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약이 몸에 밴 노년의 삶
연일 기온이 35도에서 40도를 넘나 듭니다.
하늘에서는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고,
땅에서는 달궈진 열기가 다시 치솟습니다.
더워도 더워도 너무 더운 날이 연일 계속되어
늘그막에서 조차 숨이 턱턱 막히며 지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밤이 되어도 식지 않는
열대야는 사람들의 잠마저 빼앗아 갑니다.
이제 여름은 계절이라기보다 더 견뎌야 하는
시간이 아닐까라고 생각도 해 봅니다.
청장년세대는 이런 더위 속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하루를 보냅니다. 직장은 냉방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출퇴근은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자동차가
대신합니다.
집에서도 더우면 망설임 없이 에어컨 스위치를
누릅니다. 냉방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노년의 여름은 같은 계절이면서도 전혀
다른 풍경입니다.
춘궁기를 견디고, 보릿고개와 맥령 기를 지나며
허기를 참아냈던 세대, 한 푼의 돈이 얼마나
귀한지 몸으로 배웠고, 절약이 미덕이 아니라
생존이었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자식만은 굶기지 않으려 애썼고,
자신의 몫은 늘 뒤로 미루며 살아왔습니다.
그 세월은 지나갔지만, 그때 몸에 밴 습관은 아직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요즘 노년들이 사는 집에 보면 에어컨이 없는 집은
드뭅니다. 그러나 있다는 것과 마음껏 사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더위를 견디다 못해 에어컨을 켰다가도 전기요금이
걱정되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끕니다.
땀을 훔치며 선풍기로 버티고 버티다가 또다시
더위를 이기지 못해 잠깐 켰다가, 이내 리모컨을
또 내려놓습니다
그렇게 켰다가 끄기를 반복하는 것은 전기를 아끼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평생을 절약하며 살아온 삶의
방식이 몸에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폭염보다 무거운 것은 절약의 습관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에어컨은 인버터형이라 켜다 껐다
하면 오히려 전기가 더 많이 소모된다지요,
청장년세대는 “더우면 켜면 되지."라고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년에게는 그 스위치 하나를
누르는 일조차 오래된 습관과 마음의 갈등을 넘어야
하는 작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생각해 보면 참 아이러니하지요,
젊어서는 돈이 없어 더위를 참았고,
늙어서는 돈보다 습관 때문에 더위를 참습니다.
세상은 풍요로워졌는데 마음만은 아직도 어려웠던
시절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얼마만큼은 달라져도 됩니다.
에어컨 바람은 사치가 아닙니다.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생명을 지켜주는 가장
현실적인 안전장치입니다.
전기요금 몇만 원을 아끼려다 건강을 잃는다면,
그 절약은 결코 지혜로운 절약이 될 수 없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절약보다 더 소중한 것은 건강이고,
건강보다 더 귀한 재산은 없습니다.
지금의 노년들은 평생 가족을 위해 자신은 돌보지
않고 살아온 세대입니다. 더운 여름날에도 자식
걱정을 먼저 하고, 자신의 불편은 늘 뒤로 미루었던
세대입니다.
이제는 그 마음을 자신에게 돌려도 됩니다.
오늘만큼은 리모컨의 전원 버튼을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눌러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시원한 바람 앞에서 괜한 미안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바람은 낭비가 아니라,
지난 세월을 성실하게 살아오신 삶이 누려도 되는
작은 위로이기 때문입니다.
폭염은 언젠가 지나갑니다. 그러나 자신을 돌보지
못한 후회는 오래 남습니다.
올여름만큼은 더위를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것이 지혜이기를 바랍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오며 이제 남은 계절
만큼은, 조금 더 시원하고 조금 더 편안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받은글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