자 김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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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 먹음직스런 전병 과자가 놓여 있다. 전병 과자를 집어 들고 반을 똑 자르니 그 속에서 하얀 종이가 나온다. 잘게 쓰인 글씨를 읽어 본다. ‘늬가 무신 일을 할라 치면 기양 히야 쓸 거인디 생각만 허들 말고 반다시 헐 것이여라고 매음을 오지게 묵는 것이 젤로 중하다는 걸 명심혀야 쓸 거인디…….’ 다짜고짜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종이를 뒤집어 보니 ‘성공을 이루겠다는 결의가 중요하다. ?전라남도’라고 친절히 표준어 해석이 붙어 있다. 웃음이 터진다. 재미 삼아 운을 점쳐 보던 ‘포춘 쿠키’의 우리말 판이다.
이 재치 넘치는 상품은 2012년에 열린 ‘제1회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아이디어상을 수상한 <사투리 전병 과자>다. 수상자는 심심풀이로 많이 즐기는 전병 과자에 사투리로 된 운세를 볼 수 있게 하여 사람들이 사투리를 좀 더 친숙하고 즐겁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이 밖에 응원 도구, 사투리 떡, 세면도구 세트, 절약형 휴지 등 참신하고 다채로운 상품들에 사투리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즐거움을 주는 이 유쾌한 공모전이 올해 두 번째 막을 올린다. 또 한 번의 아이디어 홍수를 기다리는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김덕호 경북대학교 교수를 만나 보았다.

 
 


지금
역사가 사라지고 있다

 
지역어가 급속히 소멸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심각한가요?
 

심각하죠. <제주 지역어 생태 지수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60대 이상은 제주 방언을 직접 쓰기도 하고 알아들을 수 있지만 40, 50대로 내려가면 알아듣기는 하지만 직접 사용하는 건 힘들어한다고 합니다. 30대 이후부터는 제주 방언을 알아듣지도, 사용하지도 못한다고 조사되었어요. 30년쯤 지나 60대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제주어도 함께 사라지겠죠. 이것은 비단 제주도만의 얘기가 아니에요.
지역어에는 삶과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요. 15세기에 썼던 언어를 21세기인 지금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짜릿한 충격입니까. 특별한 보존책이 나오지 않으면 이런 우리의 역사를 통째로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인 것이지요.

 
지역어 소멸의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요?
 

우리나라 교육이 잘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1970년대에는 초?중?고등학교에서도 표준어를 사용하도록 교육했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칠 때에는 표준어를 써야 한다고 정책이 세워져 있었어요. 그러면서 지역어의 의미가 바래졌던 게 아닐까 싶어요. 또 지역색을 감추기 위해 지역어를 고치려고 했던 부분도 있지요. 일부 지역에는 사투리 교정 학원이 성업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투리를 쓰면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은 언어를 사용하고 유지하는 데 자연스러운 흐름은 아닙니다. 지역어에 대한 자존심이나 자부심을 점점 잃어가는 게 아닐까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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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어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스스로의 의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은연중에 사투리를 ‘반드시 고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해요. 우리말은 지역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지역어를 부정하는 것은 조상의 얼을 살리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
2003년부터 국립국어원에서 전국 지역어를 조사했어요. 현재 지방의 시골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말의 형태를 조사하고, 녹음 자료로 축적하는 작업이었는데, 이 사업은 일차적인 자료 보존의 상태 즉, 소극적인 보존의 정책이라고 볼 수 있죠. 국립국어원에서 지역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 방언학자로서 기쁩니다.
언어란 나이든 사람이 젊은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지역어는 보존할 가치가 있고 재미있는 것이다.”라고 알려 주면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대표적인 것이 ‘지역어 활용 상품화’입니다. 한글을 활용하여 디자인하거나 상품화하는 것을 많이 보셨을 텐데요, 지역어도 언어이기 때문에 상품으로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대중에게 밀착하여 펼치는 지역어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방식이라고 볼 수 있지요.

 

관광지 등에서 지명이나 지역어로 되어 있는 상품들을 자주 보았어요. 상품화되어 있는 지역어 활용 상품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역어 활용 상품은 크게 ‘구매 가능한 것’과 ‘구매 불가능한 것’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요. 구매 가능한 상품은 우리가 흔히 접하고 생각하기 쉬운 공산품이나 기념품, 식품, 술, 책 등을 포함하여 부산에서 시행되는 방언능력시험, 지역어를 사용하는 드라마 등의 공중파 방송, 영화, 연극, 노래, 앨범 제목 등도 포함됩니다. 시청료나 표, 상품을 직접 구매하여 지역어를 접하기 때문에 모두 구매 가능한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영화 <친구>나 <황산벌>, 개그 프로그램의 사투리 유행어도 다 여기에 포함됩니다.
구매 불가능 상품으로는 간판이나 안내문, 슬로건, 포스터, 전시회, 현수막 등의 홍보 영역이나 경연 대회, 교육 프로그램, 벽화, 거리 명칭, 신문 기사 등이 있어요. 우리가 의도하지 않고도 접하게 되는 것들이지요.
이렇듯 언어가 문화 콘텐츠와 접목되면 경제성은 물론 언어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으로 이어져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에 착안해서 시작한 것이 바로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입니다. 참가하는 사람은 물론 결과물을 접하는 사람들도 지역어에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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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초월 지역 초월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이 개최되는데요, 어떤 내용의 공모전인가요?

 

말 그대로 지역어를 활용한 상품을 제안하는 공모전입니다. 크게 상품과 아이디어 두 개 분야로 나뉘는데요, 상품 분야는 상품을 직접 만들어서 응모하면 되고, 아이디어 분야는 제안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한 가지 귀띔하자면, 바로 상품화될 수 있는 작품을 고안해 내는 것이 중요해요. 참고로 1회 대상 수상자의 ‘온몸으로 응원하라!’ 응원 모자는 현재 수상자가 개인 사업체를 등록해서 상품화하고 있습니다. 부상으로 받은 상금을 종잣돈으로 활용해서요.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전시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공모전이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계기가 되어 주지 않았나 싶어요. 본래 국가 사업의 저작권은 국가가 갖습니다만, 이 공모전을 통한 수상작들에게는 개인에게 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개인에게 드렸습니다. 저작권 등록 등의 처리가 수월할 수 있도록 저희 쪽에서 확인서를 만들어드리는 등 도움도 드렸고요.
3회까지 공모전을 개최하고 나면 도록을 만들 예정인데요, 그 도록에 수상자들과 연락처를 실어서 지자체에서 관광 상품으로 확정되면 수상자와 직접 계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관광 상품 판매에 대한 저작권료를 받는 등 산업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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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수상자들이 대체로 20, 30대의 젊은 세대였는데요, 전반적인 참여도는 어땠나요?
총 9편의 수상작 중 연장자는 1980년생, 최연소자는 1994년생이다.

 

1회 공모전에 응모한 전체 참가자 86명 중 65명이 20대였습니다. 10대가 9명, 30대가 5명, 40대가 5명, 60대 이상이 2명인 것에 비하면 월등한 숫자이죠. 젊은 층의 참여가 높다는 것은 젊은 사람들이 지역어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나아가 지역어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요. 물론 공모전 수상 경력이나 상금을 목적으로 한 응모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 젊은 층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분명 그 효과는 긍정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특별한 경험이 있었어요. 출품작과 관련한 문의를 위해 전라도 지역어로 응모한 학생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이분이 뜻밖에 강원도 분이었어요. 자신은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강원도 사람이지만 전라도 말에 흥미가 있어서 전라도 지역어 활용 상품으로 응모를 했던 거죠. 공모전을 준비하며 타 지역의 지역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지요. 젊은 학생이 지역적 제약을 초월하여 다른 지역어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멀리 보면 지역적인 화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는 공모전이라 2회 때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무래도 각 세대별로 정보를 접하는 경로에 차이가 있다 보니 입체적인 홍보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홍보 방향은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
 

온라인, 오프라인 홍보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작년에는 블로그, 누리소통망SNS 홍보와 대학, 지역 문화원, 도서관, 각 지역 지자체 문화관광과 등에 포스터를 배포했어요. 올해도 이 홍보와 더불어 공식 누리집 http://www.saturi-contest.org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공모전 관련 정보와 게시판 운영을 통해 직접 소통하려고 해요. 그 밖에 인터넷 신문사나 각 대학 누리집에 직접 등록을 하고, ‘경남 민속문화의 해’ 행사에 부스 형태로 참여하는 계획도 갖고 있어요.
무엇보다 올해는 누리소통망SNS을 활용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입니다. 지난해 수상자의 인터뷰 동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지역어 활용 동영상이나 지역어를 소재로 한 만화, 누리소통망SNS 이벤트 등 흥미롭고 친근한 콘텐츠를 제작하려고 해요. 곧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의 이름을 단 밝고 즐거운 공모전 홍보물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리고 일반인들도 댓글이나 공유하기, ‘좋아요’ 등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지역어를 지키고 알리자는 것이 공모전의 취지이니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지요.
가끔 연령이 높으신 분께 문의 전화가 걸려 옵니다. “내가 아주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보여 줘야 할지 모르겠네요.” 하고요.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 친구들에 비해 제안서 작업이나 그래픽 작업이 아무래도 어렵다 보니,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들을 실물로 구현해 내는 것이 쉽지 않지요. 반면 그분들은 지역어에 대한 지식이 있고 또 직접 구사할 수 있으니 기술적으로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젊은 사람과 함께하면 더없이 좋을 것 같아요. 생각을 공유하고, 세대를 초월해서 서로 말을 주고받다 보면 분명 공부도 될 것이고요. 그래서 저도 주변에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의 아이디어로 함께 참여해 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하곤 합니다. 올해는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 볼 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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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초월하여 대화하고
생각을 공유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것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의
가장 큰 목표이죠.”



 

참신하게 다양하게
모두 함께하는 공모전

 
참가자들이 숙지해야 할 사항을 알려 주세요.
 

역시 아이디어 공모전이니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입니다. 창의성에 있어서 세밀한 채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이 세워져 있습니다. 더불어 바로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요. 지역어를 활용하여 얼마만큼 참신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느냐가 중요합니다. 단, 표절은 절대 안 됩니다. 심사할 때 검증을 위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베끼면 일단 탈락입니다.
그리고 1회 때 상품과 아이디어를 함께 평가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상품 분야, 아이디어 분야를 나누어서 심사합니다. 일반인들의 투표도 함께 진행됩니다. 상금도 작년보다 더 많아졌습니다. 도전해 보세요.
웃음


 
 


가장 중요한 공모전 일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제2회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의 접수 기간은 8월 5일부터 9월 6일까지입니다. 방학 기간이다 보니 대학생을 비롯한 학생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9월 한 달간 심사가 진행되는데요, 언어적 가치 분야, 경제적?상품적?문화관광적 가치 분야, 국어 문화 정책적 가치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촉하여 함께 치밀하게 심사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총 17개의 후보가 정해지면 그때부터는 일반인들의 투표가 진행됩니다. 후보작 출품자들의 출품 계기와 동기 등을 인터뷰와 함께 실어 후보작을 공개하고 가장 참신하다고 생각하는 출품작에 투표해 주시면 됩니다. 투표에 참여하신 분들께도 추첨을 통해 상품을 드릴 예정이고요.
이렇게 모두가 함께하는 공모전으로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 이 공모전 재미있네!’ 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말이지요.



<제2회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 일정>
접수 기간: 2013년 8월 5일 ~ 9월 6일
결과 발표: 2013년 9월 30일
참가 자격: 국내 거주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3인 이하의 팀으로도 응모 가능
공식 누리집: http://www.saturi-contest.org


 
 

‘안타 안타 쌔리라 쌔리라~’. 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한 목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한다. 이 한 마디의 말은 화려하고 격렬한 응원가보다도 더 강한 유대감과 정을 솟게 한다. 이 순간만큼은 선수와 관중, 관중과 관중은 하나가 된다.
지역어에는 우리의 정서와 삶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인 것이다. 세대가 젊어질수록 지역어에 대한 애착이 옅어지고 있는 실정이지만,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이 ‘지역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환기시키는 짜릿한 사건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덕호
대구 출신. 경북대학교와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현재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립국어원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리 방언 연구에 노력을 기울였으며 지역어 보존 및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경북 방언의 지리언어학>2002, <언어 지도의 미래>2008, <지리언어학의 동향과 활용>2009 외 다수가 있다.
 
글_ 최민영 / 사진_ 정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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