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하고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확진자가 매일 1만 명씩 나오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평소와 목 상태가 달라질 때마다 코로나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목이 아프다고 해서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된 건 아니라고 설명한다. 증상만으로 초기부터 코로나인지 아닌지 무 자르듯 구분하긴 어렵지만, 확진일까 봐 미리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인후염과 코로나19의 차이점, 전신 통증 유무
인후염은 목의 통증이 나타나고 발열이 나타나지만, 전신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목이 아픈 증상을 겪는 환자들은 코로나19 외에 인후염, 편도선염, 독감 등일 가능성도 있다. 이들 질환의 목 증상은 일반적으론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인후염은 처음엔 목에 뭐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생기고 건조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 음식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고 목소리가 쉬기도 한다. 입 냄새가 나거나 귀 아래쪽이 아픈 경우도 있다. 인두나 후두에 바이러스 또는 세균이 염증을 일으켜 생기는 인후염은 흔히 말하는 목감기다. 이런 경우엔 코로나19처럼 온몸이 아프거나 오한이 들거나 숨이 가쁜 증상은 드물다.
역류성 인후두염도 이물감과 함께 목이 얼얼한 통증을 동반하는데, 목소리가 잠긴다거나 신물이나 쓴 물이 올라오는 느낌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속이 타는 듯하다거나 소화가 잘 안된다는 경우도 있다. 이는 위의 내용물이 거꾸로 올라와 식도를 통해 인두와 후두로 역류해 점막에 손상을 일으켜 생기는 질환으로, 코로나19처럼 발열이나 전신 근육통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명치 부위가 화끈거리며 올라오는 느낌이 특징인 위식도 역류질환과도 구분된다. 식사를 불규칙적으로 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거나,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이 역류성 인후두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편도선염과 코로나19의 차이점, 기침이 없는 편도선염
인후염은 목의 통증, 전신 통증이 나타나지만, 기침이 없는 점이 코로나19와 구분된다.
편도선염도 코로나19로 착각하기 쉽다. 입속 목 주위와 코 뒷부분에 있는 편도선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염증을 일으켜 생기는데, 처음엔 목이 건조하다가 대부분 열이 난다. 침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목 통증이 심하고 뼈 마디마디가 쑤시는 것 같은 전신 통증도 나타난다.코로나19와 비슷해 보이지만, 기침이 없다는 점이 구분된다.또 코로나19와 달리 편도선염은 후두내시경 검사로 명확히 보인다. 깨끗하지 않은 마스크를 오래 쓰고 있으면 입속 위생 상태가 나빠져 편도선염이 생기기 쉽다.
여러 호흡기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독감, 코로나19와 차이점
증상만으로 다양한 호흡기 질환과 구분이 어려우므로 증상이 있을 땐 PCR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독감에 걸려도 목이 아프다. 그런데 기침, 콧물 같은 여러 호흡기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독감의 목 통증은 편도염과 역류성 인후두염의 중간 정도다.
목 통증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들 질환과 코로나19가 구별되는 점은 증상을 느끼는 정도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어떤 환자는 면도날을 목에 넣고 있는 것처럼 심하게 아프다고 표현하는가 하면, 역류성 인후두염 정도의 불편함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다. 내시경으로 구별되지 않으니 증상만으로 코로나19인지 판단하기는 전문가도 쉽지 않다.때문에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만 명 수준이면 증상이 있을 땐 신속 항원 검사나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해보길 권한다.목 통증과 함께 냄새 또는 맛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오한, 숨 가쁨이 나타난다면 코로나19일 가능성이 높다.
고령의 나이에 건조해진 목이 가져온 통증, 인두 건조증
고령의 나이로 목이 건조해지는 탓에 ‘혹시 코로나19일까?’ 하는 우려를 하는 고령자가 많다.
60세 이상 고령자 중에는 인두 건조증 때문에 코로나19가 아닐까 우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나이가 들면 눈과 입이 마르는 것처럼 목이 건조해지는 노화 현상이 나타나는데, 목이 지속적으로 마르게 되면 이물감이 생기고, 심할 경우 통증으로도 이어진다. 이때 코로나19에 걸린 게 아닐까 불안해하는 심리적 요인이 더해지면 목이 더 건조해지면서 통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한다.
감기나 독감은 대개 기침이나 근육통이 생긴 뒤 두통, 인후통, 발열, 설사, 구토의 순서로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코로나19는 발열과 기침, 인후통이 근육통이나 두통보다 먼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증상이 이 같은 흐름을 보이는데, 언제나 그런 건 아니다.
(도움: 중앙대병원)
한국일보 임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