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주차장은 저 아래, 고장 난 현황판 방치... 서귀포시, 왜 이러는걸까
청사 진출입 구역 횡단보도 없고, 이전 기관 창고 그대로... '혈세 낭비' 보여주는 서귀포시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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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서귀포시 제2청사(법환동, 서귀포시 신중로 55) 정문에는 차량의 진출입을 위한 도로만 있을 뿐 횡단보도는 설치하지 않았다. |
ⓒ 서귀포신문 |
제주 서귀포시가 청사를 제대로 관리 못해 운영비 등 예산 증가와 시민 불편 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서귀포시가 혈세 150억 원 넘게 들여 제1·2청사를 통합해놓고 또다시 혈세를 들여 제1·2청사를 분리하는 모습은 '근시안적 정책' 추진이라는 힐난도 마주하고 있다.
2일 서귀포시 제2청사(법환동, 서귀포시 신중로 55). 본관과 별관으로 나눠진 이곳 본관에는 현재 제주혁신도시 입주 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제주세무서 서귀포지서, 서귀포시청 제2청사 존치 부서인 교통행정과, 주차지도팀은 물론 환경미화원 휴게실, 환경미화원 노조사무실이 있다. 또 4층 동쪽에는 시청 1청사에 있던 시민소통지원실을 옮겼고, 올해 하반기 신설 한시기구인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지원단도 위치해 있다. 별관에는 공원녹지과가 자리했다.
기존 제주혁신도시 입주 기관이었던 재외동포재단의 인천 이전으로 빈 공간을 1청사에 있던 부서의 재배치를 통해 '돌려막기'에 급급한 청사 활용 중이다.
인근 초·중학생 보행권 외면
문제는 청사를 찾는 민원인은 물론 청사 주변 통학로를 이용하는 대신중학교와 새서귀포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한 보행권 등이 외면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일 서귀포시청 제2청사 입구 출입로에는 도로와 출입로를 잇는 차도만 있을 뿐 출입로를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횡단보도'가 없었지만 대신중학교와 새서귀초등학교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하교하고 있었다.
더구나 새서귀초 정문 앞 어린이보호구역과 맞닿은 제2청사 후문 출입로에도 도로와 출입로를 연결하고만 있을 뿐 인도를 연결하는 횡단보도가 없어 '안전한 보행권' 보다 '차량 통행을 우선한다'는 모습으로 비치기까지 했다.
반면, 제2청사 입구 맞은편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서귀포지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귀포센터, 서귀포경찰서 입구에는 횡단보도가 설치됐다.
'교육과 문화로 미래를 여는 희망의 서귀포시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오순문 서귀포시장의 비전과는 대비되는 행보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장애인주차장은 경사로 아래 위치... 태양광현황판은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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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 제2청사 본관 건물 중 후문 입구 모습. |
ⓒ 서귀포신문 |
또 장애인주차장은 본관 건물 경사로 아래인 남쪽에 설치돼 이용 편의가 제한적이었다.
본관 건물을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후문 주차장에는 장애인주차장이 없었고 이곳과 연결하는 본관 건물 입구 출입문에는 '세무서 방문 민원인께서는 건물 밖으로 우회해 출입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안내판만 덩그러니 있었다. '직원 우선'이라는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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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장 난 채 방치된 서귀포시 제2청사 내 태양광발전현황판. |
ⓒ 서귀포신문 |
심지어 현재 발전량과 누적 발전량, 이산화탄소 절감량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설치됐던 태양광발전현황판은 고장 난 채로 방치됐다.
본관 건물 지하층에는 떠난 지 1년이 넘은 재외동포재단 문서고 창고 등이 여전히 있다. '관리 허술'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제2청사에서 제주도감사위원회 주차장 및 시민광장으로 내려갈 수 있는 일부 계단은 벤치형 의자에 가로막혀 무용지물이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와 관련) 횡단보도 설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고 관련 부서와 협의 등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태양광발전현황판은 고장 나서 업체와 상의해 철거 등을 고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