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6장 3절의 also 부분 번역비교]
........... 이는 그들이 육체가 됨이라 (개역개정)
........... for that he also is flesh (EASV) ; 그들도 육체가 되었기 때문에 내영이 120년 한도까지 함께 한다(yet을 사용)
........... for that he also is flesh (EKJV)
........... 이는 그도 육체이기 때문이다(흠정역)
영어번역본, 히브리어, 헬라어 모두 also가 살아있습니다. 한국어 번역 중 흠정역만 also를 살려서 "그도"로 번역하였습니다.
1. also를 눈여겨 본 이유
성경을 해석할 때 객관적인 추론을 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우선적으로 번역된 역본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어 성경으로 번역 될 때에는 번역자들이 선입견을 갖고 번역하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최소한 킹제임스 버전이 신뢰를 주는 이유는 종교개혁 이후 수백년 동안 계속해서 원본과 대조하여 수정작업을 하면서 오류를 바로잡는데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저도 본문에서 왜 also가 사용되었는지에 대하여 의문을 품고 면밀히 자료들을 조사해야겠다고 판단하고 문제에 접근했습니다. 이 구절에서 he가 가리키는 것이 바로 앞의 man인지 또는 sons of God인지에 따라 also의 사용 여부에 대한 해석이 달라집니다.
1) he가 sons of GOD을 가리키는 경우 : 하나님의 아들들도 육체가 되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오래(120년 유예) 견딜 수 없었다.
2) he가 앞의 man을 가리키는 경우 : 사람이 육체가 되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120년간은 참아주신다. 이 경우는 also를 사용할 이유가 없어짐.
2.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해석
본문을 면밀히 보면 이 말씀을 하신 날로부터 앞으로 120년을 노아의 홍수가 나기까지 참으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이 떠날것이다는 표현을 사람이 타락했으므로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입니다. 오히려 노아홍수 까지 참으신 것이 됨으로써 홍수 시점까지 함께 했다는 표현이지 '육적으로 타락한 사람에게 하나님의 영이 떠났다'고 알레고리 해석을 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 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떠났기 때문에 노아 홍수가 유발 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나의 영이 대홍수로 심판 할 120년까지는 유예기간(yet)을 두고 참고 있을 것이다"고 해석되는 것이 맞는 해석입니다(영어 성경을 보면 확실해짐).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영이 대 홍수때 까지 함께 한 것입니다.
3. 전통적 성경학자들과 유대 고대문헌의 also에 대한 견해
1) 전통적 유대 가르침
에녹1서(1 Enoch 15:8-10): 고대 유대 문헌인 에녹서는 "본래 영적이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던 파수꾼들(하나님의 아들들)이 여자들과 결합하여 육체(flesh)의 존재로 전락했기에, 그 영적 본질을 잃고 땅의 존재가 되었다"고 지적합니다.
2) 순교자 져스틴(Justin Martyr) 및 터툴리아누스(Tertullian): 초기 교부들은 창세기 6장 3절을 주석하면서, 영적 존재였던 천사들이 육체를 입고 정욕에 빠짐으로써 "그들 역시(also) 인간처럼 육체(flesh)의 지배를 받는 존재가 되어 심판을 받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also의 존재론적 전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3) 고든 웬함 (Gordon J. Wenham) : 세계적인 구약학자이자 Word Biblical Commentary(WBC) 창세기 주석을 쓴 고든 웬함 교수는 히브리어 원문 분석에서 also(גַּם, gam)의 쓰임새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웬함은 3절의 '베샤감(בְּשַׁגַּם)'에 포함된 '감(also)'이 하늘의 영역과 땅의 영역 간의 대조를 만들어낸다고 분석합니다.
그는 "만약 타락한 주체가 원래부터 육체였던 인간뿐이라면 also의 사용은 문맥상 여분의 표현(redundant)이 되거나 어색해진다"는 점을 밝히며, 영적 지위에 있던 '하나님의 아들들'이 육체화(fleshly)된 현실을 대조하여 표현하기 위해 also가 쓰였다는 견해에 상당한 무게를 둡니다.
4) 메튜 헨리 (Matthew Henry) : 전통적인 주석가 메튜 헨리 역시 그의 유명한 성경 주석(Commentary on the Whole Bible)에서 창세기 6장 3절의 also를 영적 본질의 부패와 연관 지어 설명합니다.
메튜 헨리는 본래 영적인 거룩함이나 높은 지위에 속해 있던 존재들조차 육체적 정욕에 정복당했을 때, 하나님께서 "그들마저도(he also) 이제는 영이 아니라 한갓 육체(flesh)에 불과하다"고 선언하신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비판을 넘어, 영적 특성을 상실하고 '육체적 상태'로 전락했음을 지적하는 표현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5) 고대 번역본(70인역 및 칠십인역 tradition) 학자들 : 구약 히브리어 성경을 희랍어로 번역한 고대 70인역(LXX) 번역자들과 이를 연구한 현대 본문비평학자들(Textual Critics) 역시 이 구절의 also가 가진 문제의식을 깊이 인지했습니다.
히브리어 원문의 also(גַּם)가 주는 해석적 파급력(영적 존재가 육체화되었다는 강력한 어조) 때문에, 후대 인간 중심적 해석을 지지하던 서기들이나 일부 번역자들은 이 단어를 '방황하다'라는 동사 어근으로 재해석하여 also의 의미를 완화하려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본문 비평적 시도는 고대 학자들 역시 원문의 also가 영적 존재의 존재론적 전락을 뜻하는 매우 강력하고 위험한(?) 단서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음을 반증합니다.
4. 성경을 해석함에는 조사 하나에도 주의해야 하는 이유
최초에 성경을 기록한 모세나 그 뒤를 이은 사람들은 이렇게 단어 하나 하나마다 생각보다 많은 정성과 집중력을 기울여 성경을 써 나갔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also에 대한 사용 사례를 보면 성경을 해석 할 때 대충 짐작하는 위험성은 많은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여러번 창세기 6장이 도마위에 오르지만 sons of GOD을 타락하게 된 영적 존재로 단정한다고해서 성경 전체의 정합성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뿐만아니라 구속사적 측면, 사탄과 마귀들의 적극적이고 집요하게 자행되는 창조질서 훼방, 그런 존재들에 대한 예수님의 구체적이고도 실재적인 지적들과 아무런 충돌 요소가 없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도말해야 했던 하나님의 아픈 심정을 헤아려 본다면 단순히 남성들의 성적 타락으로 그러한 엄청난 심판을 초래했다고 보는 것은 너무나 단편적인 시각입니다.
5. 덧붙임
인류의 기원을 가인과 셋으로 만 보는 것은 상당히 어리석은 시각입니다. 성경에만 기록되지 않았을 뿐 아담은 거의 천년 가까이 살면서 계속 자식을 낳았습니다. 그러므로 가인의 후손은 타락할 혈통이며 셋의 혈통은 경건할 혈통이다라고 보면 나머지 태어난 아담의 아들들은 예외 없이 자동 타락한 후손인가요?
창세기 4장 14절에 보면 가인이 한탄하면서 "무릇 나를 만나는 자가 나를 죽이겠나이다"라고 걱정합니다. 이는 앞으로 태어날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에 이미 불특정 다수가 있었다는 정황이 됩니다. 아벨은 이미 죽고, 셋은 태어나지도 않았으므로 아담과 이브가 가인을 죽일 것 처럼 여겨졌을까요?
혈통적 경건과 혈통적 타락을 단정하는 것은 너무나 편협한 사고방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