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욱의 출판 기념회의 뒷이야기 임다.
정말 많은 식구들이 모여서 정겹고 흥겨운 기념회는 자--알 마치고
일부 바쁜 사람들은 귀가하시고, 그래도 다 못나눈 정들 때문에 뒤쳐진 사람들
열서,너명 정도가 밑에 있는 노래방을 또 주름잡았걸랑요. 노장파가 많더라구요
거의 밤을 지새울 기세들이었는데, 그나마 벙개회장이 추슬러 정확하게 11시 48분에
노래방을 나왔슴다요.
밖에서들 나와서 모두 귀갓길을 서두르는데 , 이창기 평의회장 왈
"윤선생, 차 가져 왔어??"
이 몸의 화려한 착각---'아하! 내 귀가를 걱정해 주는구나'
"물론 가져왔지, 저기 세워놨어"
어랍쇼, 이 아저씨 좀 보소
"그라마, 우리 기사 쫌 해라"--어이구, 이 아저씨 좀 봐라
이창기군, 이동진군 , 덜렁 차에 올라탄다.
이동진 단우, -- "어! 영태군은??? 영태군도 태워야 되는데..."
도리업시 차에 시동걸며, 차창문을 열고 , "영태씨, 영태씨, 빨리타라"
김영태 단우---"어? 나도 타야 되나? 알았다"
줄레줄레 쫓아 와서 올라 탄 세 남자를 싣고, 공식 길치인 이 아줌씨 드디어 출발
"봐라, 봐라, 어느 쪽으로 가야 되는데?"
이창기 단우,--"먼저 시지 쪽으로 가자" "그라마, 이동진 단우 집은 어데고? 영태씨 집 방향은 내가 대충 아는데, " 이동진 단우--"우리 집은 대곡동이다" "아이쿠야!! 대곡동이마 월배쪽 아이가?? 완전히 대구의 동,서를 가로 지르게꾸마. 그란데 나, 이쪽 방향으로 안와봤고 더구나 밤이라서 길을 모르는데 우야노??"
김영태 단우--"걱정하지 말고 가자. 대구 시내 길이라카모 내가 꽉 잡고 안 있나."
그 말만 믿고 일로 경산 방향으로 페달을 밟아 열심히 가는데, 와이고야, 그 시간대에 달리는 차들
무시무시 하데요. 이른 바 총알택시들, 얼마나 밟아제끼는지....어리버리한 기사에 술취해 비몽사몽인 세 승객----아고, 내 팔자야
어느 정도 달리는데 눈을 감고 자는 듯 누웠는듯 하던 이창기 단우---"저기 저 쪽으로 우회전 하자"
' 어? 벌써 다 왔나?' 하면서 지시대로 어느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 가 주차를 하고 내리나까, 웬걸? 만촌동이 아닝가?
"어이, 창군 여기 시지 아이다. 만촌동이다" "안다. 여게 내가 개발해 놓은 70년대 서정을 간직한 술집이 있응께, 한 잔 더하자. 그저께, 이형우 교수, 윤장근 선생하고 한 잔 했는데 분위기도 좋고 주인 아줌마 인심도 푸근해서 참 조터라----'아이구 두야, 이 문디들을 우짜노'
하릴업시 박수로 화답하는 남자들을 따라 "목화구이 집"으로 직행
주인 아줌마와 여종업원 하나----과묵한 이동진 교수 왈---"조가 맞네, 그래서 이(창기)선생이 여기로 오자 캤구나"
그 때부터 시작된 3차---김영태 단우의 화려한 개인기로 그 아줌마와 아가씨(?) 절대적인 추종자로 만들어 놓고 새벽 2시 30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는데, 그 이후의 악전고투, 말도 마시쇼
길을 꽉 잡고 있다던 김영태 단우는 옆자리에서 코를 골며 자고, 집을 알려줘야하는 이창기 단우도 뒷좌석에서 완전히 돌부처 모양, 그나마 걱정이 되어서 깨어있는 이동진 단우도 길, 집을 모르기는 매일반, 거진 시지쪽에 다 온듯하여 자는 김단우를 흔들어 깨우며--"시지 천마타운 어데로 들어가야되노?" 물으니까 "어? 응, 저 다리 부근에서 우회전 해라" 웬걸 , 들어가보니 시지 끝자락, 아무리 둘러봐도 목적지는 눈에 안띄고, 골목골목을 눈을 까뒤집고 훓어 보던 도중, 이동진 단우가 "저기 있다. 저 쪽이다"
간신히 찾아서 그 다음에는 이창기 단우 깨울 차례 "이선생, 아파트 몇 동이요?" "응 , 222동" " 그 다음은 몇 호?" 아이구야, 엘리베이터에 간신히 올려 태우고 '홋수는 제대로 찾을려나?' 걱정하며 일로 대곡동으로...
다행히 이동진 단우는 그나마 정신이 말짱하여 대곡동서 하차 시켜주고 그 때까지 자고 있던 영태단우,
책임이 막중함을 느꼈는지 껌 꺼내 씹고 노래 불러가미 7호 광장에서 하차---그 다음 우리 집 찾아갈 일이 꿈결 같더라만서도 영태단우가 대충 일러줘서 한,두어번 헤매다 집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4시 20분
"엄마, 아부지요, 와 나를 술을 못마시는 체질로 낳아서 이 한 밤을 모르는 길 헤매가미 기사만드능기요?" 원망하며 꼬꾸라졌슴다
다음 날--이 몸이 또 낮잠을 못잡니다요. 그런데다 웬수같이 아침에 눈은 늘 일어나는 시간에 눈이 뜨여져--옛날 어릴적에 어른들이 시계도 없고 알람도 안 울리는데 제 시간대에 일어나는게 그렇게 신기하고 위대해 보였는데 지금은 그게 웬수 입니다요 지금 방학이라 늦잠 자도 되는데--- 안대를 쓰고 침대에 누워 딩굴어도 잠은 못자고 머리만 아파서 낑낑대고 있는데 정오가 넘고나자 그래도 안부 전화 해주는 의리들은 발휘하대요---에구 무시라. 대구 문디 머스마들. 다음에 또 기사 시키봐라 .내 가만두나.
첫댓글 윤단우님, 이 정도 글이면, 올 연말에 책 한권내도 되겠습니다. 가슴에 와닿은 말이 많습니다. 책 제목은 "술 못마시는 것도 죄다" 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서울 재미 좋으셰요.
어제, 서울은 눈이 내렸슴다. 얼떨결에 본부의 이,취임식에 참석도 하고....근데요.부지부장님, 글을 쓰는 즐거움과 동시에 혹독함과 가혹함을 이 몸은 일찌감치 알아버려서 그냥 신변 잡기나 끄적거리는 거로 만족하고 있슴다.
윤단우님 인기라 많아서리. 그라고 무더기로 윤단우님을 괴롭힌다는 것은 일종의 사는 재미라 여기심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심더. 건강하시고 즐거운 일들이 떼거리 몰려와서 윤단우님 괴롭히면 얼마나 좋을 꼬.
하하하!!! 단우님 정말 수고하셨네요...
단우님 글 읽다가 중간에 그만 소리내서 웃어버렸습니다. 그래도 괜찮지요? 대구의 동서를 가로질러 새벽 4시 30분에 집 도착. 이거 흥사단인 아니면 죽었다 깨도 못하는 일이죠. 암..
내가 봐도 남자 단우님들이 너무 하다. 이모님께 운전대를 맡기고 그냥 술만 드시고, 또 차 안에서 주무시다니요? 덕분에 운전솜씨는 디기 늘었겠네요? 그리고 친절하게도 그 소식을 알려 주시고자 글 쓰시느라 참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즐겁습니다만.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