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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4차원 한반도대운하 원문보기 글쓴이: 4차원인터넷도시
● 전기․전자 및 재료분야
윤성호 일본 큐슈대 교수는 ‘에너지 및 환경용 고기능성 탄소재’를 주제로 발표하고 탄소 소재 기술의 중요성과 우리나라 기술 개발의 방향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리튬이온 2차 전지 개발 생산 ▶솔라셀의 핵심인 실리카의 실리콘 추출 기술 ▶공기 중에 불순물을 정화하는 활성탄 기술 ▶바이오산업의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
등이 모두 탄소 기술을 기반으로 할 때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은 기술의 핵심으로 ‘정제( purification)’를 꼽았다.
탄소재는 유기물질로부터 만들어지는 유일한 무기물질이어서 무기질화 한 이후에도 유기물질의 고나노 전도성을 ‘유지’하고 ‘기억(memory)’하는데 “이 메모리를 컨트롤해서 재료로부터 불순물을 추출하는 것이 탄소 연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이 과정에서 불순물을 제거(purification)하는 것이 탄소 재료연구의 승부처”라고 윤 교수는 말했다.
윤 교수는 “일본은 정제(purification) 과정의 연구를 40년 전에 시작해서 이미 20년 전에 상용화를 마쳤으며, 이후 20년 동안은 생산 공정 합리화를 통해 비용을 낮춰왔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20년정도 연구를 해오고 있는데 다행히 최근 한국의 2개 기업이 공동 연구의사를 밝혀와 함께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호 교수는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울트라 프로그램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금호석유화학, 동양제철화학 등 2개 기업과 연계,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윤 교수는 국내 기술개발의 방향으로 ▶상업화 추구 ▶지적재산권 확보 ▶상업화 포인트 파악 등의 세 가지 요소를 꼽았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의 나노탄소 연구는 지난 20년 동안 계속돼서 논문 양도 많고 질적 수준도 높은데 아직까지 용처(用處)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 마치 나노 연구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돼 버린 느낌”이라며 ‘상업화’를 염두엔 둔 연구를 강조했다. 또 “탄소 연구만 40년 간 해 온 일본 기업이 내놓은 특허를 보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며 하지만 탄소나노섬유(CNF, Carbon Nano Fiber)의 개념 연구를 통해 새로운 활성탄 특허를 개발한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들며 “기본 개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 재료의 순도(purification) 연구를 재차 강조하면서 “국내 연구가 이 부분을 통한 산업화의 포인트를 잡아가기를 바란다”고도 말했다.
그는 특히 일본의 재료 연구자들을 가리켜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며 일본과 한국의 기술 격차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윤 교수는 “일본 탄소학계에서는 교수 나이가 50세 정도면 초등학교 졸업수준으로 치고, 70세 정도 돼야 비로소 탄소가 어떤 물질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한 뒤 “이에 비해 국내 연구는 거의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윤 교수는 “탄소재 응용 산업은 세계적으로 1천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부존자원도 2천톤 정도로 적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13위 수준에 걸맞지 않게 기술적으로는 아주 낮은 수준의 탄소 처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원인으로 “‘흙탕물’ 에 손을 담그지 않으려는 연구” 풍토를 들었다.
윤 교수는 “이 분야 연구가 논문을 만들어내기 어려워서 학계에서 연구하기에는 모험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그런 희생을 각오하고 흙탕물 속에 손을 넣어 연구할 생각이 없다면 어떻게 후배들에게 자긍심을 갖고 이공계에 지원하라고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같은 주문은 토론에서도 이어졌다. 일본과의 기술 격차 극복과 이를 위한 연구 환경에 대한 의견이 주를 이뤘다. 연구계 대표로 참석한 금동화 KIST 원장은 “일본에 비해 20년 뒤쳐진 우리나라가 탄소 정제(purification) 라는 기초적 연구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라고 물었고, 윤 교수는 “가장 먼저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학계에는 ‘모험’을, 정부에는 ‘여유’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연구자가 논문을 내기 어려운 분야이고, (논문을) 낸다 하더라도 질 높은 논문은 나오기 어려운 연구이기 때문에 연구자가 그런 각오를 하고, 모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를 향해서도 “프로젝트 이름에서 ‘탄소섬유’라는 유사 명칭만 나와도 (프로젝트 선정에서) 짤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유사한 연구라 하더라도 여유를 갖고 연구 예산을 책정할 수 있는 큰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계 대표로 나선 김영호 한양대 교수로부터는 좀 더 구체적으로 ‘교수 평가제도’의 한계에 대한 토로가 이어졌다.
김 교수는 “원소재 기술 개발의 경우 학계가 기술 연구를 통해 산업계와 연계하는 것이 중요한데 논문의 수를 중요시하는 교수 평가 기준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고 윤 교수는 “교수 평가가 연구를 발목잡는 것은 연간 SCI급 논문 10편을 규정하는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한 가지 연구에 몰두하는 ‘마니아’ 연구자를 억지로 평가하는 방식이 계속 된다면 일본도 20년 뒤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 대표로 참석한 오용수 삼성전기 기술총괄 중앙연구소 상무는 일본과의 기술격차에 대해 “비관적으로 볼 문제만은 아니다”라며 “제품의 소형화 경량화 다양화 측면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재료에 대해 상용화에 타깃을 두고 연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새로운 소재의 연구 개발도 해야 하고, 일본에 비해 20~25년 뒤쳐진 연구도 병렬적으로 뒤따라가야 한다”며 “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빈 틈은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같은 병렬적 연구 진행 속에서 선택과 집중은 기업과 정부가 정할 몫이고 문제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투자하고 인력 관리를 잘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찬모 대통령 과학기술 특보는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울트라 프로그램 본 취지에 맞도록 윤성호 교수가 한국과 일본의 공동연구 교류를 위해서 역할을 해주시고, 정부에서도 도울 부분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했다.한편 이 날 ‘전기 ․전자 분야’ 관련 ‘Multifunctional Oxide Electronics’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던 엄창범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