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mberg News, 11/17】
1. 재고 급증에 국제유가 5%대 급락...WTI 배럴당 72달러
국제유가가 재고 증가와 경기부진 우려 속에 이틀째 급락을 이어가 주요 기술적 지지선마저 무너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78달러 부근인 200일 이평선을 뚫고 내려와 장중 한때 5.9% 가까이 급락해 배럴당 72.16달러로 7월래 저점을 경신. 전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 재고가 8월래 최대치로 증가하고 오클라호마 쿠싱 재고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남. 지난달 중국의 정제 투입량이 감소했다는 발표도 나옴. 미국의 실업수당 연속수급 신청자 수가 거의 2년래 최대를 기록한 점도 경제성장 둔화를 시사하며 유가에 부담을 더함.
BOK Financial Securities의 Dennis Kissler는 “단기적으로는 특히 쿠싱 지역의 원유 저장량이 증가하면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며, 원유 선물의 기술적 약세 역시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 TD Securities의 Daniel Ghali는 알고리듬 기반의 상품 트레이딩 어드바이저(CTA)들이 “고통에 기여하고 있는 듯 보인다”며, 보통의 CTA 트레이더들이 이번 세션이 끝날 무렵이면 롱 포지션의 대부분을 청산했을 것으로 추정.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화요일에 최근 산유량 증가세를 볼 때 석유시장이 이번 분기에 예상했던 것만큼 타이트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봄. 반면 OPEC이 월요일 견조한 수요 추이를 지적했지만 트레이더들은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감산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 한편 WTI 스프레드가 근월물보다 원월물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콘탱고로 돌아서 공급에 여유가 있다는 신호를 보냄.
2. 美 노동시장 냉각...제조업생산 위축
미국의 실업수당 연속수급 신청자 수가 11월 4일 마감 주간 187만 명으로 거의 2년래 최대를 기록하면서 실업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역시 11월 11일 마감 주간 23만1000명으로 8월래 최대치를 경신.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 각각 184만3000명과 22만명을 예상했었음. 변동성이 높은 주간 지표만으론 판단하기 어렵지만 이번주 발표된 여러 경제지표들을 감안할 때 대체로 미국의 노동시장과 물가 압력, 소비 지출이 다소 냉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생산 증가율 역시 자동차 노조 파업 등의 영향으로 -0.7%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0.4%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남.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신규 실업수당 신청 급증과 연속수급 청구의 꾸준한 증가는 노동시장이 지속적인 약화를 뜻한다며, 실업률이 10월 3.9%에서 11월엔 좀더 높아질 수 있어 연준이 올해 더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봄. Santander US Capital Market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Stephen Stanley는 실업수당 신청자 수의 증가가 추세적으로 지속될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
3. 메스터 연은총재 ‘디스인플레이션, 시간 걸린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식긴 했지만 중앙은행의 목표인 2%로 완전히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함.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한 컨퍼런스 개회사에서 “인플레이션은 2년 넘게 연준의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 여전히 우리의 목표인 2%보다 높지만, 경제 전반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눈에 띄는 진전을 보였다”고 진단. 다만 “2%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임. 연준은 이달 초 두 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22년래 최고 수준에 동결. 이제 12월에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연준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 판단하기 위해 경제 상황을 평가하고 있음. 올해 FOMC 정책 결정 투표권이 없는 메스터는 경제 전망에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 경제가 예상과 다른 길을 갈 경우 “통화 정책은 민첩해야 하며 우리의 이중 책무를 달성하기 위해 변화하는 전망과 위험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 또한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이를 가능하게 할 좋은 위치라고 주장. CNBC 인터뷰에서는 아직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힘.
한편 리사 쿡 연준이사는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 리스크를 주목하고 있다며, 보다 타이트해진 금융 여건으로 인해 중소기업이나 저소득층 등 일부 경제 부문의 경색이 자칫 추가 스트레스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 또한 에너지 가격 변동과 같은 글로벌 경제 충격과 미국의 통화정책이 다른 나라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 등 다른 리스크 요인들도 연준위원들의 관심 대상이라고 설명. 로이터에 따르면 필립 제퍼슨 연준부의장과 2명의 연준이사가 한 상원의원의 질문에 보낸 답변서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이 곧 종료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음.
4. 美 예금보험기금 확충
미국 금융당국은 일부 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월가 대형은행들을 동원해 예금보험기금을 확충하려는 계획을 현지시간 목요일 승인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이 전함.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기금(DIF)은 통상 계좌당 25만 달러까지 보장하지만, 지난 3월 지역은행 위기 속에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의 예금을 전액 보장하고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손실을 일부 부담하면서 DIF가 크게 줄었음. 보통의 경우 가입한 모든 은행들이 분기마다 소위 평가액이라는 수수료를 내는데, FDIC는 지난 5월 제시한 기금 충원안에서 자산규모 500억 달러가 넘는 금융기관을 상대로 이번 특별수수료의 95%를 부과하고 대신 50억 달러 미만의 경우 면제하기로 했음. 이후 업계에서 평가액 책정 방식의 일부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를 고려했지만 이번 최종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 소식통은 전함. JP모건 체이스는 최근 공시에서 해당 규정이 시행될 경우 세전 기준 약 30억 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추산.
5. 美 재무차관 ‘미국채 시장, 변동성에도 회복탄력적’
넬리 량 미 재무부 국내재정담당 차관은 26조 달러 규모의 미국채 시장이 지난 1년간 극심한 금리 변동성과 지역은행 위기, 중국공상은행(ICBC) 해킹 공격 등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잘 작동해왔다고 평가.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뉴욕 연은에서 열린 9차 미국채 시장 연례 회의에 참석해 미국채 시장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당국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며, 거래량 투명성 제고와 과도한 레버리지 억제를 위한 가능한 추가적 조치들을 설명. 헤지펀드의 대규모 레버리지에 기반해 미국채 현-선물간 괴리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베이시스 트레이드의 리스크를 지적하면서도, 미국채 유동성 증가 및 수요 확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연준부의장은 베이시스 트레이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 수집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해당 거래 전략이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시장참여자와 미국채 시장 기능에 리스크를 증폭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 한편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16일자 블룸버그 칼럼에서 미국채 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모든 미국채 거래가 중앙청산소(central clearinghouse)를 통해야 한다고 주장. 량 차관은 중앙청산소 관련 당국의 계획에 대해선 새로운 언급을 내놓지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