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실패 했지만 밥은 맛있는거 먹읍시다. 일부러 맛집 여행도 한다는데 오늘은 우리가 그런것으로 하고."
김팀장과 둘이서 각자의 휴대폰으로 검색을 한다. 게국지가 뭔지 이거 먹어봅시다. '방송도 많이탔네' 하고 찾아간 식당은 좁은 골목에 있었고 입구부터 나는 불쾌한 화장실 냄새에 역시 시골이구나 했다.
게국지는 7천원 9천원짜리는 제육볶음이 추가된다기에 9천원짜리 시켜놓고 게국지가 뭐냐고 물으니 옆테이블의 두 남자는 빙긋 웃는데 쥔장은 설명을 못하고 음식이 나오면 알려준다하신다.
채 오분도 안걸리고 음식이 나오는데 어떤게 게국지인지 게 다리 하나 얹혀진 뚝배기보고 감 잡았다. 둥그런 쟁반위에 놓인 뚝배기 3개와 밑반찬들이 맛있어보인다. 애호박 크게 토막내 끓인 호박찌개도 맛있고 열무김치. 고사리. 취나물 장조림등 반찬모두가 맛있고 좋은 쌀로 지은 윤기나는 밥이 나는 제일 좋았다.
제육볶음도 특이하게 맛있었으나 게국지는 이게 뭔가 싶은게... 특별히 맛있다고 말하긴 그렇고 절인배추에 게장국물이나 젓갈국물을 넣고 게다리 하나 넣고 끓인음식?
천장에 머리가 닿을듯이 허름하게 생긴 그 식당에서는 우리가 먹고 있는 사이에도 식당의 전화벨은 계속울리고 모두 초행인듯 위치를 묻거나 예약을 하는 손님들 전화였다.
대기하는 손님이 많아지니 먹고있는 내 맘도 덩달아 바빠져서 얼른 먹고 자리를 비워줘야 도리인듯 싶은게 여유롭게 먹을 수 없음이 아쉬웠다.
서산에 가면 밥 먹을 집 하나 생겨좋다 하고 계산하고 김팀장은 식당밖 길가에 있는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감탄을 한다.
화장실이 엄청 깨끗해요. 냄새도 안나고...
그럼 아까 그 냄새는? 그건 밤에 술취한 사람들이 ..그 소변 냄새 같아요.
장사할줄 아시는 사장님이시구나 밥도 맛있고 화장실도 깨끗하고 굳이 9천원짜리 안 먹어도 옆테이블 보니 7천원짜리 반찬이 우리랑 같았으니 혼자오나 둘이오나 양의 차이이지 다를게 없었다.
골목 밖 쇼핑거리의 유료주차장이 만차라 그게 좀 그렇지 '거북이집'이나 '서산불고기 백반의 신'집보다 진국집의 저렴한 가격에 제일 높은 점수를 준다.
주말이면 세 아이 데리고 잘 놀러다닌다는 김팀장이 여기서 가까운곳에 왜목마을 해수욕장있으니 구경하실래요? 하기에 두말없이 오케이 하고 달렸고
오늘 영업은 어차피 망친것이니 놀러왔다 마음먹고 해변의 여인 폼을 잡아봐?
왜목으로 가는 길은 한산하고 맑아서 이런데는 좋은 사람이랑 오면 참 좋겠다...하는 생각을 하며 올해 처음으로 해수욕장 구경을 했다.
이십여분 머물렀을까? 길 막히는 금요일 도로가 겁나서 해풍을 뒤로 하고 서울로 가기전에
주차장 끄트머리 화장실에 들렀더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까지 나오고 깨끗하고 냄새도 없고 휴지도 넉넉하니 백점이다.
해안을 벗어나 서울로 올라오는 길목에 어마무시하게 큰 스틸공장도 봤고.
비가 내리다가 말다가 또 내리다가 말다가 하는 도로에서 개똥이 전화를 받았다.
"난 다음주 부터 출근해서 일하려고 했더니 아빠가 회사에 월급줄돈 없다고 나오지 말라네. 이사님이 아빠랑 얘기해보고 내일까지 연락주세요.
나도 다른데 알아보던지 할테니까요."
세 달 푹쉬고 이제 정신 차려서 일하겠다는 개똥이를 사장님은 앞에서 말로 짜르고 내가 되려 "그래도 같이 일해야지요" 라고 붙잡아주길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저도 그날 처음 본 음식입니다.
전원일기님 댓글에 의하면
김치 담글때 꽃게나 백하지 넣고 담근 김치 찌개로 쪄낸 ..
어찌보면
묵은지 물로 씻어내서
게다리 넣고 끓인...
특별한 맛은 없었지만
먹어볼만한 그런 .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