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15. 부산 해운대구.
흰가루병균을 먹고 산다는 노랑무당벌레입니다. 이름 그대로 딱지 날개 전체가 노란색입니다. 앞가슴등판에 동그란 무늬 한 쌍도 특징적입니다. 흰가루병균에 덮여 시들시들한 찔레 잎에서 많은 개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흰가루병균 찾아 핥아먹고 있슴다.
날개도 뽀작뽀작 펼쳤다 접었다 하면서...
거의 제자리에서 핥아먹다가...
잎 앞면에는 흰가루병균이 별로 없는데 뒷면에는 아주 많네요. 노랑무당벌레의 식사 장면을 보고 계시는 겁니다. 귀한 장면이우.
아, 밥도 다 묵었겠다. 배는 부른데.... 외롭다.... 쩝
외로워 보여서 근처에서 한 마리 잡아다가 풀어줬더니...
슬슬슬 덩치 큰 암컷 쪽으로 낮은 포복을 시작하네요.
잎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가서 뒷면으로 넘어가....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방향을 바꿔 암컷의 등을 올라타더군요. 앗, 이 쉐키. 동영상 찍을 준비도 안 했는데 뭐가 그리 급해서... 조금만 기다리지.... 쩝!
대를 잇고야 말겠다는 요런 숭고한 장면은 구석구석 속속들이 찍어줘야 하는 법. (저의 관음증을 의심하는 그대, 반성하세욧!)
어허.... 이런 이런.. 장소를 옮겨가면서도 그 찌릿함을 이어가는 거 보소. 아무래도 처녀총각은 아니었던 듯하네요. 기교가 남다른 걸로 봐서... ^^;;
수컷은 앞다리와 가운뎃다리로 계속 암컷의 등딱지를 쓸어주더군요. 마치 애무하는 것처럼.
'자기야, 좋아? 조금만 더 이대로 있을까? 에구, 이쁜 우리 자기...'
짝짓기 사진을 보고 나서 아래 사진을 보니 정말로 외롭고 쓸쓸해 보입니다. ㅠㅠ
다른 무당벌레 같았으면 진딧물이 주식인지라 이렇게 코앞까지 다가온 녀석을 가만둘 리 없는데 노랑무당벌레는 주식이 흰가루병균이니 진딧물을 보고도 그야말로 소 닭 보듯 아무 관심도 보이지 않네요.
"진딧물, 너어~ 오늘 임자 잘 만난 거여. 알고나 있어, 이것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