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술과의 진한 만남을 가졌다.
모처럼...만이라서 그런가?
키스도 하고,포옹도 하고,,,그러다보니
드뎌 술이 나를 집에까지 바래다 줄 지경에 이르렀다.
술이라는 놈은 나에게 언제나 변함없다.
누가 머래도,,,놈만은 꼭 내 편이다.
그리고 담날 아침,억지로 눈을 비비고 일어날려믄
놈은 나에게 지상최대의 속쓰림을 푹 안겨준다.
그게 녀석이 나에게 베푸는 또 다른 정겨움이다.
이제는 녀석과도 서서히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데,,,
벌써 두번째 예약 변경이다.
2월 25일 날이었는데,3월 10일로 1차 연기했다가
또 일땜에 3월 25일로 연기했다.
이번에는 검사 항목도 많은 것 같다.
쿠마딘 혈액검사에 심전도 검사,글고 X-ray까지
또 있다...소변검사에 초음파까지
위에 검사는 심장 내과에서 필요한 검사고
아랫쪽은 신장 내과에서 요구한 거니...
이렇다 보니...세상 살맛 안난다.
병원 생각하면 내 인생이 무의미해진다.
친구도 못만나고 술도 안마셔야 하니
이게 세상 사는 건지...원.
그동안 주치의 선생한테 첨으로 "아주 잘했어요"라는 도장 받으려고
꾹꾹 억지로 참고 인내하며
녀석과 가벼운 눈홀김만 해댔드랬는데
억지로 참는 사이에
드뎌 오줌보가 꽉 차서 바지에 오줌을 지릴 정도가 됐으니
그 스트레스가 어쩧겠는가..?
그래서 마셨다.
그것도 그동안 참았던 양(量)까지...모두 다.
옛 연인을 오랜만에 만난 듯이
녀석과 밤새 어울리고 말았다.
이제 솔직히 주치의 만나기가 겁난다.
그동안 주치의 선생 왈
나같은 환자는 의사 생활 20여년 동안에 첨이란다.
의사의 말을 전혀 안듣는 환자가,,,나라나.
그러다가 병풍뒤에서 향 냄새 맡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그래서 이번에는 "참,잘했어요" 도장 받을려고 무지 노력했는데
도로아미타불이 되어 버렸다.
어짜피 언젠가는 한평 땅속으로 들어갈 바엔
내가 하고 싶고,마시고 싶은 걸 하고 싶다.
무언의 제약,강요된 억지 행동이 나에게 주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대단하다.
내가 맘껏 할수없는 경직된 사고와 딱딱한 행동들.
그 올가미 속에서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욱 옥죄여 오는 올가미의 촘촘한 포위망
그래서 결론은...
엄마 말 안듣는 유치원생이 되기로 했다.
산적의 전화가 내 골을 사정없이 때렸다.
얌~마,머하냐?
빨랑 나와라...
메~퀸도 여기 있다.
마눌옆에 갔다가 퇴짜 맞은 넘처럼
풀이 죽어 있어야 하는데
산적의 목소리엔 의기양양,
꼭 올림픽 유도에서 화끈하게 금메달 딴 이원희선수같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주 전라도 백양사에서 주최한
고로쇠 먹고 오줌멀리 싸기 대회에 같이 가잔다.
산적 별명답게 지금도 정력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돈데
서울시에서도 요즘 녹슨 파이프 교체할 계획이니
너도 이럴때 독수공방하느랴 방치한 그곳(?)을 정화시켜 보란다.
오랜만에 보는 메이퀸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원래 미인이었는데
중년의 여유를 맘껏 누리다 보니
보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만큼 황홀한 표정이다.
반가운 맘에 메퀸과 진한 포옹을 하니
산적의 표정이 우습다.
봄바람에 머리조차 헝끄러 풀어 헤친 모습이
꼭 산삼밭에서 똥싸다가 들킨 뺑덕애미 면상 같다.
그 몽탸쥬 표정을 내가 한 두번만 봤을까..?
뭔 뜻인 줄 익히 알고 있는 나는,
없는 꼬랑지라도 맹그러저 내릴 판이다.
아무튼 나이 불문하고 외출은 여자에게 있어서 해방감을 주나보다.
밥으로 부터
설거지로 부터
청소로 부터
또 간단치 않은 짜증으로 부터...
서해안 고속도로를 산적이 신나게 달렸다.
어제 먹었던 술에 속이 후련치 않은 나는,얼굴 화색이 영 아니다.
그러나 메이퀸은 아랑곳 없이 눈(雪)오면 좋아서 날뛰는 개처럼
귀쫑긋,눈쫑긋, 마음 쫑긋,,,
얼어 붙었던 젖꼭지까지 온갖 쫑긋의 페스티벌이다.
서해대교를 그냥 지나치려하는데
메퀸이 걍 있을 승질이 아니다.
"자~갸~ 여기 가는데 휴게소는 들러 봐야징~으응~~"
이런 응탈에 그래 잘됐다.
피곤해서 잠시 잠이나 자야겠다며 산적에게 차를 세우라 했다.
대교의 길이가 7300미터,
그 쭈욱 뻗은 다리밑에 자리한 휴게소엔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좌우 난간에 국화가 완죤히 미이라가 되어 떨고있다.
흠..! 고 이쁜 꽃도 찬바람에 별수 없군.
꺄불고 있스!!!
날 맨나당 갈구는 금소아 엉디같이 푹 퍼져있었다.
화무십일홍...
예쁜꽃의 향연도 일장 춘몽임을 느끼며
바닷내음 희미한 바람 한모금 들이쉬고 차에 올랐다.
군감자에다 커피를 사오면서
증말 좋다고 호들갑을 떠는 메퀸의 눈가에 주름이
오늘따라 선명하다.
"에혀~주름은 느는데 왜 그것은 멀쩡할까..ㅉㅉㅉ"
우스운 것은 평상시 새침의 지존이요,
내숭의 천재요,
모범의 극치여서 농도 가려서 해야하는 메퀸이
산적이 운전할 때 졸릴 거 같아
김형곤 테잎을 준비 했다나..? ㅋㅋ
으잉?....굉장히 찐한 내용인디..?
산적이 한마디 하자.
자~쟈, 그거 들어 본거야..?!
왜? 어뗘! 암두 없는데...
이 나이에 뭘 모를까봐..호호호!
그랬다.
우리들의 젊었을 적부터의 우상이었던 메퀸이 내 뱉은 말이다.
서해대로를 빠져나와 안면도 길로 향했다.
산과 들에 잔설이 덮혀있다.
어쩐지 지난 겨울이 황량했었던 같다.
그 틈에 개나리,진달래,온갖 꽃과 나무들이
그래도 저 대지위에 굳건히 뿌리를 박고
봄날의 광영을 기둘리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 끝에 스르르 잠이 드는데....
자갸~~들어봐..
요거 형곤이 테잎인데 얼매나 웃긴줄 알어? !
배꼽을 묶어 놔야 돼 호호호...
그러더니 향곤이 텦을 틀더니 볼륨을 높힌다.
"이런~! 왕내숭아,번데기 앞서 주름잡고 거시기하고 키재기하는 겨..?"
"SEX..! ( 이하 쌕이라 함 )
우리나라 여성들이여..!
요거 잘해야 함돠.
쌕을 할 때는 열씨미 열씨미,
여러자세로 흠뻑 땀 흘리믄서 해야 함돠.
수영이나 에어로빅 다이어트에 참 죤 운동임돠.
운동 중 흘린 땀 중에 그라글로네산과 비아토닠이란 성분이 있는데
이게 비만의 원인이란 걸
미국 유나이티드 캘리쥐 생물학부 교수 아비그랴숀 교수가
약 100명의 임상 실험을 거쳐 밝혔음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타의 운동에서 흘린 땀보다
쌕하면서 흘린 땀의 양이
250배가 된다는 것도 아울러 밝혔음다.
헉!!
산적을 쳐다보는 메퀸의 눈길이 심상찮다.
운동하다가 관절이 이상해 한 달 가량 쉬어서 2키로나 쪘다면서....
그 죠크에 메퀸 눈이 짝짓기 하려고
무식하게 달려드는 하마 코 맹키로 커진다.
"施罰勞無 ..형곤아, 니나 잘해라....띠블~!!
니 뱃살에 그거 가당키나 하냐?..쓰~봉..
그러니 이혼이나 당하지"
제기랄,고거 좋은거 누가 모르남..?
삼라만상에 변하지 않는 게 없다.
봄날에 꽃망울도 안 맺히고
여름날에도 옹달샘이 바짝 마르질 않나
가을 되어도 형형쌕쌕 구경할 게 있나
겨울이면 빙판길 오르다가 낙상해 죽으면 어떨까 싶어 등산할 맘도 없으니..!
산은 산이로되 악산이요.
나그네 없어 인적 드문 산이요.
맹탕 산인데
어찌 오를 맘이 있겠는가..!
그래도 가끔 맘 먹고 꿈속에서라도 오를랴치면
세상풍파에 시달려 엄청 많은 땀을 흘리고
그래도 끝내 덤으로 콧물까지 쏟지만
겨우 정상에 다다라서 야호 소리 맥없이 지르고
걍 쓰러져 잠들고
하산길이 어찌 힘없고 후들 거린지...
한 달 28박 29일이
여름 복철 병신 맹키로 모가지에 쇳 줄 묶여
그늘 한 뼘도 못차지 해서
혀를 반 쯤이나 땅바닥에 늘어 놓고 자빠져 있는 개신세 다름 아니다.
해조음 떠올리는 안면도 바닷가 횟집...
광폭같은 파도도,
바람도,
방안에선 그저 좋은 풍광일 뿐이다.
그래도 기분이 후해진 메퀸의 덕으로
자연산 우럭과 조개탕,낙지에 소주를 포식했다.
밤이 바다위에서 차차 밑으로 익어간다.
그리고 바삐 설로 되돌아 와
일상으로 타락해가는 청룡열차에 몸을 실었다.
05.03.11 국보사랑
추신: 윗글에 거론된 비아니,그라니,아비그라교수니 다 뻥임.
유나이트 대학도, 성분도 완죤히 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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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잘보구가요.....
국보사랑님,글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요!! 넘 재밌어서 이새벽에 혼자 웃다가 뭔뜻인가 한참생각하다가........암튼 잘 보았습니다
글 정말 잘 쓰시네요~~분위기가 느껴집니다...몸...그래도 다독거리며 조심하세요..많은거 더 봐야하고 경험해야하고 느껴야하니까..^ ^*
오랫만에 님의 글 대합니다. 재미있게 글감하고 갑니다. 건강 챙기시구요. 좋은 하루이시기를
마음대로 잘 일고 나감니다.님이 마음대로 올린글이기에 지도 마음대로 올려 놓고 감니다, 술이 왠수요??아님 불알 친구요 내가 있기에 친구도 있는데 아무리 한번 가는 인생이라지만 그래도 그렣게 포기 하면서 살아갈것 까징 어디 있겠소 ???건강 챙기면서 살아가시길 ^^ 꾸벅 죄송하구만요 마음대로 갈겨써..
ㅎㅎㅎㅎㅎ.. 에거.. 국보사랑님께서 요즘 통 안보이시더니 한꺼번에 쏟아놓으셨넹.. 꼼지락대는 살람, 한시간 읽었수. 자주 오시지 않구서리.. 술이 바래다는 잘해주남유?? ㅋㅋㅋ.. 참말로 잼나네요. 말 잘듣는 새나라의 어른이 되시길.. ^&^
말 안듣구 술 과 친구하구 안좋은건 다하구 사시네요....ㅎㅎ 글 잘보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