뻰찌 (집게)
리태근
지금도 건설공지애 무져놓은 판대기에 얼기설기 박힌 대못을 보면 뺀지로 뽑고 싶은 생각이 굴뚝갘다. 고향을 떠날 때 호미와 도끼 꽉지 못빼기 그라고 아버지가 쓰던 올무와 톱을 버리는게 얼마나 아깝던지 어머니는 당신이 쓰던 매돌을 버리기 아까워서 이웃집에 잘 건사해서 쓰라고 부턱했다. 어머니는 한평생 손때묻은 매돌은 버리면서도 웬일인지 뻰찌를 버리지못하는게 이상했다. 기어코 가져간다고 챙기란다. .
도시에 가면 온통 콩크리트 바닥이라 신발에 흙이 묻을새 없겠는데 뻰찌를 해서는 뭘하게? 아무리 말려도 외고집을 부리는 어머니를 말리는 재간이 없었다. 어머니가 한평생 손 에서 뻰찌를 놓지않았다..항상 조양간 찬장서랍에 보물단지퍼럼 건사해 둔다. 반창고로 감은 뻰찌 손잡이는 어머님의 손때 묻어서 반질반질해서 고물이 된지오래다.
어머님은 웬일인지 녀자답지 않게 남자들이 손재간을 닮 는게 이상했다. 전생에 남자로 태여난게 아닐가 그러는 어머니를 믿고 아버지는 점점 톱질합네 하고 집안일에 전벽이다. 매돌을 파도 어버니요 매오시(매돌함지)가 새도 어머니가 양철을 얻어다가 잔못을 촘촘하게 박아놓는다. 장독 물독이 굼이가면 쇠줄을 얻어다가 뻰찌로 꽉 동이고 쇠면가루에 마대실은 이겨서 뗌질하였다. 보기는 구차해도 제구실을 착실하게 하였다.
한뇌 톱질쟁이 집이라 사시장철 톱밥을 땠다. 톱밥은 손풍구 없이는 싱상도 못한다. 손풍구는 어짜라고 어머니와 엇먹였다. 툭하면 풍구줄이 벗겨져서 애를 먹었다. 톱밥불은 심총하게도 날씨를 가릴줄 알았다. 흐린날이면 새벽부터 귀신혀를 날름거리며 들락날락 하다가도 갑자기 검댕이를 들쓰고 달려나올때면 곰짝못하고 불벼락을 맞는다. 머리가 그슬린 건 둘째치고 얼굴에 화상을 입어서 아까운 청춘을 망친 사람이 알마던가
풍구줄이 끊어지는게 제일 골치아픈 일이다. 풍구줄은 대부분 자전거외피로 사용했다. 줄이 끊어지면 넙덕고무신을 오려서 썼다.. 풍구가 낡아서 바퀴가 술취한 나그 내처럼 골을 내 흔들때면 어머님은 풍구축에다 까만 고무를 돌돌 감아서 풍구줄이 벗멪않게 한다. 충구축에는 콩기름을 발라서 슬슬 잘돌아가게 하는데 손재간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남달이 꺽으매 매돌쪽자루는 툭하면 빠죠서 애를 먹었다. 날마다 매돌자루가 흔들어서 애를 떼는 어머니가 어지나 안쓰러웠던지 산으로 나무하려 갔다가도 떡메처럼 구부정한 나무만 보면 베왔다. 매동쪽자루에 안성맞춤한 나무로는 문푸 레나무 자잗나무 성질이 단단한 참나무가 제일이다. 나무를 해빛에 잘 말리웠다가 깍아서 맞춘다.
어찌나 애났으면 매돌자루를 손질할때마다 명분없이 아버 지를 빗대고 욕한다.
“어쩌면 주정뱅이를 똑떼 닮았을가 뭘 먹겠다고 심술을 부리는게여"
매돌은 어머니 손길이 가지읺으면 제구실못했다. 매돌이 잘 먹지않으면 어머니는 제꺽 엎어놓고 정끝에 신경을 모아서 홈채기를 따라 좃는다. 말마다 매돌을 않고 씨름할때마다 아버자를 빚대고 듣지못하는 욕은 얼머나 햇는지 모른다. 어느닐 아버지는 욕을 먹다못해 매돌을 쫏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요 매돌이 겨우닥질 하는게 아닌가 우로 먹이면 옆으로 나와야 하는데 억지로 쑤셔넣어도 고대로 겨운는데 이상하다.
트집쓴는 매돌은 끝내 어머니가 손맛을 봐야한다. 매졸을 엎어놓던 어머니는 매돌을 꺼꾸로 쫏았다고 야단이다. 매돌 손질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였다. 매돌덮개는 골배모양이 홈이 있는데 너무 깊게 파면 소화불량이 걸리서 겨윤작빙란다. 그렇다고 너무 얖게 쫏으면 통채로 나온다. 우리집 매돌은 이상하게 쪽다루 구멍이 옆으오 나서 아무리 단단하게 맞춰도 골을 내젖으면 흔드는걸 어쩔수 없었다. 어느닐 매돌을 이리보고 저리보던 어머니가 쇠줄을 얻어다가 쪽자루를 감싸고 뻰찌로 꽉 동여맨다. 그리고는 뻰찌로 탕개까지 탈아놓았다. 맷돌은 걷보기는 촌스럽지만 든든해서 어머니 맘에 들었다.
우리 집에는 온전한 그릇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세수대야는 치 떨어지고 구멍이 나서 남들같으면 버린지 오래건만 어머니는 구멍이 난곳을 납으로 땜질하고 뻰찌로 납작하게 두두려서 원 모양을 알아볼수 없었다. 장독은 언제 샀는지 해마 다 땜질이다. 벌써 금이 실리기 시작하면 금을 따라서 구리쇠줄로 고정하고 세면트가루와 마대실을 얻어서 쳐바르고 쇠줄을 동이고 뻰찌로 탕게를 틀어서 끔쩍못하게 땜질한다.
하여간 어머님의 뻰찌는 못하는 일이 없다. 헐망한 구새 (굴뚝)가 바람을 가리며 굴내를 토하자 넘판자를 얻어다가 구멍을 메우고 쇠줄로 꽁꽁 동여매고 소똥으로 얼기설기 땜질한다.
어머님은 길을 가다가도 넘판자에 꼽혀있는 대못을 발견하면 어김없이 뽑는다. 공지에서 얻어들인 쇠붙이 넘잎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모르는 사람은 고문회수집인가 한다.
아버지가 톱질합네 하고 집안 잔솔질은 전혀 손을 대지았았다. 울바자는 해마다 나무가지를 겹으로 동여매서 바람이 통하지않는다고 아버지기 그렇게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사립문은 어머님의 자화상인가 가냘푼 허리에 쇠줄을 동이거 여름이면 줄당콩 두룽두룽 두르고 가을이면 새하얀 박을 물동이처럼 이고 서 있는모습이 어머니를 똑떼 닮았다.
어머니가저세상으로 떠나갈때 뻰찌를 보내자고 햇는데 정작 골회함에다 쇠붙이를 넎는다는게 이상해서 보내지못햇다. 아버지 겯에 합장할 때 정교하게 만든 나무함에다 어머님의 손때묻은 뻰찌를 넎노러니 어쩐지 내가 걸어온 안생길이 허무해진다.
철이 들어서 부터 마음의 탕개를 단단하게 동이고 모든일을 꼼꼼하게 처리했더라면 악몽갗은 굴곡은 없었을 것인데 돈만 생기면 허영심에 들떠서 투자했다가 망친일이 한두먼이였던가 어쩌다 돈을 벌면 꽁꽁 동여놓고 세심하게 따져가며 살아야하는데 맹탕 랑비한 돈이 얼마던가 나는 어머님의 손때붇은 뻰지를 보내지않고 아들에게 물려주기로 작심햇다. 애들에게 단단하 어머님의 뻰지처럼 살아가라고 전해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