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헤비하고 진지하게 연재하면 무엇보다 글쓰는 자신이 힘들다는 걸 깨달아서 문체도 가볍게, 내용도 가볍게 가기로 했어요. 부족하지만 아무쪼록 잘 부탁드려요.
17세기에 유럽에서 황제가 있던 나라가 어디였나요? 바로 독일 지역의 신성로마제국이었어요(러시아도 차르라고는 하지만 논외). 때문에 신롬을 제국이라고 명명해도 딱히 문제될게 없기 때문에 간단하게 "신성로마제국"을 "제국"이라고 표현할게요.
그런데 17세기에는 유럽에 무수히 많은 국가가 있는데 왜 하필 독일이냐구요? 그거야 유럽 중앙 한복판에 있었던 독일 군(정확히는 용병이...)의 복장이나 무기, 진형등이 유럽에서 가장 보편적인 모습이었거든요. 물론 네덜란드, 스웨덴 같은 일부 신교국가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군대를 만들긴 했지만, 독일 지역의 제국을 파헤친다는 것은 곧 가장 보편화된 유럽군을 파헤친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저는 제국군을 선택한거죠. 그럼 시작해볼게요
<제국 보병대의 기원>
제국군에 관한 여러 역사 서적을 뒤적이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글귀는 바로 이것이에요. "제국 보병대는 황제 막시밀리안 1세의 란츠크네흐트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막시밀리안은 어느 시대 사람이죠? 란츠크네흐트는 또 뭔가요? 17세기 제국군의 기원을 파헤쳐보기 위해, 우선 란츠크네흐트에 대해 설명 해볼게요.
이야기는 부르고뉴 전쟁(1474~1477)직전으로부터 시작되요. 당시 부르고뉴 공작은 용담공 샤를이었는데, 이분은 당시 프랑스 왕이었던 루이와 반목하는 사이였어요. 때문에 용담공 샤를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전쟁에 매사 대비하고 있었는데, 새로 얻은 알자스에서도 병력을 징병하기 위해 하겐바흐 폰 페타라는 관리를 파견하게 되요. 하겐바흐 폰 페타는 일개 관리에 불과했지만 군사적인 선견지명이 있던 사람이었어요. 그는 프랑스 뿐만 아니라 스위스도 경계하고 있었는데, 스위스의 밀집보병대를 상대하려면 부르고뉴도 "스위스식 장창을 가진 보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결과 페타는 알자스, 남서 독일에 큰 돈을 뿌리며 병사들을 모집하고 장창을 쥐게 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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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공 샤를과 그의 부르고뉴 영토. 샤를 사후 네덜란드는 합스부르크에, 부르고뉴는 프랑스에 합병되요)
마침내 부르고뉴 전쟁이 터지게 되었어요. 부르고뉴의 장창보병대가 활약했냐구요? 절대 아니에요. 충분한 시간이 있었으면 모르겠지만, 페타가 생각한것보다 전쟁이 너무 일찍 터지는 바람에 병사들의 훈련이 형편없었거든요. 결국 부르고뉴의 스위스식 장창보병대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용담공 샤를이 낭시 전투에서 사망함으로서 부르고뉴는 완패하게 되요. 그런데 여기서 의외의 인물이 개입하게 되죠. 로마인의 왕 막시밀리안이었어요(로마인의 왕이란 다음대의 신성로마 황제가 될 황제의 후계자를 뜻함).
왜 뜬금포로 막시밀리안이 참전하냐구요? 용담공 샤를은 "마리"라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부르고뉴 전쟁에 석패한 상황에서 마리는 남아있는 부르고뉴 영지를 프랑스로부터 지키기 위해 합스부르크의 막시밀리안과 결혼하게 되요. 그러니까 막시밀리안은 부르고뉴 공작(마리)의 남편으로서 남아있는 부르고뉴 영지에 클레임을 걸게되요. 그런데 당시 프랑스는 샤를이 죽고난 후에 부르고뉴 영지를 하나씩 삼키고 있었거든요. 여기서 충돌이 일어나게 되요.
그런데 충돌이 일어나도 군대가 있어야죠. 당시 신성로마 황제였던 프리드리히도 헝가리와의 분쟁에만 신경쓰기 바빠, 막시밀리안에게 군대를 주지 않았거든요. 이 때 막시밀리안은 남독일에서 대규모 용병을 모집하는데, 그는 브루고뉴의 페타의 시도를 다시 한번 시도해봤어요. 모집한 병사들에게 장창을 하나씩 쥐어줌으로서 '스위스식으로 무장한 독일 용병대'를 창설한 것이 그것이었죠. 막시밀리안이 모집한 이 군대가 바로 란츠크네흐트라고 불리는 용병집단이었어요.
(스위스식 보병대(상)와 란츠크네흐트(하)의 모습이에요.)
결과적으로만 말하면 막시밀리안의 시도는 대성공이었어요. 1479년 긴가트 전투에서 프랑스를 패배시키고, 부르고뉴령 네덜란드를 접수하게 된 것이었죠. 스위스 용병, 그리고 막시밀리안의 란츠크네흐트와 같은 장창 밀집보병대가 전투에서 잇달아 승전보를 알리면서 신성로마제국에는 "장창보병이 좋다 카더라~" 라는 인식이 생겨나게 되요. 제국은 이후에도 란츠크네흐트를 전쟁이 일어날때마다 수시로 투입시켰고, 거의 정규군 부리는 마냥 사용하게 되요. 17세기의 제국 보병대는 이 란츠크네흐트 창병에 총병이 일정 비율로 섞여있는 테르시오라는 이름으로 쓰이게 되지만 그 근본이 막시밀리안의 란츠크네흐트임에는 틀림없는것이죠.
(란츠크네흐트의 진화판이라고 할 수 있는 테르시오의 모습이에요. 그림은 30년전쟁기의 그랑쿠르 전투라고 하네요)
엥? 그러면 란츠크네흐트는 분명 '스위스식으로 무장한 남독일 용병대'라고 했고, 17세기의 제국군이 이를 근본으로 하고 있었다면 제국에서는 용병이 정규군이었냐구요? 사실 정규군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고 할까나.... 다음화를 보시면 아마 보충설명이 될거에요
다음 화에서는 징병과 용병, 그리고 병과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그럼 다음화에~
첫댓글 이런 글은 정말 오예입니다.
우~ 야~
우하!!!!좋습니다!!!......
좋습니다 ! 에헤헤
신롬은 서로마 러시아는 동로마 황제직위를 갖고있던건데 러샤를 논외로 치시다니.............러샤도 엄연한 황제국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뾰트르 형님 나오기 전까진 유럽의 3류국가 ㅠ
장기&독점 계약을 하고 전장에서 항상 주력이 되었으니 엄밀히 말해 정규군이라 해도 손색이 없지여
굳 굳 잼써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