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일기(50) - 내포문화숲길-백제부흥군길 9코스(당진)
1. 충남 내포길을 걷는 시간도 이제 마무리 할 시간이 된 것같다. 어느 때 충동적으로 이곳을 다시 찾을 수도 있지만, 전국 곳곳에 수많은 길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다시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천안’에서의 단기거주가 이제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포문화숲길은 내포 지역의 포근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코스들이 많다. 화려하거나 멋진 풍경은 아닐지라도 길을 걷는 순간 평안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길들이 대부분이다. 오늘의 코스는 당진 내포문화숲길 방문자 센터에서 출발하는 백제부흥군길 9코스이다. 이 길은 센터에서 출발하여 대부분 산 속의 임도를 걷는 코스이다.
2. 산 속의 임도는 산이 주는 생기와 싱그러움을 그대로 받을 수 있어 좋다. 공기도 바람도 숲속에서 만들어진 자연의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는 길이다. 임도를 따라 걸을 수도 있지만, 조금 심심하다면 중간에 두 개의 산이 있다. 하나는 아미산이고, 다른 하나는 몽산이다. 몽산은 임도에서 약 300m, 아미산은 약 500m 정도의 거리이다. 산에서의 100m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높지는 않지만 제법 숨이 차고 힘든 호흡을 내쉬며 올라야 한다. 충분히 등산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산에 오르면 좋다. 시야의 광활함이, 공기의 신선함이 분명 임도와는 다른 색깔을 다가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코스는 다양한 코스가 중첩되는 길이다. 서해랑길도, 내포길도, 또다른 지방길도 연결되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3. 약 3시간이 걸려 코스를 완주했다. 시간이 남아 주변에 있는 ‘돌이 있는 곳’을 찾았다. <면천읍성>은 새롭게 복원에 한창이었다. 원래의 읍성은 단단한 돌로 만들어진 지역의 방어시설이었다. 한국에 남아있는 읍성과 산성은 하나의 세트이다. 그것은 생존을 위해 투쟁했던 우리의 치열한 현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돌로 만들어진 성은 수많은 민중들의 노력과 의지가 집결된 장소이다. 다음에는 내포길의 중요한 지점 중의 하나인 <안국사지>로 갔다. 안국사지는에는 두 개의 보물이 있다. 하나는 원래 5층 탑이었지만 탑신은 하나만 남고 사라진 탑신 대신에 지붕돌이 하나의 탑신 위에 올려진 특이한 모습으로 서있는 석탑이다. 이 탑은 탑신 3부분에는 석불이 새겨져 있다. 소박하지만 운취있는 모습이다. 석탑 뒤에 서있는 3존불은 마치 만화 속의 인물들처럼 회화적인 모습이다. 특별하게 코믹한 모습은 아닐지라도 과시하지도 위엄도 버린 공허한 얼굴의 순수함이 돋보인다. 가운데 부처님도 옆에 있는 협시불도 마찬가지이다. 따뜻한 얼굴이 정겹다. 전국 곳곳에서 만나는 부처의 모습이 좋은 이유는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당진 <안국사지>의 부처들도 그렇다.
첫댓글 - 걸은 듯 만난 듯 친숙한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