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노을길의 여정은 팽성 안정리 K6정문앞을 시작점으로 하여 로데오거리, 농성, 내리공원, 평택호제방길을 지나 팽성 신대2리를 종점으로 하는 코스이다.
어느덧 계절은 끊임없이 순환하는 물처럼, 지루했던 겨울도 봄에 다시 서 있다.
계절이 바뀐 삼월의 첫 섶길 여행이다. 모든 여행은 설렘으로 부터 시작되듯이 노을길이라는 정겨움이 기대를 더 갖게 했다. 지난주 보다 더 많은분들이 각처에서 오셨다. k6에서 출발인원이 45명이다. 내리공원에서는 서울에서 오신 몇분이 더 합류한단다.
길은 한적한 팽성시내를 가볍게 빠져나간다. 옛 하늘의 시간과 맞닿으려 했을까 하늘 가까이 높게 쌓은 농성 흙길에 우리도 하늘 닿는 발자국을 남겼다. 부대 담장길은 팽성대교를 바르게 안내하고, 내리문화공원을 내려가는 길에 멀리 드넓은 오성평야와 평택강 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눈이 부시다. 온통 사진 포인트이다.
'지자(智者)는 물을 좋아한다'는 공자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아도,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물을 좋아한단다. '물을 바라보면 고요한 안식을 느낀다'고 한다. 바다를 찾는 이유도 그러하거니와 분명 물을 바라보면 뭔가의 생명에너지를 주고 받음이다.
필자도 이 생명물이 가득찬 평택강 길을 자전거로 즐겨찾곤 한다. 바다를 가면 더 좋으련만 가기에는 너무나 멀다. 바다가 그리운 날은 송탄에서 전철을 이용 평택역 2번출구를 빠져나와 군문교를 건너 가까운 이곳에 온다.
자전거의 빠름으로 다니던 길을 오늘은 느림의 미학으로 길을 걸어본다. 간간이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어보이는 봄 햇살이 강물에 부서져 온다. 아직 강 곳곳 가을색이 남아 쓸쓸함이 남아있지만 강가에 줄지은 버드나무 슬몃 물오른 연초록이 이제 잠깐이라는듯 신호를 보낸다.
평택은 노을의 고장이라고 한다. 저물녘 시간을 잘 맞추면 평택강 어디에서든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 평택강의 노을은 우리 모두의 어깨를 토닥이는 따스한 위로이자 휴식이다. 평택강의 노을을 카메라에 옮겨 담는 것도 큰 재미이기도 하다. 오늘 섶길의 시간관계상 노을길의 노을을 볼 수 없음이 아쉽기도 하지만, 위원장님의 저녘 노을 포인트를 귀담아 들었다면 따로 시간을 챙기어 이번 코스의 노을 맞이는 어떤가
길은 어느새 평택국제대교 윈편으로 이어진다. 정태춘의 '장서방 노을' 노래비가 보이고 길었던 노을길은 신대2리에서 여정을 마감했다.
지난해 말 진위현부터 시작한 섶길이 벌써 절반을 넘어선 8회차이다. 섶길을 걸으며 매번 느끼지만, 평생 평택에 살면서 그리고 내 고장에서 지역과 밀접한 직장일을 했음에도, 내 고장의 역사와 삶과 문화를 제대로 몰랐음을 고백한다. 지난번 대추리코스도 또 이번 코스 역시 그랬다. 앞으로 나는 더 부끄러워져야 한다. 그래야 더 알것같다.
오늘도 길을 걸으며 평택섶길위원회의 무수히 땀흘린 흔적들을 봅니다. 어디 수많은 길잡이 표지와 표지석과 솟대 등 뿐이랴, 섶길 마다 삶과 문화와 역사를 발굴하고 정신을 부여하였던 수고에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또한 오늘 섶길을 빛내고 함께 추억을 만들고
나눈 길벗님들께도 뜨거운 감사를 보냅니다.
오늘 노을길이 길었던 만큼 소감도 길어졌나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평택강을 끼고 연두빛으로 물들어가는 제방을 지나는 이번 노을길이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네요. 늘 의미있게 해주는 평택섶길에 대한 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레155님 👍
함께 걸었던 여정의 시간이 겹쳐지며 그날의 따스한 햇살 속 풍경과 바람냄새,감정이 올라오는 기행문을 만나니 다시 그 길을 걷고 싶어지네요 ~~^^
글 소중히 잘 보았습니다 ^^
'지금'님의 정감을 불러 일으키는 댓글에
제가 쓴 부족한 글이지만 다시 읽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