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7월 25일, 그날도 어김없이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이 조직한 발굴단의 천마총 발굴조사는 진행되었고, 늦은 오후 작업종료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 무렵이었다. 매장주체부의 목관을 조사하던 중 목걸이 동편에 박힌 냇돌을 들어내었더니 금관으로 보이는 일부가 눈에 들어왔다. 발견 당시 금관 우측의 사슴뿔모양의 세움장식(鹿角形立飾, 녹각형입식) 1개와 나뭇가지 모양의 솟은(樹枝形立飾, 수지형입식) 1개는 표면에 노출되어 있었고, 좌측의 사슴뿔모양의 세움장식 1개는 밑에 접히어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금관의 외형은 중압에 의해 짓눌려 있었으나 세움장식과 관테 1)의 표면에 달린 많은 곱은 옥과 금제달개2)는 거의 완전한 상태로 붙어 있었다.
천마총 금관은 묻힌 사람이 쓴 채로 발견되었다. 각종 화려한 장신구로 착장시켜 안장된 피장자가 누구였을지 궁금증이 증폭했지만, 유골의 흔적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오직 장신구류의 출토 상태만으로 추정하는 길밖에 없었다. 각부 유물의 착장 상태로 보아 피장자는 체구가 특별히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일반적인 체격을 갖춘 남자이었던 것으로 추측되었다.
천마총 금관은 세움장식 가장자리를 따라 새긴 문양과 섬세하고 빼곡하게 달린 58개의 곱은 옥, 382개의 둥근 달개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 가장 완성도가 높은 신라 금관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금관의 장식에는 각각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나뭇가지와 사슴뿔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이며, 곱은 옥은 원초적 생명체, 달개는 생명의 열매를 뜻한다. 이는 국가 수장이자 제사장 이었던 신라 국왕의 신성함을 드러내게끔 고안된 것이라 풀이되고 있다.
1)관테: 관의 둥근 밑동 부분
2)달개: 금관 따위에 매달아 반짝거리도록 한 얇은붙 쇠이 장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