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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우정,추억,낭만을 싣고
(부제 : 우리들의 다섯 번째 나들이 이야기)
누군들 짜릿한 추억 하나 없을까? 우리는 함박눈 쌓인 장독대,군고구마,동치미,따뜻한
아랫목의 온기까지 동질의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수지에서 발가벗고 다이빙하던
추억까지도 같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이 바뀔 때에도,삶의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일 때에도,나이가 알듯 모를 듯 켜켜히 엮어져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불 사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추억이 같은,삶의 무게가 같은, 6순의 세월이 같은,자랑스러운 해남의 이진초교
23회 아이돌(idol)입니다. 우리는 동심의 설레임을 안고 서울 롯데 백화점 광장의 너구리
동상 앞에서 만났습니다. 우리는 관광버스를 타고 1박2일 강원도로 여행을 갈거 거든요.
버스에 프래카드를 곱게곱게 걸었습니다.
“사랑, 우정, 추억을 싣고”
“우리는 제23회 이진초교 idol"
"2011. 6. 10. ~ 6. 11."
지나가는 아주머니 여행객이 “참, 멋 있다.!
“아이디어가 good하고 참신해서 재미 있다”고 부러운 시선을 보냈습니다. 우리는 더욱
신명이 났고 얼굴에 미소가 가득,행복에 젖어 활기가 넘쳐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치,
대흥사로 수학여행 갔었던 50년 전 6학년 되던 해의 어느 가을날 처럼 ,아니 그 보다도
더 큰 감동과 희열에 젖어 있습니다.
“야? 곧 출발 할거다. 인원파악 한번 해 보자?‘
인원파악 시작하겠습니다._ 회장 김영률,남자총무 강상록,여자총무 김혜영, 3명
_영도다리 부산 갈매기 강행자,이예심, 배호준, 강영식 4명,
_예향의도시 앳지있는 광주 비엔날레 서숙자, 조영순 2명
_영원한 치악산 산야초 아줌마 김영리 1명
_초등학생이랑 걸어도 전혀 꿀리지 않는 일산 김낙임 1명
_한 동네에서 오붓하게 사는 남양주의 임윤자, 김양란,이능규 3명
_연분홍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부천의 윤선심 1명
_웃음 전도사로 변신한 얼굴 해맑은 최원준 1명
_어느날 혜성처럼 갑자기 등장한 전속 카메라맨 이대진 1명
_동창생이 좋아요 삼다도 소식 문영혜 1명
_도톰한 얼굴에 근심 걱정이 없는 박앵순 1명
_그리고 지금 이 시간, 인원파악하고 있는 김홍암 1명 합계인원 20명
“어?” 20명 이네? 여행자 보험은 21명인데?...... 불참자가 누구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이름은 이광엽? 손녀가 응급실에 갔다고?
우리는 관동팔경을 향하여 출발 합니다. 뛰뛰빵빵
50년 전의 코흘리개들이 버스 청룡호를 타고 떠나 갑니다. 설익은 얼굴에서 까마득한
옛날 꼬맹이 얼굴을 찾았을 때,깔깔대고 떠들고 박수까지 치는 모습들이 60대 나이가
맞아? 참! 나이가 아깝다! 이 인생들아? 우리의 만남은 정말 순수 합니다. 진국입니다.
천진만난한 동심의 세상입니다.그래서 해맑게 까르르 웃고,웃고,또 웃었습니다.
김밥으로 아침을 떼운 후 커피타임으로 휴게소에서 휴식, 그리고 인사말이 대충 끝났어요.
이제부터 폭팔적인 음주가무행위가 시작 됩니다. 그런데 요즈음 버스내의 음주가무행위를
단속한다는데 큰일이네? 그러나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원래 음주가무행위는 도로
교통법 제49조 위반으로 10만원 벌금에 40일 면허정지 처벌을 받게 됩니다.
벌금과 면허정지가 별것이냐? 우리는 오직 음악에 취해 날 뛰고 놀거다. 서울아? 잘 있거라
무기여? 잘 있거라?
오늘 음주가무 평가를 내리면 단연 강행자가 최우수상을 타야 되고 그리고 우수상에는
최원준이고 장려상에는 김낙임,임영리가 공동수상에 해당되겠고 인기상에는 서숙자로
결정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아요? 우리는 그렇게 그렇게 노래 노래하고 춤추고 비틀고 웃고
먹으면서 버스를 온통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버스도 지겹지?
이윽고 버스는 환선굴 매표소에 도착하였습니다. 모노레일을 타고 입구에 당도.
자! 이제 들어 가 봅시다. 5억년의 어둠을 밝힌 비경 환선굴! 환선굴의 유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한 스님이 도를 닦기 위해 굴로 들어 갔으나 되돌아 나오는 것을 본
사람이 없어 이 스님이 신선이 되었다하여 환선이라 했다는 일설이 있고 두 번째,먼 옛날
겁탈을 피해 쫓기던 처녀가 선녀로 환생한 굴이라하여 환선이라했다는 일설이 있습니다.
환선굴은 석회동굴로서 해발 500m지점에 위치하며 총길이는 6.2km로 추정하고 일반공개
구간은 1.6km입니다. 온도는 연중 섭씨 11도를 유지하며 지질학적으로 굴의 나이는 대략
5억 3천만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종유석이 1mm 자라려면 수 만년이 걸린다고하니
굴속의 갖가지 형상의 종유석들은 대단한 나이를 먹고 있는 셈입니다. 환선굴은 꿈의 궁전,
희망봉,소망폭포,생명의 샘,지옥계곡,,천당계곡,옥좌대, 통일광장,환선스님, 만리장성,출구
나오세요 끝났습니다. 환선굴을 돌고돌아 완주한 탓에 배가 몹시 고프네. 내려 와서
산채 비빕밥시키고 동동주시키고 소주시키고 음식이 나오자 잘도 먹고 잘도 마시는구만.
콩나물,취나물,고사리,도라지,시금치,버섯,열무김치,고추장,참기름 넣고 비비고 또 비비고
말아서 산채비빕밥 잘 먹었습니다.
2시 반이 되어서야 버스에 탑승하였는데 시간계획에 상당히 차질이 오고 있네요. 일정표
대로 진행시키려면 촛대바위는 생략하고요 환상의 데이트 코스인 헌화로를 소개합니다.
헌화로는 심곡포구에서 금진포구까지 2.3km를 이어주는 환상의 해안도로입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수로부인 이야기 가운데 어느 노인이 수로부인에게 꽃을 바쳤다는
장소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연인에게 꽃을 바쳐 사랑을 이룬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붉은 바윗가에 암소 끌던 손 놓고 나를 부끄럽게 여기시지 않는다면
꽃을 꺾어다가 부인께 바치리라--(소 모는 노인의 시 구절)
사랑도 결혼도 행복도 이 헌화로를 거닐면서 이루게 하옵소서?!
다음에는 정동진입니다. 각자 500원 내고 정동진 역사를 지나서 고현정 소나무에서
기념사진 찰칵찰칵
정동진 역 (장광열 작품 )
서울에서 정확히 동쪽
정동진역 뒷산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흙담집이 있고
서울에서 정확히 동쪽정동진역 발 아래에는
아무도 오지 않는 바다가 있다.
늦가을이 접어드는 시월의 한낮
서울에서 정확히 동쪽
정동진역에는
하루 세 번 기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청량리발 열차가 있고
지친 어깨를 털며 내리는 사람들이 있고
쉬어가는 의자가 있고
유행가 같은 바람이 있고
먼지가 있고
유리알처럼 속살대는 햇살이 있고
뜻 모를 이별이 있고
다알리아 꽃처럼 붉은
사랑이 있고
서울에서 정확히 동쪽 정동진역에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남자가 있다
서울에서 정확히 동쪽
정동진역에는
하느님도 모르는 풍경이 있다.
세계 최초의 육상 호화 유람선 썬크루즈 호에는 시간이 없어 가지 못 했습니다.10층에
스카이라운지가 있으니 대단한 규모입니다.
정동진에서 사진 찍다말고 강릉 오죽헌으로 달려 갑니다.그러나 시계를 쳐다보고 계산을
해 봐도 폐문시간인 5시30분까지 도착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죽헌은 신사임당과 그의 아들 율곡 이이가 태어 난 생가입니다. 사임당 신씨는 성품이
어질고 효성이 지극하고 지조가 높았음은 물론 경문을 익히고 문장,침공,자수,시문,그림에도
뛰어 난 우리나라 제일의 여류 예술가이며 현모양처의 귀감이되는 여성의 상징적인
분이십니다. 우리나라 화폐에는 다음과 같은 훌륭한 분들의 인물이 초상화로 그려져
있어요.
오만원권은 신사임당(율곡 이이 어머니),만원권은 세종대왕,오천권은 율곡이이(신사임당
아들),천원권은 퇴계 이황의 초상화입니다.
우리가 도착했을때에는 이미관람시간이 끝이 나서 아쉽게도 매표소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이로써 오죽헌과 경포대 관람은 생략하겠습니다.
저녁식사는 횟집에서 푸짐하고 맛깔스럽게 분위기 타고 잘 먹었습니다.벌써 시간은 7시
30분.이제 숙소에 가기에도 바쁘겠어요.
숙소에서는 밴드와 각설이가 기다리고 있어요.낯선 시골길을 덜컹대면서 소나무펜션에
도착 했어요 서둘러서 무대설치하고 나니 9시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밴드 마스터 송실장과 오늘의 분위기 메이커 각설이 등장!!그런데 이게 뭐야? 얼굴은 v라인,
몸매는 s라인! 그런 아씨를 섭외하라고 했는데 시골 아줌마가 오셨네??
이제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네요? 우리 서로 운명적인 만남이겠지요. 제백사 하고
이제는 신명나게 놀아 봅시다. 그날밤 소나무 펜션에서는 현란한 스포트라이트와 음악소리와
20명의 idol들과 미친 춤과 웃음소리와 소주와 맥주와 수박이 뒤엉켜서 외딴 시골
마을을 초토화 시키고 있었습니다. 식을 줄 모르는 60대의 정열을 누가 감히 막을 수
있을 것인가? 그래 100% 망가져서 놀아라! 이제는 자정입니다.하얀 꿈 꾸면서 잡시다.
내일은 내일 또 다시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요??!!
소나무펜션의 여명은 작은 물소리와 새소리와 상큼한 공기와 피톤치드와 함께 시나브로오고
있습니다. 아침 해가 떴습니다. 우리는 낙산사를 생략하고 설악산으로 달렸습니다.
낙산사는 1300년 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서 동해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천혜풍광과 의상대를 비롯하여 많은 문화재를 갖추고 있습니다.낙산사는 지난 2005년 4월
대형산불로 인해 많은 당우가 소실되고 아름다운 경관이 훼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새롭게 태어 났다고하는데 관람하지 못해서 못내 아쉽습니다.
설악동으로 접어들자 벌써 버스는 움찔대며 달리지 못 합니다. 오전 10시.차량과 인파에
밀려 체증이 생긴 거지요. 하필이면 오늘, 제7회 설악국제트래킹대회가 열리는 날이 랍니다.
전국 꼬맹이들이 다 모였나 봅니다. 너랑 나랑 친구되어 설악동에서 놀아 보자. 우리도
케이블카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스크림도 먹고 파전도 먹고 과자도 먹으면서 동심으로
돌아가서 수다도 떨었습니다.
설악동에서 권금성은 해발 700m이고 케이블카 운행거리는 약1200m입니다. 12시 5분
케이블카를 탔습니다.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주변풍광이 파노라마같이 펼쳐 집니다.
동해바다,울산바위,신흥사,외설악의 수 많은 능선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10분 정도
가면 권금성이 나옵니다. 권금성은 고려조 고종 40년 (1253년 )에 있었던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워 졌고 이때 권씨,김씨 두 장수가 하룻밤에 성을 쌓았다고하여 권금성이라
불린 것으로 전해 지고 있습니다. 지난 1970년부터 운행되기 시작한 케이블카는 단연
설악산 관광필수코스 1번지입니다.
점심은 황태전골로 배를 채웠습니다. 강원도 하면 역시 황태요리가 최고입니다.
오늘 일정은 이후 모두 접어야 할까 봐요.지방 친구들이 서울 경유하여 내려 가려면
시간이 촉박 할테니까요.
자? 서울로 출발 합시다. 지금 시간은 2시 30분.
버스는 서울로 향 합니다.
귀로 버스에서 1박2일을 조용히 정리해 봅니다.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가?
나의 삶의 무게는 어떻게 되는가? 사는 일이 힘이 들고 지칠 때 사람들은바다를
떠 올립니다. 한타래의 나들이가 결코 헛되지 않는 시간이었다고 합시다.
이번에 우리가 노래하고 춤추고 미친듯 소리치고 절규하듯 뛰는것은 다만, 일상의 삶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한 몸짓 일뿐, 결코 철없는 행동을 해대는 idol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침묵이 있고, 무지개같은 꿈이 있고, 생의 찬가가 있고, 구만리를 비상하는
정열이 있고, 산화하고 싶은 터질듯한 볼륨이 있고, 낭만과 사랑과 센티멘털이 있고,
그리고 고뇌도 있다구요!! 삶을 아무리 멀리 돌아다봐도 우리는 처음부터 우리였습니다.
우리는 끝없는 상념들을 동해바다에 묻고 순수하고 아름답게 살겠습니다.
버스는 이제 미사리를 지나고 있습니다. 버스에서의 유흥도 여기에서 종결합시다.
이제 조용히 정리정돈 합시다.
수도권 친구들아? 잘 가?
부산 친구들아? 잘 가?
광주 친구들아? 잘 가?
원주 친구도 잘 가?
떠나는 이 마음도 보내는 그 마음도 서로가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사랑 했노라 진정코 사랑 했노라!
여기서 이제 1박2일의 모든이야기를 접고 각자 일상으로 돌아 갑시다.
이리하여 제23회 이진초교 idol의 나들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겠습니다.
신묘년 유월 열 이렛날
일산에서 석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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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석정! 그래 모두가 즐거웠다.
즐거운 순간의짧은추억을 뒤로하고 본연의 일상으로 돌아가 다음을 기약하며, 더욱좋은 추억꺼리를 기획하여 보자꾸나!...
그러기위해선 건강이 제일이다. 모두에 건강을 서로서로 기원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