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으로 적을 무찌른다는 말이 병법에 있기는 한지 모르지만 더 큰 통증에 눌려
독감이 달아나버렸어요. 제게 유언장까지 쓰게 만든 독감은 제50년 분신 충치와
함께 완전히 저를 떠나 가버렸습니다. 와 이 기분이 뭐지요? 시원 섭 섭인가?
충치를 뺀 후 오만 생각이 났는데 슬픔, 이별, 죽음이 지배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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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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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져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어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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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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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악35번 충치를 빼기 전 공포는, 사랑 이 네 번을 뺀 이력이 만든 상흔이겠지요.
노숙자 주제에 예약-X-ray-처방전-복용의 절차를 거쳐 2018.12.18.pm3:00에
수술을 집행했어요. 그것도 안성 성모병원에서 말이에요. 내공이 있어 보이는
주치의 인사이드가 통증 완화에 한 몫 한 것 같아요. Thanks Doctor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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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안성에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신뢰한 사건입니다. 성모병원 치과는 무조건
대박이 날 것입니다. 이제 상 악26번 Inlay해서 골드로 씌우고(30만), 하 악35,
46번 Inplant(각100만)를 하면 된다고 했어요. 충치를 뽑기 위해 Chair 에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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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를 기다리는 시간과 뻰치(Forcep)의 습격을 받기 전 두려움은 흡사 번지
점프 순서를 기다리는 시간 같았습니다. 수술비가 준비되면 무조건 이 곳에서
시술을 할 것입니다. 진짜로 하나도 아프지 않고 전혀 무섭지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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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의 금요일부터 시작된 맨 탈 붕괴의 원인이 뭔가 했는데 삶에 대한 불확실
성이었습니다. 아는 것이 많으면 먹고 싶은 것이 많듯이, 눈이 높으니 할 것이
너무 많은데 못하니까 살맛이 안 났어요. 특히 딸내미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괴로워서 디 프레스 된 사이 독감이
제대로 태클을 걸어 왔고 맞장도 못 떠본 채 KO가 돼버린 것입니다. 아직 건강
검진 결과가 남아있긴 하지만, 생은 소중하니까 남은 생은 ‘정신일도하사불성‘을
복창하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하겠습니다. ‘불후‘나 ’아형‘은 음악으로 추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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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해 주는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불후는 역사의 파노라마를 소환해서
회차마다 전설들이 나와 재간둥이 동엽 이의 습격질문을 확인해주고 몽니나 알리,
박 정현, 용진이 같은 실력파 가수들은 히트곡을 재해석해서 내 눈과 귀를 행복
하게 해줍니다. 어제는 시집간 거미가 ‘아형‘에 나와, 크리스마스 특집을 해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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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인지 '아형'인지 상관없이 귀를 호강시켜주었어요. 덕분에 귀를 청소하고
맨-탈을 스케일링 했어요. 그래요, 별도, 꽃도 다 생. 노. 병. 사를 거쳐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에요. 루이체린저가 생은 소중한 것이라고 생의 한가운데서
말을 했을 것이고, 푸시킨형님도 삶이 우리를 속이더라도 슬퍼하지 말라 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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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가 부르는 '보고싶다' 범수,거미의 '남과 여' 'You Are My Everything ' 추억의
거미줄에 칭칭말려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습니다.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확실히
스토리를 가지고 들어야 곡의 맛이 제대로 산다는 생각이 듭디다. 저도 많이 컸지요?
간밤에 입시 끝낸 고3 수험생들이 일산화탄소로 보이는 가스에 참변을 당한 기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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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는데 안타깝게도 10명 중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라고 합니다.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은 제가 일주일 전에 겨울 여행을 다녀온 경포호수에 있습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가스보일러 배관과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서로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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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상태였다"며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사고 직후 펜션 내부에서 측정된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ppm으로,
정상 수치의 8배, 병원에서 측정한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25∼45%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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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기로 정상수치가 3% 미만인 것으로 압니다. 지금은 유일하게 남은 사북 탄광
촌도 페쇄되었지만 70-80년대는 월동준비는 무조건 연탄으로 했습니다.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로 연료가 연소할 때 불완전 연소로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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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로 사람이 인지할 수 없으며 소량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입니다.
사람 폐로 들어가면 혈액에 있는 헤모글로빈과 급격히 반응하면서 산소의 순환을 방해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가스를 먹고 밖에 나와 오바이트인지 거품인지 물고
혼비백산했던 아픈 기억이 떠오릅니다.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 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보아야 한다(박인환)
2018.12.19.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