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만해대상 평화부문은 네팔의 아누라다 코이랄라 마이티네팔재단 대표<사진>에게 돌아갔다. 그외 실천부문은 스리랑카의 고고학자 시리세나 반다 헤티아랏치, 문학부문은 중국의 국제적 소설가인 관모예(菅謨業, 필명 莫言)와 시인 이근배 씨가 공동수상자로 결정됐다.
만해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양승태 대법관)은 지난 1일 4인의 수상자를 결정했다. 만해대상은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가 매년 만해정신과 사상을 되살리기 위해 평화·실천·문학 등 3분야에서 선정해 수상자를 선정해왔으며, 수상자에게는 각 3000만원의 수상금이 주어진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 만해대상 수상자 발표
실천부문 - 시리세나 반다 헤티아랏치
문학부문 - 관모예 이근배 공동수상
평화부문 수상자 아누라다 코이랄라(Anuradha Koirala, 62)는 네팔 카트만두에 소재한 마이티 네팔(Maiti Nepal) 재단이사장으로, 여성과 소녀들의 성노예에 대해서 투쟁을 벌이는 인권운동가이다. 그는 2004년 2005년 네팔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연속 선정됐으며, 2005년 세계평화종교연합 평화 대사(Ambassador for Peace)를 지냈고, 2007년 스페인 소피아 여왕상 은메달을 수상하고, 2008년 UN 네팔 여성위원회 감사패, 2010년 미국 CNN방송이 선정하는 ‘올해의 영웅’등으로 국제적 지명도가 높다.
만해대상심사위원회는 지난 2일 “그가 인권단체 ''''마이티 네팔''''을 이끌며 1993년부터 지금까지 1만 2천 명 이상의 여성과 소녀를 구했으며 의료와 교육, 애정을 제공하는 안식처를 만들었다”는 공적사항을 발표했다. 어머니의 집’이라는 뜻의 마이티 네팔은 인신매매 피해 여성들의 구호·재활 단체이며, 애초 방 2개로 시작해 현재 네팔에 29개 지부를 갖고 있고 전 세계 후원 네트워크를 조직했다.
실천부문 수상자인 시리세나 반다 헤티아랏치(S.B. Hettiaratchi, 72,
사진)는 국립 스리 자예와르데네뿌라(Jayewardenepura) 대학교 부총장을 지낸 스리랑카의 역사, 고고학, 사회문화사가 및 불교학자이다. 특히 그는 5세기 중국의 구법승 법현이 쓴 <佛國記(불국기)> 나오는 무외산사(無畏山寺) 아바야기리 비하라(Abhayagiri Vihara)에 관한 연구 1인자이며, 아소카 명문에 새겨진 브라흐미(Brāhmī) 문자 해독 권위자이다.
그는 모국어인 싱할라어의 고어와 팔리어 산스크리트어, 브라흐미 문자 및 타밀어와 영어 불어 등에 능통해, 스리랑카는 물론 인도 동남아와 유럽에 널리 알려진 학자이며 2003년부터는 한국에도 몇 차례 방문하여 강연했다.
문학부문은 2인 공동수상으로 결정됐다. 수상자 모옌(莫言,56)은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이다. 이 작품은 1988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면서 모옌의 작품이 전 세계 20여 개국으로 번역 출간됐다. 원작명은 <紅高粱家族(홍까오량 가족)>이다. 현대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해외에 널리 알려지면서 그는 현재 중국어권 작가 중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다.
그의 문학은 중국현대사의 소용돌이를 뚫고 살아가는 인간의 삶의 적나라한 실상을 대륙적인 입심으로 장엄하게 풀어가는 통렬한 재미에 있다. 중국적인 허풍과 과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전개하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의 세계는 어떤 의미에서 콜롬비아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마술적 리얼리즘의 세계와 비견된다.
심사위원회는 그의 <인생은 고달파>에 주목했다. 중화인민공화국 탄생 무렵(1950년)부터 2001년까지 약 반세기에 걸친 중국현대사를 가로지르면서, 작가 자신의 고향인 산뚱성 까오미 현의 농민들과 그 후손들이 역사의 질곡 속에서 어떻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두 극단적 체제를 뚫고 나가는지를 능청스런 문체로 거침없이 묘사한 작품으로, <수호전> 같이 중국의 전통적 장회체(章回體)로 장대한 역사를 다면적 시각으로 폭넓게 그리기 위해 ‘윤회’라는 불교적 상상력을 끌어들인 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서 개최하는‘동아시아 문학포럼’‘한중 문학인대회’‘세계작가 문학포럼’등에 초청돼 한국작가들과 교류도 깊으며, 아시아 문학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문학부문 공동 수상자인 이근배(71) 시인은 대한민국예술원회원으로 한국시의 정체성인 시조와 자유시의 큰 물결을 하나로 어어준 가치가 인정됐다.1961년 등단 50년 동안 시의 세계를 펼쳐오면서 문학적 성취와 더불어 문학사에 끼친 공적과 품성의 순열함을 공인받았다는 평가이다.
그는 군사통치하의 문예지 기근시대에 월간 <한국문학>을 발행, 주간을 하며 7·80년대 한국 문학의 넓은 땅을 개간하였으며 1984년에는 신문사상 최초로 장편서사시 <한강>을 1년간 연재했다. 토함산 불국사 석굴암 통일대종의 명문을 썼고, 명산대찰의 모연문 비문을 지으면서 설악산 신흥사 사문으로 법계를 받았다. 지난 2006년 현대시조 100년의 해를 맞아 만해축전의 대표 행사인 세계민족시대회 집행위원장이었으며, 서울예술대학, 동국대, 중앙대, 추계예대 등 대학 강단에서 시창작 강의를 지속해왔다. 재능대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중앙대 예술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의 시창작 강의를 맡으며 신성대학 석좌교수로 현역 활동 중이다.
김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