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라는 단어
시작의 반대가 끝이다.
출발의 반대는 도착이다.
시작은 무엇이든지 분홍빛 출발이다. 끝은 기쁨과 미련이 남아 맴돈다.
군대에서도 자유가 증발된 곳이지만 막상 이탈하면 시원섭섭하다고 한다.
끝이라는 단어는 모든이들이 종착지를 연상케 하고 , 시작의 어설픔보다 완숙된 결과를 보여준다.
시작은 어렵고 끝은 더 어렵다. 혹자는 시작은 이미 절반을 성취한 셈이라고 부축이지만 아니다.
시작은 쉬워도 끝까지 간다는 것은 유혹을 뿌리치는 인내와 말이 아닌 실천이란 노력이 수반된다.
때문에 결과에 급급하기 보다는 과정을 더 중시하곤 한다.
끝의 유혹 때문에 수없이 많은 이들이 출발을 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끝은 흔히 영화감상에서 마지막 이니셜이 올라가면서 모든 사연들은 끝을 맺는다.
특히 등산에서 끝의 유혹 때문에 우린 몸이 부서져서라도 정상을 오르며 우뚝 서려고 한다.
아무리 해피앤드로 끝났다고해도 끝은 미련과 슬픔을 지니고 있다.
지난 3월 자서전쓰기반을 개설했다.
그리고 한학기를 마치고 오늘 폐강이란 끝을 알려왔다.
문득 맹자가 이루상에서 주장한 것이 떠올랐다.
행유부득(行有不得)-행동을 해서 원하는 결과가 얻어지지 않더라도
반구 저기(反求저己)-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원인을 찾아야 함
모든 학생들이 제대로 흥미를 가지고 배우려는 욕구를 갖지 못하게 한
자신에게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느낀다. 주 1회 너무 어렵게 시작했나?
자기를 돌아보면서 하많은 날들의 아리고 쓰린 이야기들을 어떻게 참아내며 살아왔는가는
후세에게도 큰 교훈이 아닐 수 없다. 그리 중요한 자서전쓰기가 단 열명을 치우지 못해서
철거덕 문닫는 소리가 들리다니ㅡ.
평생 처음 느껴보는 허전함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노인이 되어 꿈을 가지고 의욕을 활활 불사르는 삶을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서恕란 무엇인가? 용서할 서이다.
남을 용서하기 이전에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헤아려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미루어 생각하는
태도를 서라고 한다.
K 신문사에서 새벽이면 나를 유혹하는 오늘 운세를 다시 읽는다.
소띠8/9- 모처럼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
노년이 찾아와도 사려깊이 한줄을 써나가던 전반기 자서전 여러분의 모습이 스친다.
자서전, 단시조, 수필을 함께 써보던 날들은 유난히 폭염과 폭우의 그해 여름이었다.
모처럼 좋은 기회가 과연 무엇일까? 인문학강의를 고작 여기서 마침표를 찍는게 좋은 기회란 말인가?
42년간 교단에서 오로지 앞만 보고 가르치던 시절에 이어 이제 풍부한 인격을 지니고 타협하고 끄덕일 줄 아는 분들과
헤어짐이 모처럼 좋은 기회라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어불성설 ㅡ
끝이란 단어를 곱씹어 보는 노년의 하루-교학상장으로 배우고 가르치던 목요일 오전
이위당(而爲堂)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으련다.
반장님 수고많으셨고 첫문장에 취해 신문사에 닁큼 보낸 이순남님 필치에 박수를 보내고, 계속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시조의 대가
김정복님 건강하시고, 이국땅에서 항상 겸손을 베푸시는 강선생님, 대추나무 번개친 드넓은 인격의 소유자 이정윤님 거듭 감사드리고 이애숙님도 건강하시고 저를 추천해 주신 서예가 종담님 감사드리며 하루 하루 복되게 지내시길 빈다.
2024.8.9 자서전 쓰기반 지도강사 德田 이응철 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