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전용으로 장만한 냉장고에서 직접 만든 맥주를 꺼내 보이는 이헌씨.
“맥주 만들면서 보리 키우는 사람은 저도 아직 본 적이 없네요.”
그가 수제 맥주에 입문한 것은 2008년 5월. 와인의 쌉쌀한 맛에 끌려 와인이나 만들어 볼까 했는데 봄이라 포도가 없더란다. 결국 맥주로 전향, 동호회에 가입하고, 재료와 도구를 사고, 설레는 첫 맥주 맛을 보고…. 그러다 지난해 친구가 내준 땅 330㎡(100평)에 맥주보리를 심었다.
누런 보리가 넘실거릴 때만 해도 군침을 삼키며 흐뭇했는데, 이것을 베고 탈곡해 불리고 볶아 맥아로 만들자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올해는 직장(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광주사무소) 근처 공터에 지난해의 딱 10분의 1만 심었다. 머잖아 수확하면 15㎏쯤 될까. 집에서 맥주 80ℓ 만들면 맞춤할 양이다.
그가 맥주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맥아를 간 다음 업소용 밥통에 물과 함께 넣고 데워 맥아즙을 만든다. 이를 맑게 걸러낸 다음 홉을 넣고 끓이고, 적당히 식으면 발효조에 담고 효모를 넣는다. 일주일 후 이를 병에 담고 설탕을 넣어 다시 일주일간 발효시키면 시중에서 보기 힘든 에일맥주가 된다.
“원액캔이라고, 농축된 맥아즙을 사서 만들면 한결 쉽지요. 근데 술 없이 술 얘기 하려니 어색해서…. 얼른 저희 집으로 가시죠!”
그래서 따라갔다. 아무렴, 취재는 확실히 해야지. 이때만 해도 기자 손엔 수첩이 들려 있었다.
‘보자, 맥주 전용 냉장고가 따로 있고, 진열장도 이미 온갖 맥주잔 차지로군. 베란다도 발효조와 페트병으로 발 디딜 틈이 없고…. 이 집 부인도 남편 못지않다는 얘기야. 아님 이걸 어떻게 봐 넘겨?’
“아유, 당연히 좋아하죠. 이 맥주들도 사실 반쯤은 제가 만든 거나 다름없어요. 남편이 벌려 놓고 출근하면 뒤치다꺼리는 제가 다 하는데요, 뭐.”
부인 박용란씨(38)의 내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날 저녁상에는 비어캔치킨(맥주가 반쯤 남은 캔에 닭을 얹어 오븐에 구워내는 캠핑 요리)이 올라왔다. 맥주가 스며들어 촉촉한 속살에, 바삭바삭한 껍질은 또 어떻고….
“자, 우선 맥주 맛부터 보셔야죠!”
안주에 눈이 팔린 기자에게 이씨가 권한 건 최근에 만든 고구마맥주. 전남 해남에서 공수한 호박고구마를 첨가했다는데, 그래선지 빛깔이 곱다. 찹쌀을 가미한 맥주에선 향긋한 과일향이 난다. 톡 쏘는 맛이 청량한 밀맥주, 초콜릿 맛 감도는 임페리얼 스타우트, 제법 독하고 묵직한 아메리칸 페일 에일…. 갈수록 술맛은 짙어지고, 분위기도 기분 좋게 달아오른다.
“우리 몸에는 맥주나 막걸리, 와인 같은 발효주가 좋지요. 특히 막걸리는 우리 쌀로 만드는 데다 효모와 효소가 살아 있는 술이죠.”
그런데도 그가 막걸리를 안 만드는 건 다양한 종류를 쉽게 사 마실 수 있어서다. 반면 맥주는? 국내산은 몇종류 안되고, 수입맥주는 아무래도 비싸다. 하지만 직접 만들면 리터(!)당 2,000원이면 된다.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맥주를 직접 만든다고 하면 다들 신기해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집으로 초대해 함께 마셔요.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덕분에 사람들과 재미나게 어울리는 것이죠. 그게 진짜 술맛 아닙니까?”
광주=손수정 기자 sio2son@nongmin.com
여성 탈모는 치료 가능
탈모전문병원인 발머스한의원 윤영준 원장(강남점)의 말이다. “최근 들어 탈모 치료를 받는 중년 여성이 부쩍 늘었다”는 말도 덧붙인다. 탈모,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란 얘기다. 여성 탈모는 ▲전체적으로 머리숱이 줄어드는 빈모 ▲윗머리부터 휑해지는 정수리탈모 ▲출산으로 빠진 머리가 6개월 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산후탈모 ▲머리카락이 갑자기 빠지면서 동그란 빈자리가 생기는 원형탈모로 나뉜다.
20~30대 여성의 산후탈모는 기력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충분한 휴식과 균형 잡힌 영양섭취로 개선할 수 있다. 반면 원형탈모는 면역세포가 인체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금세 탈모 부위가 번지고 재발도 잦다.
중년 여성에게 나타나는 빈모나 정수리탈모는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호르몬 변화나 갑상선 기능이상 같은 갱년기 장애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단순한 ‘모발관리’가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관리’ 측면에서 접근해야 미리 막고 제때 치료할 수 있다.
윤원장은 “여성의 탈모는 남성과 달리 유전적인 요인이 적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단, 갑자기 머리가 뭉텅뭉텅 빠지거나 탈모와 함께 소화불량·생리통·만성두통·불면증 등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탈모 예방 위한 9가지 생활습관
1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 육류나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으면 몸의 균형을 깨뜨려 탈모에 영향을 미친다.
2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잠이 부족하면 부교감신경 기능이 저하돼 모근에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3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든다.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되면 머리 쪽으로 열이 몰려 탈모를 부른다.
4 술은 줄이고 담배는 끊는다. 과음은 모발을 손상시키고, 흡연은 탈모를 일으키는 남성호르몬 부산물을 늘린다.
5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풀어 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면역력을 높여 탈모 방지에 효과적이다.
6 머리를 정성껏, 깨끗이 감는다. 손가락 끝으로 두피를 마사지하듯 3~5분 씻고, 물로 거품을 완전히 제거한다.
7 머리를 말리고 잠들되 드라이어 사용은 줄인다. 모발의 물기는 비듬을 부르고, 고온은 모발 단백질을 파괴한다.
8 반신욕이나 족욕을 매일 한다. 혈액순환을 돕고 두피의 열을 내려 모발 성장 환경을 좋게 만든다.
9 틈틈이 머리를 두드린다. 손가락 끝으로 머리를 5분 정도 두들겨 주면 어혈이 풀어져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손수정 기자
단감 꽃 피면 둥근무늬낙엽병·탄저병 방제
발병후엔 방제 불가능해 서둘러 약제 살포
탄저병 피해를 입은 단감.
농촌진흥청은 “감나무의 꽃피는 시기와 둥근무늬낙엽병·탄저병 방제 시기가 겹치면서 초기 방제를 소홀히 한 과원은 큰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방제를 당부했다.
해마다 단감 농사에 큰 피해를 주는 둥근무늬낙엽병은 5월 하순부터 7월 상순 사이에 병원균이 자낭포자 형태로 공기 중에 날아다니며 감나무 잎에 침입해 있다가 8월 하순 이후 날씨가 서늘해지면 감나무 잎에 발병하게 된다. 이 병에 걸리면 잎에 둥근 반점이 생기고 잎이 일찍 떨어지며 과실은 물러져 상품성이 크게 저하된다.
또 일단 발병하면 방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병원균의 90%가 날아다니는 시기인 5월 하순부터 7월 상순 사이에 적용약제로 3~4회 방제해야 한다.
농진청은 이와 함께 “감나무의 꽃이 피는 시기는 탄저병에 대한 철저한 방제도 필요한 시기”라며“탄저병에 감염되면 약제에 의한 방제효과가 크게 떨어지므로 사전에 전염원을 확실히 없애고 예방 차원에서 적용약제를 살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초기 방제에 실패하면 생육 후기에는 수관 내부가 복잡해져 방제가 불가능하다는 것. 특히 감 탄저병은 빗물에 의해 전염되기 때문에 장마기에 크게 번질 우려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따라서 탄저병을 예방하려면 병에 걸린 가지나 과실은 즉시 잘라 과수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버리거나 태워 없애야 한다. 특히 최근에 보급된 <조추> <태추> 품종은 기존 <부유> 품종보다 탄저병에 약하기 때문에 발병 정도에 따라 적용약제를 1~2회 추가 살포해야 한다.
조광식 농진청 배시험장 연구관은 “단감에 문제가 되는 병해를 효과적으로 방제하기 위해서는 강우조건을 고려해 비가 내린 후 2~3일 이내에 둥근무늬낙엽병·탄저병·흰가루병을 동시에 방제할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해 방제하면 보다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061-330-1590.
백연선 기자
질소비료 적게 드는 벼 ‘소다미’ 개발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한 <소다미>를 종자증식과 보급종 생산과정을 거쳐 2015년부터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063-840-2169.
백연선 기자
생산비 절감 현장을 가다 (6)톱밥배지로 표고농사 짓는 김영규씨<강원 양양군>
배지 가벼워 작업 쉽고 수확기간 짧아
표고재배 농가 김영규씨는 “원목값이 치솟는 데다 원목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톱밥배지를 이용한 표고버섯 농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양양군에서 표고농사를 짓고 있는 김영규씨(56)의 고민도 여기에서 시작됐다. 지난 90년대 말 고향에 돌아와 벼농사를 짓던 김씨에게 표고버섯은 ‘노다지’나 다름없었다. 건강식품으로 각광받으며 시세가 좋았을 뿐만 아니라 벼농사 등과 병행해도 시간 활용이 가능해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랐기 때문.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원목값이 발목을 잡았다.
“표고농사는 원목값이 시세를 좌우합니다. 최근에는 벌목 등이 까다로워져 원목 자체를 구하는 일도 어려워졌고요. 표고농사를 제대로 지으려면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톱밥배지였죠.”
김씨가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톱밥배지 재배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7년. 총 4,950㎡(1,500평)의 재배사 외 165㎡(50평)의 하우스를 이용해 톱밥배지를 설치했다. 하지만 ‘표고박사’ 김씨도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톱밥배지의 성격을 알지 못해 연거푸 실패를 맛봐야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원목재배와는 또 다른 장점이 그를 붙들었던 것. 원목재배는 10㎏에 달하는 참나무에 종균을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나무의 부피가 크고 무거워 강도 높은 노동력이 요구된다. 또 원목을 얼키설키 세워 놓아야 하기에 재배면적도 많이 차지한다.
이에 반해 참나무 톱밥을 이용해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톱밥배지 재배는 배지의 무게가 1.5~2㎏에 지나지 않아 작업이 편리하다. 고령자와 부녀자도 손쉽게 다룰 수 있어 50%의 노동력 절감 효과가 있다.
게다가 이 톱밥배지는 짧은 시간 안에 수확이 가능하다. 김씨에 따르면 원목을 이용한 표고버섯 재배는 1~2년을 기다려야 수확할 수 있지만, 톱밥배지 재배는 종균이 심어진 상태로 배지를 들여와 10일 만에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작기 회전율이 빨라서 수확량이 크게 느는 데다 같은 면적(165㎡기준)이라도 하우스 안에 3열7단으로 균상을 쌓을 수 있어 재배사 이용률도 관행 대비 5배나 높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다. 우선 양양지역 인근의 농가에서는 주로 가격이 싼 중국산을 사용하고 있어 배지에 대한 검증이 쉽지 않다. 배지를 잘못 들여와 한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 여기에 기초 투자비용이 높은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균상에 보일러, 배지 등을 설치하는 데 1,700만원(165㎡기준) 정도가 든다.
하지만 김씨는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톱밥배지가 원목재배를 대신할 것으로 확신한다. 일손이 고령화하는 데다 참나무 원목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
올해 안에 톱밥배지를 660㎡(200평)까지 늘릴 생각이라는 김씨는 “많은 표고버섯 농가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양양=백연선 기자 white@nongmin.com
농진청, 버섯재배 ‘기초반·육종반’ 교육 실시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번 교육은 귀농자나 재배 초보자를 위한 귀농·기초반과 버섯육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육종반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귀농·기초반은 7월17~18일, 육종반 1차는 6월18~22일, 2차는 7월2~6일 진행되며 버섯재배의 기본원리와 재배를 위한 사전준비, 균상재배법, 병재배법 교육을 통해 종류별 재배기술을 배울 수 있다. 육종반에서는 버섯종류별 성 양식과 교잡 등의 육종기술에 대해 중점적으로 배울 수 있고 조직분리·단포자분리·증식·교잡 등 실습 위주의 수준별 현장체험 교육을 받게 된다.
귀농·기초반 참여 희망자는 7월8일, 육종반은 6월12일까지 농진청 버섯과에 팩스(043-871-5702) 또는 전자우편(pgshin@korea.kr)으로 신청하면 된다. 귀농·기초반은 선착순 80명, 육종반은 10명이다. ☎043-871-5706.
백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