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마라톤 대회 후기.
지난 주 철원마라톤을 달리고 나서 횡성마라톤에서는 더
잘 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기록이야
그날의 컨디션과 날씨 그리고 주로 환경 등에 의해서 결정
되지만 적어도 지구력과 레이스 운영능력이 향상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회를 앞두고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인하여 날씨가 고르지
못할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조금 긴장이 들었지만 주어진 날씨
그대로 열심히 달리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잡고 대회 날을
기다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찰밥을 챙겨먹고 약속장소인 화도휴게소에
도착하니 하나 둘씩 회원들이 도착한다. 지난주에 철원을
달리고 다시 이번 주 횡성마라톤을 달리게 되는 치타님,
형설공님, 아우토반님, 알토님, 그리고 오늘대회를 기다려 온
산성님과 애호박님, 찍기님, 약수님, 반딧불님이 도착하여
형설공님의 승합차를 이용하여 횡성으로 이동을 하였다.
칼린은 개별 출발하여 횡성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횡성대회장에 도착하니 9시가 다 되어간다. 복장을 갖추고
용무를 보고 스트레칭을 하고 나서 출발장소로 이동을 하여
10정각에 출발신호에 의하여 출발을 하였다.
오늘 목표기록은 3시간 20분으로 정했다. 달리면서 컨디션이
괜찮으면 3시간 15분 이내 기록도 욕심을 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천천히 출발을 했다. 지난 철원대회에서 초반에 빠르게 달려
가다 2km도 못 가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추월을 당하면서 속도를
줄이는 우는 반복하지 말자고 재삼 되뇌었다.
참가인원이 많지 않아서인지 천천히 달리는데도 앞서 가는
주자들이 많지가 않다. 풀코스 참가인원은 대략 280명.
앞서가는 주자들은 30여명쯤 되는 것 같다.
2km가 넘어서자 페이스가 잡힌다. 대략 4분 30초 정도로
달리는데 전방 10여 미터 앞에 한 여성러너가 달리고 있다.
아마도 여성 1위 주자인 것 같다.
주자들이 많지 않기에 10여키로 미터가 넘어가면 혼자 달릴 것
이 확실하기에 처음부터 동반주자를 찾아 함께 달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 여성 러너를 따라잡아 옆에서 달려갔다.
약 500미터를 달린 후에 말을 걸어보았다. 울산에서 왔고 이름은
김영희이며 풀코스 최고기록이 3시간 2분이고, 하프코스는 1시간
25분이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목표는 3시간 15분이라고 하면서
목표시간이 같으면 함께 달렸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나도 혼자 달리면 더 힘들고 페이스 유지도 쉽지 않다는 생각에
동반 주를 하기로 생각하고 그녀와 보폭을 맞추어 달려갔다.
키는 155센티미터 가량으로 작은 편이였으며, 날렵한 몸매로 보아
몸무게도 45km 정도가 되지 않을까 여겨졌다. 폐활량은 무척 좋아
보였으나 자세는 그다지 좋지가 않았다. 약간 앞으로 기운 자세로
착지 시 자연스럽게 보폭의 교행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레이스 중에 자세를 이야기하는 것은 실례가 될 것 같고
레이스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그냥 보조를 맞추어
달리는 데만 열중을 했다.
조금 달리다보니 언덕이 하나 나타났다. 이중구조의 언덕으로
길이가 대략 500여 미터 정도 되는데 천천히 달려 올라가는데도
무척 힘이 들었다. 겨우겨우 힘겹게 언덕을 오르니 멀리까지 내리
막이 이어진다.
여성러너들과 달리다보면 오르막은 잘 달리지 못하는 것에 비해
내리막은 대부분 잘 달린다. 그러나 오늘의 동반주자는 오르막도
잘 달리고 내리막 역시 잘 달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르막을 잘
달린다는 것은 심폐기능이 좋다는 증거일 것이다.
5km 지점에서 시간체크를 해보려고 하는데 거리표지판을 찾을
수가 없다. 20km까지는 그렇게 표지판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아마도 하프코스의 주자들과 거리가 혼선을 빚은 결과라
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10km지점부터 시작된 낮은 경사도의 주로를 2.1km 달리니
첫 번째 반환점이 나타난다. 먼저 반환하여 돌아오는 주자들과
수인사를 하면서 가볍게 반환점을 돌아 달려 내려오니 내리막길
이라서 그런지 속도가 제법 빨라진다. 조금 전까지 키로 미터 당
4분 33초 정도의 페이스가 유지가 되었는데, 지금은 4분 25초
정도의 속도로 달리고 달리고 있음이 체크된다.
10km가 되기 전에 우리 뒤에 뒤따라 달리는 러너가 한명이었는데
지금은 4명이 되었다. 그렇게 6명이 함께 달렸다. 그러나 또다시
1명 1명씩 뒤로 멀어지더니 22km에서 모두 떨어져 나갔다.
20km지점에서 30km지점까지 10km는 제법 빠른 속도로 달렸다.
그렇게 해서 30km지점에 목표시간보다 32초가 빠른 2시간 14분
28초에 통과했다.
바람은 많이 불었지만 철원대회보다 덥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땀도 더 많이 흘렸다. 철원대회에 비해 코스도 더 좋지 않아
레이스도 쉽지가 않았다. 30km에 도착하기 전부터 갈등이 생겼다.
3시간 10분을 목표로 해서 그냥 이 페이스로 끝까지 밀어붙일
것인가 아니면 속도를 조금 늦추어 3시간 15분에 골인할 것인가.
3시간 10분 안에 골인해야할 명분은 없었다.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 같았다. 욕심을 부려 달린다고 해도 10분 안에 들어갈
확신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막판에 에너지 고갈로 걷기라도 한다면
기록은 15분보다도 더 늦은 기록으로 골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15분을 목표로 하자.” 30km 급수 대에서 멈추어 서서 충분한
급수를 하고 다시 달리기를 이어갔다. 2km마다 설치된 5번의
급수 대에서 30초씩의 급수시간을 허비한다고 해도 4분 45초
페이스로 달려가면 정확하게 5분 페이스가 유지될 거란 계산이 나왔다.
계획대로 그렇게 잘 달리고 마지막 급수대인 40km급수 대에서 시계를
보니 3시간 4분 12초다. 이제 2.195km를 10분 30초에만 달려도
아니, 지금까지 달려왔던 페이스로만 달려도 충분하게 3시간 15분
안에는 골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정신을 재무장하고 조금 전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아마도
4분 30초 정도의 페이스는 될 듯싶었다. 그러나 시계는 벌써 13분을
넘어가는데 운동장 입구이다. 운동장에 들어가서 1바퀴를 돌아야
하는데 그렇다면 결국 15분 이내의 기록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장에 들어가서 힘차게 달려 골인을 하니 3시간 15분 37초다.
마지막 2.2km 기록이 11분 25초가 체크되었다.
아마도 40km 표지판 위치가 잘 못되었던지, 아니면 마지막 구간의
거리가 300미터는 더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인하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나니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지더니
조금 지나니 가랑비가 내린다.
오후 3시가 다되어 회원들이 모두 골인을 하고 나서 홍천으로 이동을
하여 양지말로 가서 화로구이를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철원대회에 이은 횡성대회, 연속 2주의 대회참가로 이제 몸이 어느
정도 단련이 된 것 같다. 이제 2주 후 하이 서울 마라톤대회를 대비
하여 훈련을 해야겠다. 하이 서울에서는 3시간 10분 이내를 목표로
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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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시 천리마~~~하이서울은 같이감니다~~~~~천리마힘
늘 마라톤을 마라톤답게 달리시는 천리마님글을 읽다보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천리마님 힘!~
2주 연속 풀 뜯느라 수고 많았소. 날씨가 받춰줘서 좋았겠네, 천리마님! 올해 섬진강은 안나가는 가베....
천리마님과 함께 하는 시간들.....덕분에 항상 즐겁습니다.
제가 횡성 안가기를 잘했습니다. 저는 강화에서 죽다 살아났습니다. 천리마님이 페이스를 찾아 좋습니다. 천리마님 ~힘~
꾸준한 기록.....진정 놀라움, 감탄 ,...................진정한 아마추어 입니다 , 천리마 힘!!!!!!!!!!!!!!!!!!!!!!
긴긴여름 개인적인 사정으로 달리기를 쉬었다가 다시 시작해 연속 2주 풀을 3시간10분대에 완주한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역시 관록은 무시할수 없는가 봅니다.춘천에서 썹-쓰리는 당연하겠네요.천리마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