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쿄 - 고쿄리 코스는 거리상으로는 비록 2km 밖에 안되지만 고도를 570m나 올려야 하기에 그리 만만한 코스는 아니다.( 5000m급 고지는 참으로 힘겹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아주 천천히 움직여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오르내리는데 대략 4~5시간 소요되는데 능선따라는 3시간 40분만에 도착했다. 5000m 이상에서도 정상적으로 숨쉬며 오르는 걸 보면 야크혈통이라서 그렇다는 본인의 말이 수긍이 가기도 한다.
1. 고쿄에서 마체르모 까지
오후에 심한 눈보라가 있을거란 일기예보에 서둘러 점심후 고쿄에서 내려가던 그날 오후는 심한 눈보라가 앞을 때려 쉽지 않으면서도 지극히 단순한 트레킹이 되었다.
어제 고쿄로 올라갈 때는 눈보라가 등뒤를 떠밀어줘 괜찮았는데 오늘은 더 심한 눈보라가 앞을 때려 눈을 뜨기가 힘들다.도르제(가이드)는 가져온 큰 우산을 밑으로 내려 발아래만 보고 걷는다.(눈이 위에서 밑으로 내리는게 아니라 바람 때문에 밑에서 위로 올라 오니까)
마체르모로 가는 내내 풍광도 볼 수 없었고 대화와 휴식.....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눈보라를 일부라도 막아주려나 싶은 바위가 모처럼 보여 사진이나 한 컷 하고 가자고 멈춰서서 억지사진 두컷 남겼다.
어두워지기전 마체르모에 도착하니 바람은 간곳 없고 밤새 눈만 내린다.
거칠던 눈보라도 여기서는 저절로 평화로운 함박눈으로 변한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쿰부히말의 새벽은 언제나 날이 맑았기에 다음날의 아침풍광 사진찍기 제일 좋은 롯지를 골랐으나 내리는 눈은 단 1분도 그치지 않고 밤새 내렸다.
2. 마체르모의 아침
다음날 아침 여늬 때처럼 5시에 일어나자마자 카메라를 챙겨 후다닥 나왔으나.....대실망.
눈좋은 사람에게만 보일락말락한 봉우리 하나만, 그것도 꼭대기 끝자락만.
들고나온 카메라에게 무안하여 셔트 3번 눌렀다.
침낭에 들어가 누워도 잠도 오지 않고 이번 트레킹이 아쉽기만 했다.
너무 아쉬워 30분 정도뒤 다시 문을 살포시 열어 보았다.
'앗! 이럴 수가.'
파란 하늘아래 하얀 설산이 번쩍인다.
누워있는 능선따라에게 “야! 날 맑아졌다.”소리치고는 카메라를 낚아채고 뛰쳐나갔다.
‘감사합니다!!!’ 내 머릿속에서 나도 모르게 외쳐진 소리다.
마체르모 언덕위로 빠꼼이 고개 내미는 캉데카와 탐세르쿠
마을 양쪽에서 푸른 초지의 언덕이 거친 바람을 막아주고 쏟아져 내리는 따사로운 햇살과 그 볕을 받아 빛나는 계곡 작은 물줄기가 두드코시강으로 흘러간다. 강너머로는 아르캄체,촐라체,타우체등 6,000m급의 고봉들이 준엄하게 에워싸고 있다.
그야말로 이 황량한 4000m고지 위에 생명이 살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쿰부의 여신은 마체르모에 선사했다.
이 아름다운 마을 마체르모가 있어서 고쿄 순례 길은 더욱 빛이 난다.
3. 마체르모 언덕에서
서쪽 왼편 뾰쪽한 봉우리는 캬조리,오른쪽 능선뒤에는 파리랍체가 숨어있다.
남쪽 언덕에서 보는 캉데카와 탐세르쿠.그 뒤에 쿠슘캉가루(6367m)
북쪽 로부체로 부터 이어지는 6,000m급 연봉들.왼쪽끝 구름속에 초오유(8188m)는 일부만 보인다.
남서쪽 테닝보(5839m)의 험상궂은 줄기
동쪽 아르캄체(6423m),촐라체(6335m),타우체(6367m)가 구름속에 숨으려 한다.
4. 마체르모에서 포르체 까지
5. 포르체
타우체(6501m)언저리에 자리잡은 포르체(3810m)는 80여 가구 300여명이 사는 땅이 기름지고 물 좋기로 이름난 마을이다.
고산에 어울리지 않는 넓은 농토를 보유한 독특한 지형에 자리잡았기에 멀리서도 눈에 확 뜨인다.
큰 강줄기로 떨어져 있어 약간의 문화적 차이를 보이고 있어 쿰부내에서도 ‘더 시골스런 마을‘이다.
오며가며 바라 본 포르체 원경(마을 윗 부분 붉은 지붕이 우리가 숙식한 롯지)
포르체의 아침
쿰비율라에서 이어진 연봉들(가운데 뾰족한 봉우리는 캬조리)
6.포르체에서 쿰중으로
7. 쿰중
쿰중마을(3790m)은 티벳에서 넘어온 셰르파족이 이곳 쿰부지역에서 최초로 만든 마을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쿰중이 이곳 쿰부지역에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아래쪽의 남체가 교통의 요충지여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이곳 쿰중이 셰르파족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셰르파족의 성산인 쿰비율라(5761m)아래의 분지형태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생산되는 감자는 맛있기로 유명하다.
쿰중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에베레스트를 최초 등정한 힐러리가 이곳을 종종 방문하여 학교와 병원도 세웠다.
과거 7,8천m 고봉등정에는 셰르파들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는데 거의 대부분 이 마을 출신들이었다.
콩데(6168m)아래 마을의 동쪽입구가 보인다.
쿰비율라아래 자리한 쿰중마을
마을의 남쪽입구에서 본 쿰중.쿰부에서 가장 긴(사진에 보이는 탑너머로 또 이어진다) 마니석 오른편은 힐러리 하이스쿨.
동쪽으로 보이는 아마다블람(6856m.에베레스트를 중심으로 한 쿰부히말의 수문장으로 말뜻은 '어머니의 보석상자'로 세계3대 미봉중 하나.비행기타고 내려다 보면 마치 독수리가 날개 편 모습이라 대단히 인상적임)
캉데카(6685m) '말안장'이란 뜻.
정상부가 꼭 말안장 모습 그대로다.
어디서 바라보나 탐세르쿠와 가까운 친구처럼 잘 어울린다.
쿰부히말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나 변함없이 다정한 캉데카와 탐세르쿠
탐세르쿠(6608m) '황금의 문'이란 뜻
좌편에는 꽁데 우편에는 탐세르쿠가 있는 고개에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사무소가 있고 그 문을 들어서야 쿰부히말의 거대한 장벽안으로 들어선다.
쿰중을 떠나며 롯지 주인부부와 함께
롯지의 홀안 기둥에 대단히 아름다운 산골처녀의 사진이 걸려있어 혹시나 싶어 누군가 물어보니 역시나 안주인의 처녀적(쿰중 축제 미인선발대회에서 우승한 날 찍은)사진 이었다. 바깥주인은 당시 쿰중 제일가는 부자집 아들이었고 자식들은 모두 미국 유학가서 정착하여 살고 있었다.
8. 쿰중을 떠나 남체바자르까지
언덕너머로 보이는 꽁데
에베레스트 뷰 호텔 전망대로 올라가는 사람들
오른편으로 아마다블람,캉데카,탐세르쿠
세르파족들의 성산 쿰비울라
아래 보이는 텐진 노르가이 기념탑
가운데 에베레스트뷰호텔 전망대
그 너머 타우체,그너머로 보이는 에베레스트와 로체
오른편에는 아마다블람
루클라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비행기안에서
첫댓글 색감은 역시 Nikon이 더 좋은 것 같네요
폰에서만 보지 말고, 꼭 PC에서 큰 모니터로 보세요!!
렌즈는 역시 니콘이 제 마음에 들어요.
지금 주로 사용하고 있는 소니미러리스보다 250g 무거워 1년정도 전혀 사용 안했었는데 근래에 와서 이용률이 늘고 있어요.
평생 우리가 했던 수 많은 산행의 추억들 중에 백두대간 종주와 쿰중 히말 트렉킹이 가장 자주 생각난다. 특히 마체르모 언덕에서 바라 보았던 풍경은 큰 감동으로 남아있고 지금도 생생하지..
새벽마다 옥대장은 카메라 둘러메고 고봉들이 높이 순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장면을 보러 나가자며 잠 모자라는 나를 깨우곤 했지.
고쿄리 트렉킹을 마치고 카트만두에서 우리가 탄 비행기가 인천을 향해 이륙한 한 시간 뒤에 진도 7.8이나 되는 대지진이 네팔을 흔들어 히말라야 산맥을 트렉킹 하던 트렉커들을 포함하여 7000명이나 사망한 아찔 했던 기억이 난다.
잊고 있었던 2015년 4월25일 네팔대지진. 최종집계는 진도 8.1 사망자 8964명.카트만두 시전체가 남쪽으로 3m 이동.눈사태로 고립된 등산객들은 헬기로 대부분 구조되어 피해를 많이 줄였다지요. 혜초트레킹을 통해 구호성금도 조금 보냈었는데. 가장 도움되는 것은 해외트래커들이 많이 와주는 것이라는 네팔정부의 호소에 다음해 8월 4명이서 무스탕을 트레킹 하고난후 박타푸르 축제에 갔을때 복구작업중인 유적속에서 활기찬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지금은 많이 복구되었을 그곳의 모습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