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개척자(15)
다음날 오전 10시 반 경,
센트럴의 지사에 들린 이영준은 지사장 윤기준의 극진한 환영을 받는다.
지난번에 들렀을 때와는 천양지차다.
“아이구. 이 과장. 본사에서 세 번이나 전화가 왔는데.”
지사장 실에서 이영준에게 자리를 권한 윤기준이 누런 봉투를 내밀었다.
안에 두꺼운 책을 넣은 것 같다.
“여기 백 달러짜리 뭉치로 5만 달러 있네.”
“아아. 예.”
건성으로 대답한 이영준이 봉투를 받아 들었더니 윤기준은 전화기를 들었다.
“기조실장님이 이과장 오면 바로 연결을 하라고 하셔서 말이야.”
이영준의 시선을 받은 채로 윤기준이 분주하게 버튼을 누른다.
기조실장이란 부사장과 비서실장을 겸하고 있는 최석규다.
회장의 차남이며 사장인 전민호의 최 측근이며 2인자인 것이다.
곧 비서를 통해 전화 연결이 되었고 윤기준이 더듬거리며 보고를 하더니
이영준에게 전화를 내밀었다.
“기조실장님이시네.”
아마 윤기준은 기조실장과의 통화가 지금이 처음인 것 같다.
이영준은 송, 수화기를 귀에 붙였다.
“예. 이영준입니다.”
그러자 최석규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과장. 엄 이사한테서 이야기 들었다.”
‘예. 실장님.”
“바로 관계 기관에 보고를 했고 그쪽에서도 금방 결론이 났다. 추진하라는 거야.”
“예. 실장님.”
“언제 가는 거냐?”
“여기 시간으로 오후 1시에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엔지로?”
“예. 실장님.”
“거기서 연락할 수 있으면 하고.”
“예. 실장님.”
“뭐, 필요한 것 있냐? 돈 받았어?”
“예. 받았습니다. 다른 건 필요 없습니다.”
“그럼 잘 갔다 와라.”
“예. 실장님.”
“야. 그리고.”
하더니 최석규의 목소리가 조금 굵어졌다.
“너, 요즘 계속 복을 긁어 모으고 다니는 거. 너도 알고 있지?”
“예? 그것은……”
그때 최석규가 낮게 말했다.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다. 무슨 말인지 알지?”
‘예. 실장님.”
“그럴 때일수록 납작 엎드려서 주위를 경계해야 된다.
이건 내가 인생 선배로서 말해주는 거다.”
“예. 실장님.”
“엄동만 같은 놈은 아직 피라미라 들떠서 너한테 이런 이야기는
못해 주었을 것이다. 내 말 맞지?”
“예. 실장님.”
“그럼 끊는다.”
“예. 실장님. 감사합니다.”
통화가 끊기자 머리를 든 이영준은 서둘러 시선을 돌리는 유기준을 보았다.
유기준은 내내 이영준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시선을 마주치지는 않았지만 그 표정은 상상이 된다.
이영준은 다시 전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른다.
엄동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과연 엄동만은 신호음이 한 번 울리고 나서 전화를 받았다.
“너, 실장하고 통화 했어?”
대뜸 그렇게 묻길래 방금 끝냈다고 했더니 엄동만이 목소리를 낮췄다.
“오늘 아침에 정부 관계기관 회의를 했고 대통령한테까지 보고가 되었다는 거다.
엄청나게 빠른 액션이었다.”
그러더니 소리 내어 한숨을 뱉는다.
“아, 시발 놈. 이 새끼는 여자 하나 잘 만나서……”
(다음 회에 계속)
글_이원호|그림_난나
첫댓글 여자하나 잘만나서 만 그런게 아닌거 같은데여. ㅎ
감사합니다.
'칠보산'님.
좋은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하여튼 사람은 잘 만나고 볼 일.....
'무광'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소설이 안이였으면 어떨까?
현실이라면 간떨어지것지?
에긍 죽어도 오라잇~~~
오늘도 근무하시느라 수고 많으셨네...
거기다 친구들 여행까지 신경쓰느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