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반인 K양(여.22)은 얼마 전 오른쪽 목과 어깨 부위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껴 간단한 물리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통증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통증부위를 따라 붉은색의 홍반이 보이고 물집이 생긴 것을 보고 급하게 피부과를 찾은 결과 담당의사로부터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상포진은 대개 어릴 때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의 몸에게 발생하는데, 인체에 침투한 수두 바이러스는 평생 ‘감각신경’에 잠복해 있다가 과로, 스트레스, 노화, 질병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갑자기 재활동을 하여 신경주변으로 퍼지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K양의 경우 취업시험을 앞두고 연이은 밤샘 공부와 면접을 대비한 다이어트, 극심한 취업스트레스 등이 면역력을 약화시킨 원인으로 추정된다.
면역 약화로 젊은층 환자 갈수록 늘어
일반적으로 50대 이상에서 흔히 생겨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돼 왔던 대상포진이 요즘은 스트레스가 많은 젊은층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서울의 한 피부과가 최근 2년동안 내원한 대상포진 환자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대상포진 환자의 무려 49.6%(20대 27.2%, 30대 22.4%)가 20∼30대 환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각종 공해와 스트레스로 인한 현대인의 면역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대 환자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에 있는데, 이는 10대 중고생들이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동시에 운동부족으로 인한 체력저하, 인스턴트식품 섭취로 인한 식생활 불균형 등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과거 세대에 비해 몸이 허약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디스크, 요로결석 등 타질환으로 오인
대상포진은 대개 감기 초기 증세처럼 시작한다. 전신권태감, 발열과 오한이 있을 수 있고 속이 메스껍고 배가 아프며 설사가 나기도 한다.
이 병의 특징적 증상인 피부 발진은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3∼10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신경통, 디스크, 오십견, 요로결석, 늑막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많은 환자들이 다른 진료과를 찾아 적절한 시기에 피부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수포가 나타나기 이전엔 사실상 의사들마저도 대상포진을 확진하기가 어려워 실제로 대상포진 환자의 80% 이상이 오진 경험을 갖고 있다.
대상포진 통증은 신경을 따라 나타나기 때문에 이 병에는 반드시 통증이 따라다니며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심해서 흔히 분만시 진통, 요로결석 등과 더불어 가장 극심한 통증 중 하나로 꼽힌다.
30세 이하인 사람이 대상 포진을 앓으면 비교적 통증이 약한 편이지만, 나이 많은 노인들은 바람만 스쳐도 통증을 느낄 정도로 심해, 대부분 통증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통증은 가슴, 배, 머리(또는 안면 눈주위) 순으로 많이 나타나며 엉덩이, 팔, 다리 등 신체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몸의 왼쪽 또는 오른쪽 중 한쪽에서만 통증을 느낀다.
대상 포진으로 인한 통증은 사람마다 느낌이 달라서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아픔, 전기가 오르는 듯한 찌릿찌릿함,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둔중함 등 갖가지로 표현되곤 한다.
이후 통증 부위에 띠 모양의 물집이나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데 주로 해당 신경의 지배를 받는 피부에 그룹을 지어 발생한다. 이후 2~3주 정도면 서서히 상태가 좋아지게 된다. 그러나 통증의 경우에는 물집이 소실된 경우에도 계속 남아 있으며,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몸이 허약한 노인의 경우에는 신경통처럼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대상포진의 치료는 휴식 및 안정을 취해야 하며, 통증과 물집에 대한 대증치료로 진통제와 항바이러스제 등을 빨리 투여해야 한다.
초기에 치료 시작해야 완쾌도 빨라
섣불리 집에서 치료를 하다가 증세를 악화시키지 말고 물집이 번지거나 터지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발병 초기부터 바이러스 치료와 통증 치료를 함께 받으면 최소한 대상포진 치료 후 통증이 계속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되도록 찬바람을 쐬지 않고 목욕시에는 물집을 부드럽게 닦아주는 게 좋다. 상처에는 자극성 강한 반창고를 붙이기보다는 항생제가 포함된 거즈를 사용하고 물집이 생긴 피부는 습포요법을 하는 것이 좋고, 통증이 심한 경우 열습포방법이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할 경우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하거나 신경차단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더불어 면역력이 갑자기 떨어지게 되는 원인 또는 질병이 잠복한 상태인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상포진이 얼굴 주위에 생기면 얼굴 한쪽이 마비되기도 하며 눈 주위에 물집이 생기면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또 골반 부위에 생기면 방광 부위 신경을 손상시켜 소변을 보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환자 20%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시달려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는 몇 개월 내지 수년 동안 신경통에 의한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로, 특히 노인 환자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이를 ‘포진 후 신경통’이라 하는데, 환자 중 20% 정도가 신경통 합병증을 겪게 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때때로 아주 극심하며 완치가 어렵다. 따라서 질환의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로 면역력 높여주는 게 최고 예방법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휴식이 필수적이며, 과음, 과식, 과로를 피하고 정기적인 운동과 균형잡힌 식사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대상포진은 시기적으로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강해지는 가을에서 봄까지의 동절기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갑자기 이유없이 몸의 한쪽부분에 심한 통증이 발생할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에 걸렸을 경우에는 드물게 어린이에게 전염시켜 수두를 앓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와의 격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준규 의학칼럼니스트 보건학박사
o버섯
버섯은 활성산소를 제거해 항산화 작용을 하고 버섯의 다당류 성분인 글루칸 성분은 세포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효능이 있다.
o잡곡밥
현미, 보리, 수수, 율무 등의 잡곡은 쌀보다 영양가가 훨씬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면역력을 강화시켜 준다.
o발효식품
된장, 청국장, 김치 등과 같은 발효식품은 유해균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효능이 있다.
o녹황색채소
당근, 호박, 토마토 등과 같은 녹황색 채소를 꾸준히 섭취하면 대상포진에 좋다.
o올리브
올리브를 꾸준히 섭취하면 대상포진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o귤
귤에는 비타민이 풍부해 면역력을 향상시켜 준다.
o약초
비단풀 날것을 짓찧어 식초와 섞어 붙이거나 말린 것을 가루내어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개어 바른다.
또 말린 뱀딸기 풀이나 인진쑥을 물 1리터 정도 주전자에 한줌씩 넣고 약한 불로 달인 다음 가제수건 등에 적신뒤 바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