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앤디 맛집나들이] 한남동 일식집 ‘해천’
전복탕, 온몸에 감도는 개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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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전복을 껍데기째 우려낸 뒤 여러 보양 재료를 넣고 장시간 끓여내는 해천의 전복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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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으로 향하는 이태원 끝자락에는 버스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대형 음식점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 틈바구니에 소박하게 자리한 일식집 이 있는데, 바로
해천(02-790-2464)이다.
점심에는 탕 종류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지만,
어둑어둑 해 저물기 시작하면 싱싱한 바다 향내를 품은 안주거리와 함께
술이 고픈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 제철에 맞게 생물로 들여오는
생선을 다소 두껍게 썬 회나 새우나 복을 바삭하게 튀긴 요리, 바다 가재
구이 등 이 집만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요리들이 즐비해 입소문이 나는
중이다.
4명의 장정이 거뜬히 맛볼 수 있는 전복탕(12만 원)은 가격은 좀
비싸지만 꼭 먹어봐야 할 이 집의 대표작이다. 생물로 사온 전복을
껍질째 우려내 그 속에 통전복, 토종닭, 밤, 대추, 인삼 등 여러 보양
재료를 넣고 장시간 끓여낸다. 개불, 멍게, 해삼, 굴, 미역 등 서비스로
나오는 해산물 한 접시로 식욕을 돋구고 나면 커다란 뚝배기 가득
전복탕을 시식할 시간! 푹 고와 육질이 부드러워진 전복을 바로 앞에서
잘라 접시에 담아주는데, 쫄깃하면서도 혀에 척척 감기는 전복을 먹은 뒤
보들보들한 닭살을 소금에 콕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한약재 향이 살짝 감도는 국물에 송송 썬 쪽파를 넣고, 밤과 대추를
한숟갈에 떠 입에 넣으면 그 개운함이란…. 남은 국물엔 김, 미역, 파래,
다시마, 매생이를 넣고 해초죽을 끓여준다. 간간한 국물에 잘 쑨 죽 한
그릇을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할 터. 추운 겨울을 나면서 허해진 몸을
보신하는데 좋고, 더불어 입맛을 돋구는 봄맞이 음식으로 제격이다.
(강지영·앤디 새먼·부부음식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