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기다림을 기념하는 이 시기에, 좌충우돌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3일 축성식과 함께 개원식을 했던 우수리스크의 사회복지관 [타우]는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문서의 나라,,,러시아에서 늘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할 줄은 몰랐다.
특히, 공식적으로 공사와 서류를 담당하기로 했던 회사가 "나 몰라라..." 하면서, 거의 사기에 가까운 무책임성으로 인해 마지막 준공 검사를 위한 서류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이곳에 첫 목사로 부임해, 현재는 건설회사를 만들어 사업을 하는 한국사람이 만든회사다. 그러기에 더욱 가슴이 메어진다. 외국에서 한국 사람 조심해야 한다고 했는데,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일'이 생겼다.
이런 일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공사를 위해 러시아 전기 회사와 계약을 하고, 모든 복지관 외부 전기 공사를 마친 지가 2년이 되었다. 어느날 전기에 문제가 생겨, 검사하는 과정에서 복지관으로 들어오는 전기 시설의 한 부분이 도난당한 것을 발견하였다. 문제는 전기 관리함이 복지관 외부에 설치되어 있고, 모든 관리는 시의 전기과에서 하도록 모든 서류와 권한이 이임되었다. 심지어 그 관리함을 열수 있는 열쇠 역시 우리는 소지 하지 못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시의 전기과에 의뢰하여 수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의 의해서 분실된 내부 전기함을 시의 전기과에서는 모든 것을 복지관에서 다시 설치해야 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너무나 황당한 사건이라 시에 진정서를 제출하였으나,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하였다.
또한 3년전 설계도에 의해, 전력을 공급받기로 한 복지관의 마지막 서류 점검과정에서 우수리스크 시로부터 전력 공급에 관한 서류가 거부되었다. 이 서류는 우수리스크 보다 상위의 연해주에서 승인한 것이다. 그런데 3년전에 전력 공급에 비해 우수리스크 시의 전력난의 어려움으로 인해, 복지관에 공급하기로 한 전력의 양을 줄 수 없다는 우수리스크 시의 전기과에서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시는 연해주에서 우수리스크시의 전력난을 이해하지 못하고, 승인하였기에 연해주를 상태로 고소하라(?)는 답변을 받았고, 연해주는 이미 승인한 것이니, 우수리스크 시의 결정이 잘못이기에 시를 상태로 재판하라는 설명을 들었다. 우수리스크 시와 연해주 사이에 낀 복지관의 전기사용에 관한 승인은 오리무중이다. 물론 이것 역시 준비해야하는 서류 중의 하나이다.
그런 와중에, 일층 화장실과 샤워실 하수도가 막혀 오전 중에 완전 물바다가 되더니, 오후에는 이층 화장실 변기의 물이 과다 공급되어 온통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 얼마 전에는 3층에 물난리를 겪어서 한밤중에 내가 세탁기와 수도관 수리를 하는 일을 겪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요즘은 아침에는 미사를 봉헌하는 신부로, 낮에는 컴퓨터 인터넷이 되지 않아서 거의 매일 컴퓨터 고치는 수리공으로,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수도원 주방장으로, 밤마다 고장난 수도관과 세탁기 고치는 수리맨으로, 그리고 운전사 겸 수녀원 공사에 현장 감독으로...북치고 장구치고, 꾕꽈리 치면서 좌충우돌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아침 새벽에 커피를 마시면서, 원장 형제인 마리오(미국 출신)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가장 고요하면서 즐거운 시간이다. 그리고 아침 미사를 봉헌하려 가는 어두운 새벽 길의 찬 바람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난 이렇게 산다오..
첫댓글 신부님 멋지십니다요 .!! 짱입니다!!! 글구 화이팅 입니다 !!!! 신부님 글을 읽으면서 ...그 삶의 자취에서 세례자 요한이 떠오릅니다 . 주님의 길을 고르게 하기 위해 ....외치던 그 생생함이 ......
신부님 여전히 바쁘게 지내시네요.. 언제나 우리들의 든든한 버팀목셨던 신부님!! 감사합니다.. 신부님 항상 건강하시고.. 즐겁고 평안한 일만 가득한 2008년 되시길 기도합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평화 !! 주님의 탄생을 축하드리며 인사드립니다.. 커피를 드시는 새벽의 평화가 느껴져요. 힘내셔요 신부님 !! 이종건 베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