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청광 靑色靑光
중국의 당나라 때 반산盤山이라는 선사가 있었다.
하루는 고깃간 앞을 지나가는 데 한 손님이 돼지고기를 사려 하고 있었다.
손님은 고깃간 주인에게 다음과 같이 주문했다.
"좋은 고기로 잘라주시오." 그러자 주인이 화를 내면서 말했다.
"그럼 우리 집에 나쁜 고기가 있다는 말이오?"
반산은 고깃간 주인이 하는 말을 듣자마자 크게 느끼는 바가 있었다.
사람들은 툭하면 '좋은 고기, 나쁜 고기'라는 식으로 모든 것에
차별을 두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깨달았던 것이다.
모든 것이 '부처님의 자식들'이다. 그런데 나쁜 고기, 좋은 고기의 차별이
어디 있겠으며 착한 아이, 나쁜 아이가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아미타경阿彌陀經』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극락 세계에는 칠보七寶의 못이 있으며, 못 가운데에는 마차 바퀴만한 연꽃이
피어 있다. 그리고 푸른 색 연꽃은 푸른빛을, 노란색 꽃은 노란빛을, 붉은색 꽃은
붉은빛을, 흰색 꽃은 흰빛을 내며 이를 데 없이 미묘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리고 아미타경의 원전에는 이 말 다음에 '잡색잡광雜色雜光' 이라는
말이 뒤를 잇는다. 청색, 황색, 적색은 색채의 삼원색이다.
이 3가지 색깔을 섞으면 8만 4,000개의 색깔이 나온다.
그 많은 색깔 중에는 어느 색이 더 아름답고 어느 색이 더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제각기 다른 개성과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가 더 훌륭하고, 누가 더 열등하다고 할 수는 없다.
사람은 열 사람이 모두 제각기 다르다. 개성이 다르고, 취미가 다르고,
재능이 다르다. 그 어는 것이 더 잘났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붉은 꽃이
흰 꽃보다 더 아름답고, 노란 꽃보다 더 값지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 파란 꽃이 붉은 꽃을 흉내낼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푸른 아이는 푸르게, 붉은 아이는 붉게 빛나게 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또한 교육의 기본이다.
나의 선어 99 홍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