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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우리 경제가 비틀거리고 있다. 특히 이번 경기침체는 우리뿐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을 비롯해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는 점에서 10년 전 IMF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최근의 불황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제 2의 도약’을 꿈꾸는 산업이 있다. 국내 취업인구 중 100만명이 현재 몸담고 있는 프랜차이즈 산업이 그것으로, 기업의 대량해고로 몰려나올 퇴직자들을 예비창업자로 흡수,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의 몸집을 키울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 이후 19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 상당수가 대기업 퇴직자들로서, 이들은 창업 경험이 전무한 관계로 독립창업보다는 창업 노하우 등 가맹본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자본력을 갖춘 이들을 겨냥한 창업상품도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이미 우리 경제에서 9~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일자리 창출 면에서는 어느 산업보다 파급 효과가 크다. 2007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34만여개에 달한다.
이들이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키우고 매출을 높여 한 점포당 1명씩만 추가 고용해도 3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도 프랜차이즈 산업의 이 같은 ‘잠재력’을 알고 프랜차이즈 산업의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IT산업, 식품제조업, 물류사업, 디자인 사업의 경쟁력 육성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불황을 먹고 자라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가능성과 앞으로의 과제, 현황을 짚어보았다.
새로운 창업 붐 기대, 업계 발빠른 움직임
BBQ 등 치킨업계 가맹점 확보 전쟁 치열
이후 장기 침체에 빠진 경제가 지난해 여러 가지 요인으로 급랭하면서 다시 고용대란과 자영업 붕괴라는 걷잡을 수 없는 경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고 이로 인해 본사들의 수익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불황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상 업계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창업 붐을 기대하면서 기업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창업자들의 창업 심리가 급랭하면서 프랜차이즈 본사들에 대한 창업 문의도 뚝 끊긴 게 사실. 하지만 올해 들어 창업 시장은 조용히 꿈틀거리고 있다. 명동할머니 국수의 경우 지난 1월 중순 사업설명회에 120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본사에도 창업 문의가 평균적으로 2~3배가량 늘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말이다. 지난해 최다 가맹점 모집에 성공했던 치어스나 카페띠아모 등도 퇴직붐과 자영업자들의 사업 전환에 힘입어 올해도 지난해의 성장세를 이어갈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치킨 시장의 경우 별들의 전쟁이라고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브랜드도 계속 늘고 있지만 창업 또한 꾸준한 증가세다. BBQ가 카페형 점포를 내세워 가맹점 리뉴얼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바비큐보스치킨도 이미성공한 점주들을 중심으로 다점포 운영 바람이 불고 있다.
사바사바 등 신생 브랜드의 경우 가맹점들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입소문을 타고 가맹점을 확장하고 있으며 굽네치킨은 웰빙을, 딥앤조이치킨과 강정이기가막혀 등은 가격파괴 창업비를 무기로 가맹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대량 감원이나 기존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프랜차이즈 가맹점 신규 창업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창업은 프랜차이즈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은 청년층에 비해서 창업 자금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데다 오랜 직장생활로 새로운 창업 환경에 적응하기가 힘들어 독립창업보다는 본사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택하는 게 훨씬 성공률이 높다.
특히 40~50대의 경우 생활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업종보다는 자금이나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고 곧바로 소득 창출이 가능한, 검증된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 우수한 프랜차이즈업체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떡쌈시대’ ‘본죽’ 곧 새 브랜드 선보여
외식업 편중 경향… 새 업종 발굴 필요
국내 대표적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인 떡쌈시대도 3월 신규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의 경우 이미 주요 상권에 가맹점포가 대부분 개설돼 있어 새로운 창업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브랜드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죽 분야의 대표 브랜드인 본죽도 본비빔밥에 이어 국수를 주메뉴로 한 신규 브랜드 본국수대청을 선보여 명실상부한 한식 맛 개발의 대표 업체가 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원할머니보쌈은 박가부대찌개를 창업시장에 선보이고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펴고 있다. 부대찌개는 서민적인 메뉴이지만 놀부 외에 대표적 브랜드가 없다는 점에서 창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신규 브랜드를 내놓는 이유는 고용대란이 창업 수요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가장 큰 화두는 베이비붐 세대의 가맹점 창업 증가이다. 우수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신규 브랜드를 통해 베이비부머 창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저렴한 창업비를 내세워 사업 전환을 꿈꾸는 기존 자영업자들을 유혹하는 프랜차이즈가 성업 중이다. 하지만 불황을 등에 업고 성장했던 프랜차이즈 본부들 중 상당수는 도산하거나 부실 운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경험을 안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고 창업 부흥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만큼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자영업자들의 실패를 배가시키고 잘못된 투자로 낭비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기업은 외식업에 집중된 사업 영역을 서비스 업종으로 적극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서비스 업종 중에는 3000만원대 이하 창업 업종이 많으므로 새로운 업종을 발굴해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분야의 신직종·신업종 발굴에 정부가 적극 나서는 게 필요하다.
만일 서비스 영역에서 10개의 업종을 발굴하고, 각 업종당 2개의 프랜차이즈 본사가 설립되고, 이들이 300개 정도의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다면 1만명에 가까운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 인터뷰 | 프랜차이즈협회 김용만 회장
“지금의 불황이 내실 다지는 기회 가맹점 늘려 일자리 1만개 만들겠다”
지난해 이후 외식 시장은 소위 ‘3고(高) 현상’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수년간 고유가, 고물가,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미국발 금융한파까지 겹쳐 소비심리는 바닥에 있다. 소비심리 위축은 결국 자영업자들의 수익 악화로 이어져 문을 닫는 점포들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김용만 회장은 “우리는 이미 10년 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고용창출은 물론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며 “지금의 불황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내실을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창출 관련, 프랜차이즈 산업의 기능은. “프랜차이즈는 주로 경기가 침체됐을 때 그 수가 더욱 증가하는데 이는 소자본으로 큰 경험 없이 창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자료를 보면 프랜차이즈의 점포당 평균 상시 종업원 수가 3.7명임을 감안하면 연간 1만개 점포 창업 시 3만7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게 된다. 특히 올해는 협회 차원에서 일자리 나누기 운동을 진행코자 한다. 100개 회원 기업이 참여해 신규 일자리 1만개를 새로 만들자는 운동으로, 100개 기업이 10개의 가맹점을 신규로 오픈할 경우 1점포당 10명의 신규 일자리(점주, 직원, 아르바이트)가 생겨 신규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는 운동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프랜차이즈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2008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이 77조원, 가맹본부 약 2426개, 가맹점 수 약 26만개, 종업원 100만명, 시장규모 약 97조원으로 GDP의 10.4%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프랜차이즈 산업이 소매 매출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향후 프랜차이즈협회의 계획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프랜차이즈 시장의 위축을 극복하고 영세자영업자, 예비창업자 및 가맹본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KFA(한국프랜차이즈협회) 창업지원단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또 취업 및 창업을 위한 커뮤니티 교육사업-창업아카데미를 상시 운영하고 무료 수신전화를 개설해 창업 및 프랜차이즈 관련 상담을 받을 방침이다.”
2010년 APFC(아시아태평양프랜차이즈협회)와 WFC(세계프랜차이즈협회) 서울 총회 유치 확정의 의의는. “2010 APFC & WFC 서울 총회 유치 의미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국제 간 교류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우리 프랜차이즈 업계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잠재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위기야, 덤벼라! IMF 때 더 큰 기업들
1997년 10월에 시작된 IMF(외환위기)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독(毒)이 아닌 약(藥)이 됐다. IMF 초기에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문을 닫는 가맹점이나 본사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기업들이 점차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하자 적잖은 창업비용(퇴직금)을 보유한 대기업 퇴직자들이 대거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신규 가맹점들이 급증하고 본사 매출도 비약적으로 성장한 사례들이 속출했다. BBQ, 놀부, 김가네 김밥, 쪼끼쪼끼, 원할머니보쌈, 본죽, 와바(WABAR) 등 현재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프랜차이즈 본사들 대부분이 IMF 때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 기업들이다.
BBQ
“비싼 소고기 대신 닭고기 더 먹게 될 것” 가맹점들 설득
광고 재개하고 공격 마케팅… 1년 만에 가맹점 50% 늘어
제네시스BBQ그룹의 윤홍근 회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1995년 9월 창업한 지 6개월 만에 BBQ 100호점을 돌파한 뒤 1997년 말에 480호점을 돌파, 회사 경영은 순풍에 돛 단 듯했습니다. 그러나 ‘외환위기’라는 초대형 경제태풍이 전국을 초토화시켰습니다. 외국 사료를 먹이는 닭고기 값과 기름 값이 급등하면서 치킨 업계는 엄청난 원가부담을 받았습니다.
사방에서 ‘죽겠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BBQ 사업을 한 지 2년 만에 터진 일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지갑을 완전히 닫았다. 기업은 줄줄이 쓰러졌고 해고의 태풍은 사람들에게 실직자라는 불명예를 안겨다 주었다. 소비가 꽁꽁 얼어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윤 회장은 “지금이 정말 큰 위기인가?” 스스로에게 수없이 되묻고 되물었다. 그리고 그는 다짐했다. “위기 앞에 움츠러든다면 기업가로서의 생명은 끝이다. 위기를 기회로 선용하는 것만이 내가 살고 가맹점주가 사는 길이다.”
윤 회장은 장고 끝에 가맹점주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지금의 경제 위기에 떨기만 할 게 아니라 위기 속에 감추어진 기회에 주목해야 합니다. 쇠고기, 돼지고기를 먹던 소비자들이 그보다 값싼 닭고기를 선택할 것이고 한번 맛들인 식습관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우리 고객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윤홍근 회장이 주변 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1998년, TV광고를 2년 만에 재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는 오래지 않아 효과를 봤다. 1998년 말 650개이던 BBQ 점포 수는 일년이 안된 1999년 10월 말에 1000호점을 돌파했다. 전체 사업에서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면서 본사와 가맹점은 수익 면에서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위기, 그 또 다른 얼굴인 기회에 집중한 결과였다. 현재 BBQ는 전국에 1850개의 가맹점을 가진 국내 최대 규모 프랜차이즈 업체로 자리잡았다.
쪼끼쪼끼
‘온 가족이 즐기는 생맥주’ 내걸고 지방에서 서울로
도심 대신 동네골목 공략… 3년 만에 가맹점 400개
전국에 480개의 가맹점을 가진 생맥주 전문점 쪼끼쪼끼는 IMF 후폭풍을 맞으며 탄생했다. 부산에서 생맥주 사업을 하던 김서기 사장은 IMF 칼바람을 정면으로 저항하며 서울에 입성했다. 그가 1호점을 낸 곳은 서울 성내동. 김 사장은 “불황에는 목 좋은 곳에서도 힘든데 3년째 점포가 비어 있던 곳에 1호점을 내니 서울의 주류 도매업자들이 ‘세상 물정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촌놈 보듯 했다”고 말했다. 그가 가맹점 사업을 염두에 두고도 일급 상업지역이 아닌 동네골목에 1호점을 낸 이유는 ‘여기서 되면 대한민국 어디서든 다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쪼끼쪼끼는 처음부터 기존의 생맥주 전문점과 선을 확실히 그었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차를 마시듯 생맥주를 마시는 곳’이라는 컨셉트를 고수했다. 그래서 우선 입지를 시내 요지가 아닌 아파트 단지의 주택가를 고집했으며 그것도 1층에만 출점했다. 가족 손님을 배려한 때문이다. 지하 매장은 가족문화에 반하는 음주문화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이유로, 2층 이상 매장은 가족 손님이 드나들기에 다소 불편할 뿐더러 1층의 탁 트인 공간에서 가족들이 모여 생맥주를 즐기는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1층 점포만 고집하고 있다. 쪼끼쪼끼는 출범 3년 만에 400개 가맹점을 개설하며 단기간에 주류 프랜차이즈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01년에는 한 해에만 무려 230개의 가맹점을 개설했다.
쪼끼쪼끼를 운영하는 본사 ㈜태창파로스 임직원은 2월 13일과 14일 이틀간 경기도 가평 풍림리조트에서 ‘2009년 전진대회’를 열었다. ‘제2의 IMF’라고 일컬어지는 지금의 경제불황을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의를 다지는 행사였다. 이 자리에서 김서기 사장은 “올해는 IMF보다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서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실천과 행동을 통해 제2의 도약을 반드시 이루자”고 말했다.
김가네·원할머니보쌈
주방 개방해 신뢰감 높이고 식품 공장 세우고
신규 투자 과감하게, 가맹점 확보 적극적으로
국내 대표적인 김밥 브랜드인 ‘김가네 김밥’ 역시 IMF 시기에 신규 가맹점 수가 100개가 넘었다. 특히 김가네는 향후 가맹점이 더욱 늘어날 것에 대비해 신속하게 가맹본부의 각종 시스템을 구축했다. 본사는 생산·물류를 자체 구축했으며, 가맹점 역시 주방 안에 있던 김밥 조리시설을 매장 입구로 끌어냈다.
위생적인 조리과정을 고객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신뢰를 얻기 위해서였다. 원할머니보쌈을 운영하는 원앤원은 2000년 89개이던 가맹점이 2008년에는 270개로 늘어났다. 8년 만에 3배로 급증한 셈이다. IMF를 기회로 삼아 가맹점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또 2008년 6월에 새로 시작한 부대찌개 전문점 박가부대는 19개로 불어났으며 올 연말까지 50호점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원앤원은 220억원을 투입해 천안 식품공장을 건립, 위생관리와 연구개발 부문에서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에 모범이 되고 있다.
와바(WABAR)
“불황일수록 1등 브랜드에 고객 쏠린다”
IMF 때 경험 믿고 작년 점포 40개 늘려
세계맥주전문점 와바는 2001년 설립 이후 매년 20~30개의 점포를 늘려왔다. 첫해인 2001년에는 14개이던 신규 점포가 2003년에는 44개로 불어났다. 미국발 금융위기 태풍이 거세게 몰아쳤던 작년에도 40개의 점포를 새로 만들었다. 경기침체 여파로 위스키 같은 알코올 도수 높은 술의 소비가 줄어든 대신, 비교적 비용 지출이 적은 맥주 소비는 오히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와바 이효복 사장은 “와바가 국내 맥주시장을 급속하게 파고들고 있는 이유는 맥주 맛의 차이가 거의 없는 국내 맥주와 달리 알코올 도수, 제조공법, 첨가원료, 발효방법으로 인해 맛이 천차만별인 전세계 맥주들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와바 측은 “경기불황일수록 소비자들은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은데 이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더 각광 받게 될 것”이라며 올해 수입맥주 시장 전망을 밝게 보았다.
프랜차이즈 10% 성장하면 일자리 8만개 늘어난다
지난 두달 동안 자영업체 40만개 이상이 폐업을 했고 지난 한달간 일자리 10만개가 사라졌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 때문에 일자리 창출은 우리 사회의 가장 당면한 화두가 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점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신규 창업은 물론 이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된다. 또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본부조직도 커지고 있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대표적인 산업군이다. 특히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 직종이 대부분인데 서비스 직종의 경우 1인당 노동생산성은 낮지만 일자리 창출 효과는 훨씬 크다는 게 특징이다.
2005년 통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산업의 고용 인원은 80만명이 넘는다. 만일 프랜차이즈 산업이 연간 10%대로 성장한다면 산술적으로 매년 8만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의 경우 점포당 종사자 수가 12명이 넘지만 한국은 점포당 채 3명이 안 된다. 만일 한국의 가맹점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국 수준의 절반 정도만 종사자 수를 늘린다고 해도 획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이 뛰어드나
40대 베이비붐 세대, 기업 퇴직자들 많아
안정성 최우선… 주점·전문음식점·카페 선호
프랜차이즈 분야의 일자리 창출에서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부문은 40대 이후 퇴직자들. 이 연령층의 경우 재취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산업연구원(KIET)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창업 연령이 높아지는 걸로 나타나고 있다. 2001년 이전 기업가의 평균 연령은 37.3세였는데 2000~2003년 창업자들은 43.0세, 2005년 이후는 42.5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체 창업자 중에서 기업 퇴직자 출신이 많다는 걸 짐작하게 한다. 10년 이상 직장생활만 해온 퇴직자의 경우 재취업은 쉽지 않고 독립창업의 경우에도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다. 외국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프랜차이즈 사업은 초보자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경영지원을 해주므로 퇴직자 창업에 도움이 된다.
40대 이후 베이비붐 퇴직자들은 안정성이 매우 중요한 창업 선택요소가 된다. 때문에 이들이 선호하는 업종은 외식업이 많다. 대기업 퇴직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업종으로는 주점, 전문음식점, 카페형 업종 등이 대표적이다. 서비스 업종 중에서 청소사업이나 영업형 업종 중에서도 퇴직자들이 도전하는 분야는 많다.
박종명(48)씨는 15년간 식품회사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다가 2007년 6월 추어탕전문점(남원골 미당추어탕 구월점 www.midang.co.kr)을 오픈했다. 오랜 직장 생활로 창업 시장을 전혀 몰랐지만 본부의 지원을 받아 성공적으로 창업할 수 있었다. 추어탕전문점을 택한 이유는 수요가 안정적인 업종이기 때문.
또한 가맹본사에서 거의 모든 메뉴를 완제품 상태로 공급해 주는 쿡리스(cookless) 외식 아이템이어서 초보 외식창업자인 박씨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박씨는 버스터미널 근처에 50㎡(15평) 규모 매장을 얻어 총 1억1000만원을 들여 창업했다.박씨는 “퇴직 후 창업에 성공하려면 가진 자금의 70~80%만 투자하라”고 말한다. 그래야 몇 개월 적자가 나더라도 조급함에 포기하지 않고 운영할 수 있기 때문. 또 “창업을 하는 데만 자금을 올인 하지 말고 창업 후 홍보에도 투자를 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자영업자도 나선다
“브랜드 없으면 고객 외면” 프랜차이즈로 속속 전환
홍보·시스템 등 본사서 모두 지원, 운영도 수월
한편 최근 들어 기존 자영업자들의 프랜차이즈 전환도 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 파워와 체계적인 지원에 대한 욕구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말. 10여년간 한자리에서 주점을 운영했던 김진수(60·사바사바치킨호프 영등포점www.sabasaba.co.kr)씨. 퓨전포차를 운영하던 김씨는 유사업종 난립에다 오래된 시설로 고객들의 외면을 받자 브랜드 파워가 있는 프랜차이즈로 전환한 사례.
매장 규모를 86㎡로 하고, 전면에 치킨을 튀기는 테이크아웃 코너를 설치하고 주방은 뒤쪽으로 뺐다. 덕분에 홀이 넓어졌다. 간판과 메뉴까지 바꾸고 호프와 테이크아웃 치킨 판매를 병행했다. 리모델링 후 브랜드 간판이 걸리면서 주변의 인식이 좋아졌다. 또 본부에서 신장개업 시 판촉 등 다양한 지원을 해줬는데 그것도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준 것 같다는 게 김씨의 말.
이처럼 경쟁력이 약한 기존의 독립 자영업자들이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는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에는 외식업 경쟁 과열로 외식업 창업 환경이 어려워지자 외식업을 그만두고 서비스업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경우에도 프랜차이즈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비스업종의 경우 본사의 체계적인 지원과 운영 기술 노하우 전수가 사업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 특히 영업이 중요한 업종일 경우 영업 지원 시스템은 창업자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현탁(36·웰코트코리아 대구달서점 www.wellcoatkorea.com)씨는 조류독감 파동으로 5년간 운영하던 찜닭전문점을 폐업하고 2007년 1월 광(光)촉매시공전문점으로 업종을 변경해 성공을 거둔 사례. 최씨가 사무실 임대 보증금을 제외하고 창업하는 데 투자한 금액은 총 4000만원 정도. 창업 비용 대부분은 찜닭전문점을 폐업하고 남은 돈이었다. 또한 보증금 1000만원에 임대료 50만원을 들여 죽전 사거리 대구의료원 방향에 사무실도 열었다. 최씨는 현재 월 매출 1500만원에 700만원 수준의 순익을 벌어들인다. 찜닭전문점을 폐업한 최씨는 경험이 풍부했던 외식업에 뛰어들지 않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서비스업종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인력운용
“경영기법 배우자” 대기업 퇴직자 유치 활발
본사서 인력훈련·배치까지 책임지는 곳도
한편 프랜차이즈 본부 및 가맹점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큰 편이다. 가맹점당 평균 직원 수는 3명 선. 본부의 평균 인력은 20명 선. 한개의 프랜차이즈가 설립돼 100개의 가맹점을 모집할 경우 400명 가까운 고용 창출을 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협력업체 등 연관 분야의 산업을 성장시킨다는 관점에서 보면 고용 효과는 이보다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우수 프랜차이즈 본사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기 위해 대기업 퇴직자들 유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BBQ제너시스를 비롯 원할머니 보쌈, 놀부, 본죽, 교촌 등 다양한 기업들이 대기업 출신 임원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한편 청년층 창업에도 프랜차이즈 사업은 기여하고 있다. 위탁점포 운영의 경우 청년 실직자들을 점장으로 훈련시켜서 근무하는 사례가 많다. 또 본부의 개설 담당, 점포개설, 수퍼바이저에는 20~30대 직원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맹점 인력도 본부가 교육을 시켜서 파견하기도 한다.
호프 레스토랑인 치어스(www.cheerskorea.com)의 경우 매장에 근무하는 주방 인력을 본사에서 훈련시킨 다음 파견해 준다. 본부에서 조리 인력을 채용할 때는 비용까지 지불하고 훈련을 시킨다. 신선요리가 대부분이지만 가맹점에서는 인력 관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직원 입장에서도 본부가 채용 이동 배치까지 책임지고 하기 때문에 고용의 안정성이 보장되고 본사를 믿고 근무할 수 있어 주방 직원의 직업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인만두(www.mi-mandoo.co.kr) 역시 주방 인력과 매장 인력을 공급해 주고 있으며 직영매장을 확장할 때마다 젊은 청년실업자들을 훈련시켜 고용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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