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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이 행운의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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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문화 소통의 시대… 스페인 건축에서 길을 찾다
연담(만다라) 추천 0 조회 20 14.05.12 08:2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문화 소통의 시대… 스페인 건축에서 길을 찾다

 

 

 

스페인은 건축이다 /김희곤 지음 /오브제 펴냄




 

로마 건축과 기독교 건축, 유대 건축, 이슬람 건축의 융합이 스페인 건축만의 독특한 아름다운 문화를 탄생시켰다. 저자는 바로 이 혼종의 문화가 공존하는 스페인이야말로 풍부한 표현력의 원천이며 그 속에서 가우디와 피카소를 만나는 일은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강조한다.

 

 

스페인은 건축이다

 

“그리스인들은 스페인을 헤라클레스의 황금사과가 싹을 틔운 지구 문명의 자궁이라 불렀다. 아랍인들은 하늘이 2층이라면 1층이 스페인이라며 하늘을 받치는 기둥으로 비유했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와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의 나라. 열정과 낭만의 춤 플라멩코, 고전 명작 《돈키호테》의 세르반테스…. 스페인은 유럽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문화양식을 갖고 있는 예술의 나라다.

 

로마와 이슬람 문화, 기독교 문화 등이 혼재돼 있어 결코 한 광주리에 담을 수 없는 달걀처럼 이질적이고 독창적이다. 하지만 함께 섞이면 각각의 미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입체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묘약과 같다.

 

스페인 건축 전문가 김희곤 씨는 《스페인은 건축이다》에서 “인류 문화의 살아 있는 화석으로 건축보다 더 단단한 지층은 없다. 그중에서도 스페인 건축은 동서 문화의 두 지층이 만나 융기한 조각작품 같다”고 평한다.

 

로마네스크 양식과 무데하르 양식을 계승하고 중세 고딕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 바로크 양식, 로코코 양식, 신고전주의 양식을 차례로 융합해 스페인만의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마흔 중반에 마드리드 건축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복원·재생건축을 공부하고 돌아온 그는 마드리드와 톨레도, 안달루시아, 카스티야라만차, 바르셀로나 등을 돌며 스페인의 위대한 건축문화 답사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그의 여정은 수도인 마드리드에서 시작해 돈키호테 하면 떠오르는 카스티야라만차 지역과 안달루시아, 바르셀로나, 빌바오 등으로 이어진다.

 

그에 따르면 스페인 건축의 독특한 아름다움은 로마 건축과 기독교 건축, 유대 건축, 이슬람 건축 등의 유산이 빚어내는 혼종의 문화에서 나온다. 서로 다른 문화가 장단점을 인정하고 경쟁하며 공존하는 과정에서 스페인 건축이 한층 더 풍부해졌다는 얘기다.

 

중세 유적이 화석처럼 박혀 있는 마드리드 카탈란 문화와 이슬람의 여운이 짙게 남은 남부 안달루시아 문화, 바르셀로나 민족주의의 산실 카탈루냐 문화, 독립투쟁의 화신 칸타브리아 바스코 문화와 대서양 연안의 갈리시아 문화가 모두 스페인 건축문화를 두툼하게 살찌웠다. 이런 문화적 다양성이 마침내 바르셀로나의 위대한 건축가 가우디를 잉태했던 것이다.

 

답사여행의 출발지인 마드리드는 주요 광장의 표정에 그 역사가 거의 다 배어 있다. 코르도바 왕국의 모하메드 1세가 854년에 건설한 옛 도시답게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도 많다.

 

그는 젊음과 열정으로 들끓는 마요르 광장을 비롯해 마드리드의 축복이라 할 수 있는 부엔 레티로 공원, 일상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스페인 광장의 과거와 현재 모습 위에 늦깎이 유학생의 소소한 체험담까지 펼쳐 보인다.

 

 “건축물로 가득 찬 도시의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해선 그 도시에서 활화산처럼 분출하는 축제를 즐겨 봐야 한다. 마드리드의 펄떡거리는 심장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는 축제밖에 없다. 마드리드의 모든 축제는 마요르 광장에서 시작된다.”

 

다음으로는 카스티야라만차 지역의 중세 도시 톨레도와 과달라하라, 아란후에스 등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톨레도는 중세 기독교 왕국의 박해를 이겨내면서 지금까지 화석처럼 빛나는 유대 건축물과 이슬람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다. 그래서 ‘작은 로마’  ‘이슬람의 메카’  ‘작은 예루살렘’이라 불린다. ‘톨레도를 보지 않았다면 스페인을 본 것이 아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그 유명한 알람브라 궁전과 세비야 등 전 세계의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를 두루 살펴본다.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은 13세기에서 15세기에 걸쳐 만든 이슬람 건축예술의 정수다.

 

스페인의 이슬람 건축양식을 칼리프 양식이라고 하는데, 무어인들이 돌에 코란을 새기듯 정성껏 구축한 알람브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아름다워서 전쟁 통에도 살아남았다. 그래서 저자는 이 궁전은 스페인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라고 권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바르셀로나와 가우디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펼쳐진다. 동심의 상상이 꿈틀대는 구엘 공원과 카사밀라, 구엘 성당, 성가족 대성당 등 위대한 천재의 건축물이 가득한 도심 곳곳을 누비며 그의 인생 역정도 함께 들여다본다.

 

가우디 건축의 특색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곡선의 상상력에서 나온다. 자연에서 모티브를 찾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도마뱀·옥수수 등 동식물이 무수히 등장한다. 그래서 같은 디자인을 반복하지 않고도 풍부한 표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담장 위 세라믹 간판에서 구엘 공원이라는 선명한 글자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요정의 나라에 온 것으로 착각했을 정도다. 구엘 공원 앞에 서는 순간 이제까지 품어왔던 건축물에 대한 고정관념, 이른바 ‘건축물은 이런 것이다’라는 공식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고 말았다.”

 

마지막 장은 중세의 숨결이 살아 움직이는 대학도시 살라망카, 프랭크 게리의 독특한 건축양식을 만날 수 있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가우디의 후예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의 건축을 볼 수 있는 발렌시아 지역까지 아우른다.

 

 

이런 여정을 통해 저자는 “스페인 건축은 나에게 인생의 집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영혼의 집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 것인지 알려주었다”고 고백한다. 인생의 직선 주로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아름다운 스페인 건축문화의 진수를 만나고, 그 속에서 가슴 뛰는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했으니 그럴 만하다.

 

사실 위대한 건축은 우리 영혼의 창과 지붕을 다시금 돌아보게 해주는 거울이다. ‘인간이 집을 짓고 사용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집이 사람을 키우고 살찌우는 것’이라는 깨달음도 그 속에서 나온다.

 

케이블TV 프로그램의 <꽃보다 할배>의 주인공들이 감동한 것도 스페인에서 발견한 그 성찰의 깊이 때문에 더 웅숭깊고 의미 있다.  

 

 

 고두현<한국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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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문화·요리·여행 등 오감만족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함께 다룬 책으로는 《안토니 가우디·사진》가 있다. 그의 건축세계를 더 깊이 파고들고 싶은 사람은 《가우디 공간의 환상》(안토니 가우디, 다빈치)을 참고할 만하다.

 

스페인에는 유명한 미술관도 많다. 마드리드에 있는 프라도 미술관은 유럽 3대 미술관 중 하나다. 엘 그레코의 걸작 등이 이곳에 전시돼 있다. 독특한 외관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그 자체가 예술품으로 꼽힌다. 어디에서 어떤 그림을 봐야 할지 궁금하다면 《스페인 미술관 산책》(최경화, 시공아트)을 보면 된다.

 

《스페인 디자인 여행》(유혜영, 안그라픽스)도 유용한 참고서다. 저자는 10여 년 동안 바르셀로나에서 생활한 일러스트레이터로 스페인 디자인의 모든 것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맛과 관련해서는 《스페인은 맛있다》(김문정, 예담)와 《바르셀로나 미식가의 집 까사구르메》(김문정, 페이퍼스토리)가 단골 추천도서다.

 

스페인으로 유학한 셰프 김문정 씨가 스페인 요리 이야기와 함께 바르셀로나에서 레스토랑 겸 민박집을 운영하면서 겪은 얘기들을 담았다.《스페인 타파스 사파리》(유혜영, 디자인하우스)도 스페인 별미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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