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루족
요즘 리터루족’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독립해 가정을 꾸렸다가 경제적인 불안 때문에 다시 부모와 함께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리터루족은 ‘돌아가다’라는 의미의 ‘리턴(return)’과 ‘캥거루족’을 합성한 말인데, 캥거루족은 자식이 취업을 하지 못했거나 취업을 했음에도 임금이 적어 독립하지 않는 자식들을 일컫는 낱말이기도 하다.
그 원인을 전문가들은 전세금이 치솟는 이른바 전세대란과 함께 높은 주거비용을 따라가 주지 못하는 임금 상승률로 인해 ‘리터루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부분의 젊은 신혼가정의 경우 생활이며 주거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는 등 안간힘을 쓰다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다시 부모와 함께 살기를 선택한다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주거비용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주거문제를 스스로 마련키 어려워지고 경제적 독립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실정임은 사실이다. 따라서 요즘 ‘리터루족’ 뿐만 아니라 부모에게 기대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는 30대 이상의 자녀를 뜻하는 ‘빨대 족’, 생활고로 인해 부모의 집으로 다시 회귀(回歸)한 젊은 직장인들을 뜻하는 ‘연어족’, ‘니트 족’ 등의 신조어가 난무하는 세상사로 변하고 말았다. 그리고 사실 ‘생활비 지원’ 때문뿐 아니라 출산과 여러 사회적 비용으로 초임인 월급으로는 보험료나 생활비 등 기존에 들어가는 돈에다 아이에게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게 결혼 후에도 손을 내미는 자식들의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심지어 주거와 양육 부담 등으로 인해 자식이 늙은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게 아니라 부모가 다 큰 자식을 ‘업고’ 살게 된 것이 여간 슬픈 현상이 아니고 무엇이랴. 지난해 취업포털 ‘잡 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57%)이 스스로를 캥거루족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특히 부모에게 회귀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육아(育兒)이며,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 설문조사 결과, 59.6%가 ‘양육비 부담을 느낀다.’고 토로할 정도이니 자연스레 부모에게 금전적으로 기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 맞벌이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어린 자식들을 낮에 돌볼 시간적 여유가 없어 부모세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음은 어쩔 수 없는 사회현상이기도 하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조금 여유 있는 부모는 ‘언젠가 물려줄 재산임으로, 자식들이 고정적ㆍ안정적 수입이 있어도 미리 여윳돈을 준다‘고도 말한다. ‘한국사회문제연구원’에서 지적 했듯이 취업난 등으로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연령대가 계속 높아지다 보니, 과보호 경향이 결혼 후까지 자연스레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식들 때문에 부모가 노후대비를 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제3차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조부모와 부부, 미혼자녀가 함께 사는 3세대 가족 비율은 2016년 기준 3.1%로 2010년(1.0%)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결혼한 뒤 분가를 했지만 다시 부모의 집으로 돌아가 생활하는 ‘리터루족’의 증가는 부모의 노후 빈곤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큰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노후 대비책이 미약한 처지인데 앞으로 정부의 그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한 때이다.
‘리터루족’이 증가하면 부모세대는 노후저축을 전혀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편 ‘리터루족’의 증가로 두 가족 이상이 거주할 수 있는 넓은 평형대의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 이유는 ‘리터루’자식과 부모가 함께 살아야 하는 주거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경계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어진다.
우리가 이 ‘리터루족’을 곱지 않게 보는 이유는 과거처럼 마음에서 우러나는 ‘효’를 실천하는 개념이 아닌 경제적 상황에 부딪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자 택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전세대란’에 자식들 임금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임엔 틀림없다. 지난해보다 전셋집 가격을 뜯어보면20%가 올랐다느니 매년 25%이상의 집세가 오른다는 등 보도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주거 안정화대책을 주무당국이 발표하기도 했다. 주거불안은 결혼과 맞물려 부모 자식 세대를 모두 위협하고 있다. 급기야 부모의 집을 담보로 신혼집 을 마련해 달라는 등의 이야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리터루족’만 탓할 일도 아니다. 천만다행하게도 보태달라고 하기는커녕
두 늙은이의 모자라는 생활비를 보태주는 자식을 둔 사람은 가히 천복을 누린다고 할 수 있지 않을 까 싶기도 하다. ‘리터루족’ 문제를 고차원의 정책적 차원으로 고려해야하고 이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해 본다. |
출처: 북소리 죽비소리 철부지소리 원문보기 글쓴이: 청암/정일상
첫댓글 과학은 날로 발전하여 생활의 질은 높아지는데
살림살이는 더 궁핍해지니 참 아이러니 입니다.
아마도 부의 편중이 빚은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럴때 정치권의 역활이 크다 할 것입니다.
맞아요. 세상이 점점 각박해 지면서
이런 현상이 생기고 요즘 아이들의 독립심이
회박해서 그렇다 여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