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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과 동아실계곡
15년전 쯤이다. 백두산 가는 길에 버스가 고장 나는 바람에 밀림에 갇힌 적이 있었는데 한편 2시간 동안 l하늘을 찌를 듯한 자작나무를 원없이 본 적이 있다. 하얀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한치의 흐트림도 없는 안동의 유생들을 보는 듯했다. 어찌보면 자작나무야말로 백두산을 보고하고 있는 거대한 솜털이불 같았다.
닥터지바고에서도 이 순백의 자작나무는 시베리아 벌판의 가로수가 되었고, 바이칼 호수가 외경스러운 것은 순전히 조연 격이 자작나무 때문이었다. 이런 이상향의 나무를 우리 땅에서 보기란 쉽지 않을텐데, 인제에 군락이 있다는 소리에 기대 반, 호기심 반의 심정으로 이곳을 찾았다.
강원도 인제군 남면 원대리의 자작나무 숲.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순백의 자작나무들이 서로 가지를 비비며 사랑을 속삭이듯 모여살고 있었다. 백설공주가 찾은 일곱난장이가 사는 곳이 딱 이런 곳일게다. 반발치에서 침만 꿀꺽 삼키며 관상용처럼 바라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숲속으로 나무의 기운을 내것으로 만들도록 꾸며졌다. 자이리톨 껌 한통을 잘근잘근 씹는 것처럼 머리가 화해진다. 조금지나면 싸한 박하사탕의 상쾌함이 전율처럼 퍼진다. 자작나무 한그루 부여잡고 '자작자각' 소리가 나도록 마음껏 비벼보았다. 껍질이 벗겨지듯 세파의 찌든 때가 훌훌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다.
어느덧 하얀 가운을 걸친 나무는 오욕으로 가득찬 도시인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닥터지바고가 되어 늠름하게 서 있었다.
높이만 20m에 달하며 광야를 달리는 투사처럼 그 기상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껍질은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것 같이 얇은데 한방에서는 '백하피'라고 해서 이뇨.진통 해열에 사용된다고 한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천마도의 재료가 바로 자작나무 껍질이며, 팔만대장경도 바로 이 나무로 만들었다고 하니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 하는 나무다. 추위에 강해 강원도 산간지방만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가을이면 노랗게 잎이 변색돼 황홀경을 연출한다고 하니 가을 풍경도 내심 기대를 해본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무려 3000본, 60ha에 조림된 숲이다. 그 속내로 들어가 냄새를 맡고 크게 심호흡도 하고, 나무도 타면서 자연과 한몸이 된다. 기가막힌 오솔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통나무로 만든 정글, 그네 등이 있어 아이들 숲속 유치원으로 쓰인다고 하니 인제의 아이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
어릴적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 꿈익는 마을인 원대리. 반장동 고개에 입구가 놓여 있다. 버스는 이곳에서 정차.
고개마루에서 내려 본격적으로 숲길에 오르게 된다. 이곳부터 3.2km 걸어야 자작나무 숲에 닿게 된다. . 중간에도 숲이 있지만 시간 낭비하지 말고 앞만보고 걸어라. 임도를 돌아 원점회귀하는 코스도 있다.
이곳에서 코스를 자세히 물어보라. 인제 국유림관리소에서 관리하고 있다. 입산했다고 방명록에 사인 한번 해주고 출발하면 된다. 이곳에서 자작나무 숲까지 임도를 따라 3km 도보로 1시간 소요 .
차가 다니는 길이기에 등산로는 완면. 입구에 말 농장이 있어 야생에서 뛰어 노는 말을 볼 수 있다.
길가에 자작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 예고편에 시간을 빼앗기면 본영화를 볼 시간이 없게된다. 그냥 무시하고 올라라. 3km 정도 가면 엄청난 자작나무숲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도 계속 숲을 조성하고 있다.
건너편은 남설악산이 보이고 오른쪽은 자작나무 숲. 황톳길과 아스팔트길이 번갈아 나온다.
입구에서 만난 진도개 2마리 산행 내내(13.5km까지) 쫒아 왔다.우리가 버스 타고 갔을때 다시 제 집으로 돌아갔을 텐데...다시 산을 넘어 갔을텐데. 오늘이 중복이다. 이 영특한 개를 보니 절대로 보신탕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결심을 했다.
매 km마다 안내 표지판이 있으며 이곳에서만 핸드폰이 터진다. 원래 이 길은 49km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리는 길이다.
천천히 걸어도 한시간이면 자작나무 숲에 닿는다. 자작나무 숲 부근이 거의 산 정상이고 나머지는 내리막길로 보면 된다.
쭉쭉 내뻗은 자작나무 숲. 이국적이면서 운치있다. 최근에 산책로를 조성해 놓아 마음껏 숲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새 울음소리에 귀가 맑아졌다.
하얀 우비를 걸친 것 같기도 하고. 비닐 옷을 걸친 댄서(박진영) 같기도 하고~~아니야 커피색 스타킹을 신지 않는 여이의 속살. 수피를 어루만지니 촉감이 좋다. 이걸로 연예편지를 쓰면 효과 만점이라고 하던데
자작나무 의자. 그네, 정글집 등을 볼 수 있다. 다음에 갈때는 과일 깎아 먹어야지
모놀에서 답사를 가면 이곳에서 점심 예정 . 줄기가 하얗기 때문에 알몸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바닥은 부엽토로 푹신푹신. 자작나무 단일수종으로 이렇게 울창한 숲이 또 있을까.
자작나무 그네를 탈 수 있다.
자작나무 오솔길. 나무에서 오묘한 기운이 느껴진다.
나무에서 은빛이 반사되기 때문에 마치 밍크코트를 두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한여름에도 겨울 분위기가 난다.
나무가 빼곡. 18년 조림의 승리다. 자식을 키워도 이렇게 멋지게 자랄 수 없어.
울창한 숲사이를 거닐며
여름 신록과 자작나무와의 만남
자작나무가 납엽송을 만났을 때~강아지가 길 안내를 해준다.
동자꽃과 자작나무 숲
난 이런 그림을 원했어.
얼마나 나무가빼곡한지 사람이 작아 보인다.
하늘말나리
겨울 자작나무와 여름 나리꽃
다시 숲길을 헤처나간다.
풍성한 고비가 가득
숲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 이름 참 예쁘네, 하늘 만지기
자작나무 숲은 거의 산 정상에 위치해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 오늘날까지 멋지게 숲을 이룰 수 있다. 이곳부터 계속 임도를 따라가게 되는데 다양한 야생화를 만나게 된다. . 2km쯤 가면 갑자기 하늘이 열리면서 분지가 나온다. 이렇게 높은 곳에 마을이 들어선 것이 마냥 신기하다. 한국전쟁때 전란을 피해 숨어든 은거지란다. 회동마을에는 초등학교 분교가 있었다고 하니 에전엔 꽤 사람이 많이 살았던 곳인가보다. 현재는 펜션 2곳이 들어서 있다. 직진하면 출발지인 원대리가 나오고 우회전해 임도를 따라가면 실핏줄 같은 동아실 계곡으로 연결된다. 삼거리부터 도로까지는 9km정도 하산길이기에 그리 힘들지는 않다.
동아실 계곡은 인적이 드문 임도길이어서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에 그만
길섶에 핀 야생화가 싱싱하다. 마지막 까지 계속 이런 길을 밟게 된다.
하늘이 열리면서 주변 산세를 감상하며 거닐게 된다.
중간쯤 계곡을 만난다. 시원한 물에 발 담그기 좋다. 이곳에서 대로까지는 1시간 30분
자작나무 줄기같은 대장 발
돌무더기도 보이고
그 끝자락에 임도 차단기가 보인다. 이곳에서 마을로 내려가면 동아실마을
징검다리를 건너면 작은 폭포도 보임
계곡을 따라 마을로 하산하면 된다. 예전 화전민이 살았던 마을. 계곡이 깊고 수목이 울창해 산간 오지마을로 보면된다. 폭포와 기암이 어우러진다.
도라지꽃
산중 깊은 곳에 펜션도 보인다. 옛날 복숭아가 온 마을을 뒤덮었다고 해서 도화실이 되었고 그것이 동화실로 바뀐 것이다.
고추밭
싸리나무
도토리꽃 맞습니까
계곡을 옆에 두고 걷게 된다. 물소리가 듣기 좋다. 가마소폭포. 여름휴가지로 피서객이 알음알음 찾는곳. 텐트가 여럿 보인다. 이 물이 흘러 소양강에 합류된다.
강아지가 마지막 우리가 갈 때까지 ~~영특한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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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 가고 싶은 곳이네요
카나다에선 많이 봤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런 숲이 있다니...
계곡도 좋고 야생화길도 멋지고
8월답사 꼭 가야지...
ㅎㅎㅎ 향기나는 숲속에서 향기야~~하고 소리 쳐 줘야 해요.
히야홋~~~~
완죤 내 취향의 답사처를 거푸 찍어내는...........대장님 이뿨~~
자작나무숲은 모델 사진 찍기 좋은장소..로 생각되요..
뭐 모놀인들이야 다 모델.. 이지만요..
음..치마 나풀 나풀....머풀러 하늘..하늘..아니야 머리에 꽃을 달고..
아니 아니 아니 그것도 아니야..뭔가 신비스런 분위기..연출 ..ㅋㅋ
안개가 드리운 ..자작나무숲..드라이 아이스가 필요해 ㅎㅎ
동화 같은 분위기도 좋을거야 ..초록 고깔 모자에 빨간색 티..초록 반바지 ..
고민좀 해봐야 겠어요..
자작나무숲 말만 들어도 행복해요
자작 자작 걸으면 되겠군요^^* 인제하면 친근감이 확 밀려와요~~~~ ㅎㅎ
몇번 들어본곳인데 대장님따라 길을 나서여 겠어요~~ ㅎㅎ
기대가 됩니다. 모스크바의 자작자무를 보고 정말 치마를 들쳐보는 하얀 속살을 생각했는데... 이거 변태아니죠??
참 좋네요. 날짜를 맞출수 있을 런지 ? 노심 초사 !
자작나무숲이 좋으네요.
횡성의 자작나무숲 미술관에 기대하고 갔다가 자작나무가 많지않아 실망했었는데...
도토리 나무에 꽃이 피다니~ 첨 보네요~
상당히 좋아보이네요. 같이 가보고싶네요.
우와...좋다~~~ !! 이 더운 여름에 확~ 땡기네요....오랫만에 여행편지 읽고갑니다.
자작나무의 향내가 무더위를 뚫고 코 끝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어찌가고싶은데를그리쪽찍으십니까~시간이맞지않고항상한번뿐이라아쉽습니다.언제나그대열에낄수있을지....
꼭 가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잘 봤습니다
메모 했다가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이번엔 참가할수있을지도..^^ㅎ
대한민국 속속이 잘찾아내시는 대장님...발이 넙대대.튼튼해보여요.ㅋ
말로만 들었던 이국적인 자작나무 숲길을 간다니 아주 반갑습니다. 대장님~~ 감사합니다.
도토리나무에 꽃처럼 핀것은 꽃은 아니고 변이현상인 것 같습니다. *^^*
넘 가고픈데..8월 토요일 다 빼게 생겼네요. 마음만.. 꿀떡
가는거 신청 어찌 하는지 ,,,,처음입니다
그리고 별칭 수정했습니다
저도 초짜입니다..
어찌 모여 노시는지 꼭 동참하고 싶습니다.
아들 안내로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는데...참으로 멋지게 노시는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4일전 <대한민국 숨겨진 여행지 100>을 인터넷 주문했는데 아직도 감감입니다.
오늘 책 배송된다고 연락~~~
어떤 책이길래 이 야단인지 기다림으로 가슴이 두근두근~~!!
아~~이런 일로도 가슴이 두근거릴 수가 있구나~~!!
어제 오후 늦게야 책이 도착~~~
내가 가 본 곳은 어떤내용으로 안내되어 있을까??생각하며 이곳 저곳 둘러보는데...
방태산자연휴양림 친절한 여행팁(147쪽)에 가는 길이--진동산채 고향집두부전골...맛집이 너무 많아 그리 되었는지^&^...
죄송합니다. 가는길이 잘못 되었네요. 그동안 이걸 발견하지 못했는지 몰라요. 감사합니다.
아!!좋네요....이번에 답사갈수 있기를 바라며...대장님 일욜날 하심 아니되옵니다^^*
헐........ 눈이 호강했습니다.....감사감사..
가보려고 벼르던곳인데 다른 일정이 있는날이네요 ㅠㅠ,
허걱~~~
8월25일 정말로 자작나무 숲길를 걷고 싶은데...
아니~ 아니되옵니다 하면 비오는 날 먼지 나도록 얻어 맞을거 같아서...ㅠㅠㅠ
근디 8월에도 넷째주 답사 맞나요?
풍경이님 딸께서 결혼 하시는군요. 그래서 못가시나봐요. 이쁜 딸 결혼 축하드립니다. ^^
탄성이 저절로 ... ^^* 오름길이 마이 힘들지는 않을지.. 가고 싶네요 ^^*
8월답사는 참석해야지 혔는데....
풍경이님 딸이 결혼하는 날이구먼요, 결혼식에 참석해야할 친구로서의 의무가,,..^*^
담 기회를 봐야겠네요. 설마허니 올해 안에 갈 수 있겄지요.^*^멋진 길,,제몫까지...
음. 여름은 방콕이 최고라고 생각햇는데,,대덕산 야생화길도 글코,,자작나무 숲길도 글코,,저절로 여름에 돌아 디니게 만드네여.
꼭 달력에 체크해놓아야지요. ㅎㅎ
멋있습니다.
아름답군요
무리해서라도 꼭 가보고 싶어요... 숲에서
진도토리님 안녕하세요? ^^
8월 세째주 토요일(18일) 일이 있어서 이번엔 못가겠구나 했는데 우와 25일 이네요. 꼭 갈수 있길 바래요.
내 마음과 영혼을 인제 자작나무 숲으로 배달해 주오...^-^은
보기만해도 시원해지는 곳이네요^^*
갈수있었으면 좋으련만^^*
와~~넘 행복한 길입니다!!
저 길을 걸으면 너무 행복 할것 같아요.
좋은 곳이군요.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