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처음으로 장편읽기 모임을 진행했어요. 긴 호흡을 필요한데 끝까지 함께 알차게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9권을 읽고 태백산맥문학관이 있는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으로 향합니다. 출발전 춥던 날씨는 벌교에 도착하니 해가 떠올라 추위는 덜하고 적당히 선선한 바람이 불어 걷기에 좋았어요. 미리 예약해둔 식당에 도착합니다. 읍내와 떨어져 있는데도 주차장에 다른 차들이 있어 맛집이라는 분위기를 느끼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삶은 꼬막, 꼬막 비빔밥, 꼬막 무침, 꼬막 탕슈 등 꼬막으로 만든 음식과 정갈하고 깔끔하지만 싱겁지도 심심하지 않게 맛있는 맛이 느껴지는 찬들로 점심을 했어요.
태백산맥 문학관에 주차를 하고 근처에 있는 '소화의 집'과 '현부네 집'을 먼저 둘러봅니다. 소화 집은 두칸 짜리 집으로 작아요. 소박하다고 말하기에도 너무 작았어요. 방문은 물고기 모양 자물쇠로 잠겨 있답니다. 현부자네 집은 여러 양식이 섞인 듯한 기분이었어요. 일본풍이 느껴지며 조선이 가진 건축과도 비슷하고 다르기도 해서 다들 고개가 갸웃갸웃했어요. 문학관에는 작가가 태백산맥을 쓰며 사용한 도구와 보도자료들을 전시했어요. 단순 사각형으로 된 건축물이 아니어서 문학관 자체를 둘러보는 재미도 함께했지요. 자유롭게 둘러보고 읽는 시간이예요.
김사용과 김범준, 김범우가 살던 '김범우 집'을 찾아갑니다. 읍과 소유자 간에 소유권 이전이 되지 않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내부는 방치되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어요. 입구에 놓여진 안내판이 아니면 폐가인 줄 알고 지나갔을 거예요. 차로 이동하며 소화다리를 잠깐 보고 김범우 집 근처에 홍교가 있어 걸어서 건너 봅니다. 과거에 지었던 부분과 이후에 다시 지었던 부분이 양쪽에 있답니다. 옛날에 지어졌던 부분이 오히려 더 단단함이 느껴집니다.
우연히 본 벌교성당 내부에 들어섰는데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를 볼 수 있었어요. 자그마한 규모입니다. 없던 신심도 생기게 만드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이었어요. 시나위님이 성당에 관한 설명을 해서 고개를 주억거리며 눈으로는 성당 곳곳을 둘러 봅니다.
시나위님이 차량을 따로 이동해주신 덕에 벌교 읍내를 걸어서 갑니다. 삐죽 솟은 지붕이 땅 아래까지 이어지는 일본식 가옥과 현대식으로 거대하게 지어진 벌교읍행정복지센터를 지나니 여러 시간을 담고 있는 곳인 것 같아요. 후기를 쓰며 지도를 찾아 보니 행정복지센터와 채동선음악당 건물이 이어져 있어 더 거대하게 보였나 봅니다. 길가다 만난 조정래 조각 공원에 작가 두상이 조각으로 있어요. 보는 사람 시야를 따라가게끔 만들어져 있어 신기했어요. 단체 사진을 하나 찍고 태백산맥 문학 거리로 갑니다. 벌교금융조합에 들러 해설사에게 벌교읍 소소한 이야기와 은행 이야기를 듣고 오만원권들과 사진을 찍어 대박을 기원합니다.
보성여관에서 차 한잔씩 두고 걸음을 쉬어갑니다. 보성 유자와 생강으로 만든 차가 있어 커피말고 시켜봅니다. 여관내에 숙박객들이 있어 발걸음에서 힘을 조금 빼고 천천히 둘러봅니다.
일본인 중도에서 이름을 따 지었다는 중도방죽에서 작가는 뼈 빠지게 힘들게 일한 사람들을 묘사했어요. 하지만 도착한 날 방죽 풍경은 너무 아름답고 구름은 극적이었는지 걸으며 사진 찍고 이야기하고 했어요. 하나~ 둘~ 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자세를 잡게 되더라구요. 마음 맞춰 같이 점프해 봅니다.
출발 전과 태백산맥문학비 뒤에서 찍은 단체 사진이 함께 있어요. 주릿재라고 합니다. 벌교읍에서 율어면으로 건너가는 높고 험한 고개입니다. 태백산맥 작품 속에서 여러 장면 등장합니다. 해방구로 등장한 율어면은 작가가 묘사한 대로 농사짓기 좋고 외부로부터 지키기에 적당한 곳이었어요. 솥가마를 닮은 것 같아요.
태백산맥과 벌교를 떠올리면 이 날이 자연스레 될 것 같아요. 태백산맥을 또 읽게 된다면 걸었던 거리를 작품 속 인물과 함께 걷게 되겠죠. 소화다리를 건너 읍내로, 주릿재를 건너 율어면으로, 걸어서 한 시간이 걸리지 않던 벌교읍내를 거대한 세상으로 그려낸 작가를 떠올리게 되겠죠.
첫댓글 제 폰에도 사진 한가득ㅋ
저도 후루룩 올려야겠네요ㅋ
깔끔하게 정리된 사진들 보기좋네용
멋지게 정리하신 후기 감사합니다
사진속에 즐거움이 묻어납니다.~~^^
너무 재미있는 , 뜻깊은 하루 보냈어요.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너무 좋아보이네요
개인적으로라도 가봐야겠어요^^
후기정리를 넘잘하시네요. 부럽...ㅎ
다들 하늘에 닿을 만큼 행복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