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인지 생시인지 코로나19 이후가 보이지 않는 요즘이다. 언제가 되어야 끝이 보일지 기약이 없다. 내 나름대로는 지금 시기를 일종의 게임이론 시기로 보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모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잠재적으로 연루되어 공모자가 되어 있는 것이다. 나의 자유는 너의 위험이 되고 너의 자유는 나의 안전에 위협이 되고 우리 모두의 부자유와 희생만이 불확실하나마 위험을 분산한다. 일국의 대통령까지 확진자가 되는 마당에 말이다. 코로나 19는 표면과 이면, 방역과 면역 사이에 절묘한 균형을 취할 수 있어야만 최종적인 파국을 막고 종국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모든 자연 과정에는 끝이 있다. 어찌보면 인위적인 방역이 집단면역을 지연시키고 있는 ㅡ스웨덴의 경우가 실패로 드러났지만ㅡ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인공적인 면역(백신)이 등장할 시기도 시기상조인 것 같다. 최근에 바이러스 감염 사태를 정확히 예견했다 하여 뒤늦게 입소문을 탄 영화 '컨테이젼(감염)'을 찾아 보았다. 과연 감탄할 만한 영화였다. 그 영화를 보면 코로나19보다 치사율이 높지만 전파율도 높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일종의 묵시록적 사태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우아한 여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분한 여주인공 ㅡ이 영화에는 굳이 주인공이라 할 만한 배역이 없을 정도로 호화캐스트가 특징이다 ㅡ이 1번 확진자로 등장해 감염 사태가 급속도로 도처에서 진행되어 미국을 전쟁 사태로 빠뜨리고 ㅡ지금 유럽이나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ㅡ 백신 개발에 성공하지만 특권계급에게 한정 배부되는 형태로 그야말로 묵시록적 파국의 진행 과정을 드라이한 터치로 보여준다. 영화는 일찌감치 사망한 1번 확진자가 감염되는 장면으로 돌아가 끝나는데, 폐쇄 회로에 찍힌 그 장면에 앞서 바이러스가 유출되는 과정을 역순으로 보여준다. 어딘가 특정되지 않은 듯한 숲에서, 여자가 일하고 있는 유전자조작식품 회사의 트랙터가 나무들을 마구잡이로 벌목하고, 그 서슬에 놀란 박쥐떼가 날아올라 인근에 사육되는 돼지들 축사에 떨어지고 ...그것을 먹은 돼지들은 또 도축되어 홍콩의 한 주방의 도마 위에 오르고 ... 그것을 요리하던 요리사가 앞치마에 손을 문지르고 웨이터에게 불려나와 홍콩에 출장와 있던 기네스 펠트로와 악수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 기네스 펠트로가 1번 확진자가 되었던 제 1일은 그렇게 영화의 끝장면에 가서야 밝혀진다. 이 영화가 적시하는 메시지는 이렇다.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간의 행태가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고 그것을 백방으로 실어나르는 매개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로부터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전망할 수 있다. 만약 인류가 코로나19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우고 그 교훈을 살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말이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전 지구적이고 지역적인 환경 문제 기후변화 문제 생태계 문제를 불러올 것이다. 아울러 도시과밀화가 불러오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다. 지금까지 시골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비록 바이러스의 최초 발생지로는 영화에서 보다시피 밀림 지역이거나 시골에 자리잡은 음습한 수풀 지역이라고 시사하는 바가 있지만 삽시간에 지구 전역을 오가는 식재료와 사람의 이동 및 이송으로 하여 주로 도시 지역으로 집단감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시스템 차원에서 뭔가 바뀌어야 할 필요가 제기될 것이다. 인구가 도시에만 과밀되지 않고 교외나 시골로 분산된다면 굳이 사회적인 거리두기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아마 귀촌 귀농이 유행할지도 모른다. 또한 공공 영역이 전에 없이 강조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경제시스템이 시장만능주의에서 국가나 공공의 개입이 커지는 쪽으로 전환할 것이다. 마스크 대란이나 재난기본소득의 도입이 보여주듯이 더 이상 시장에만 맡겨두기에는 너무 위태롭다는 것을 여실히 체험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종말을 늦출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인류는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어느새 그 경험을 잊어버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첫댓글 눈에 보일듯 보이지 않는 전염매개체가
인간의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내에 침투하고, 빠르게 진화 변이하는 과정에서 더욱 더 강력해지는 반면 백신을 만드는 인간의 두뇌와 기술은 변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게 현실인듯
큰 지혜가 있는 사람은 영고성쇠(榮古盛衰)를 알고
있으므로 얻었다 해서 기뻐하지 않고 잃는
해서 근심하지 않는다
그는 운명의 변화무상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莊 子"-
늘 즐겁고 健康 하시고 幸福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