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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자(單子)
이 때 봉투에 돈만 넣고 단자를 쓰지 않는 예가 많다. 그러나 단자에 축하의 말과 물목(物目)이나 금액·날짜·이름을 정성스럽게 쓰고 축의금을 싸서 넣는 것이 예의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축의금을 받는 쪽에서 누가 얼마를 보낸 것인지를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부조나 축의금에서는 ‘일금’ 대신 ‘금’ 또는 ‘돈’이라 쓰고 금액 뒤에 ‘정’하는 말은 쓰지 않고 ‘금 삼만원’, ‘文 삼만원’ 등으로 쓴다. ‘결혼(結婚)’은 일본 용어이고, 우리의 법률용어는 ‘혼인(婚姻)’이므로 ‘혼인(婚姻)’이라고 쓰는 것이 좋다. ‘혼(婚)’은 ‘장가들다’, ‘인(姻)’은 ‘시집간다’는 뜻이므로 ‘혼인(婚姻)’이라고 써야 ‘장가들고 시집간다’는 뜻이 된다. 특히 시집가는 여자측에 주는 부조 봉투에 ‘화혼(華婚)’이나 ‘결혼(結婚)’이라고 쓰면 시집가는 사람에게 ‘장가드는 것’을 축하하는 것이 되어 망발이다.
그러나 부조하는 대다수가 신랑측에 내는 부조 봉투는 축결혼(祝結婚)이라 쓰고, 신부측에 내는 부조는 축화혼(祝華婚)이라 써야 한다고 잘못알고 쓰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잘못된 일이니 신랑·신부측을 가리지 않고 공통으로 쓸 수 있는 수례 용어를 써야 한다.
부조금 봉투에 적는 인사말 하나에도 대단히 조심을 하게 되는데, 특히 팔순(八旬)이나 구순(九旬)을 축하하는 잔치 모임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망설이는 이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육순이 지난 뒤에는 특별히 의미있는 때를 정하여 주변 사람들을 초청하여, 성대한 생신 잔치를 열어 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환갑(또는 회갑, 화갑) 잔치와 칠순 잔치인데 칠순을 달리 "고희(古稀)"라고 하는데, 이는 중국의 문장가였던 두보의 시 가운데 "人生七十 古來稀"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그런 까닭에 많은 사람들은 팔순이나 구순 에도 이 같은 별칭이 있으리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팔구십까지 사는일이 흔치 않으므로 굳이 별칭까지 만들어 쓸 필요가 없었습니다. 있지도 않은 말을 막연히 있을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으니, 정작 우리말인 "팔순, 구순"은 한 구석으로 밀려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80살은 그대로 팔순(八旬)이며 90살은 구순(九旬)입니다. 일부에서는 팔순을 "산수(傘壽)", 구순을 "졸수(卒壽)"라고도 하는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억지로 별칭을 만들어 쓰려는 심리에서 나온 말이니 권장할 것은 못 됩니다. (칠순이나 팔순, 구순 잔치는 모두 우리의 세는 나이로 각각 70, 80, 90살에 치릅니다.)
66살을 "미수(美壽)", 77살을 "희수(喜壽)", 88살을 "미수(米壽)", 99살을 "백수(白壽)" 라고 하여 성대한 생신 잔치를 치릅니다만, 이 말들은 모두 일본말에서 들여온 것들입니다. 우리에게는 본디 66살이나 77살, 88살 등을 기리는 전통이 없었습니다. 유별나게 장수에 관심이 많은 일본 사람들의 풍속을 우리가 배운 것입니다. 그러니 그에 따른 용어도 일본말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주로 환갑(회갑, 화갑)을 앞뒤로 하여 크게 생신 잔치를 치르었습니다. 환갑 잔치는 우리 나이(세는 나이)로 61살(만 나이로 60살)에 열었고, 60살에는 육순(六旬) 잔치를, 62살에는 진갑(進甲) 잔치를 열었습니다. 70살까지 사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아서 71살만 되어도 "망팔(望八)"이라 하여 장수를 축하하는 큰 잔치를 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 이들 잔치에 참석하고자 할 때 마련하는 부조금 봉투에는 무엇이라고 써야 할까요?
<특별한 생일(나이)의 이름> 88살의 생신 잔치에는 "축 미수연(祝米壽宴)", 99살의 생신에는 "축 백수연(祝白壽宴)" 따위로 쓰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입니다. 한편, 환갑 이상의 생신 잔치에는 장수를 축하하는 뜻으로 보통 "축 수연(祝壽宴)"을 널리 씁니다.
이 "축(祝)"을 `축하`의 뜻으로 사용하는 것은 본디의 낱말이 가진 뜻과 어긋납니다. "祝"은 `빌다`는 뜻의 동사로서, 예부터 제사를 지낼 때에나 써 오던 말입니다. "축문(祝文)"은 `제사 때 읽어 신명에게 고하는 글`이고, "축가(祝歌)" 역시 본디는 노래의 형식을 빌어 신에게 비는 제례의 하나였습니다. 그것이 오늘날 모두 제사와는 관계없이 `축하하다`는 의미로 바뀌었습니다. 그렇더라도 "祝"이라고만 할 때에는 `빌다`의 뜻이지 `축하`의 뜻은 가질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축 환갑"이라고 하면 `환갑을 (맞이하기를) 빌다`는 뜻이 되니, 이미 환갑을 맞은 사람에게는 커다란 실언입니다. 같은 경우로, "축 결혼"이라고 하면 `결혼을 (하기를) 빌다`는 뜻이 됩니다. 이는 당사자들에게 어처구니없는 실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축 OO` 식의 말은 우리말 어법에도 벗어납니다. 우리는 `OO를 축하하다`라고 말하지, `축하하다 OO를`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요즘 들어 "차 한 잔을 마시며"를 "한 잔의 차를 마시며"로 표현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이는 영어의 영향을 받은 미국말입니다. 이러한 말투를 바로잡는 것은 곧 우리의 겨레얼을 회복하는 길이기도 함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글쓴이는 종래의 틀에 박힌 `축 OO` 대신 새로운 방법을 제안합니다. 돈의 많고 적음보다 정성의 깊이를 담아야 하는 부조금 봉투에는 꼭 제한된 글자 수를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한글만 쓰기가 보편화 된 시대에 어려운 한자말을 적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생신 잔치를 축하하는 것보다는 장수를 빌어 드리는 뜻으로 "만수무강하소서"가 어떨까요? 하얀 봉투에 큼직한 한글로 "만수무강하소서"라고 적어 전해 드린다면, 모든 허식을 떠나 마치 부모의 강녕을 비는 자식의 정성을 대한 듯 받는 이의 마음도 한결 따뜻해 질 것이라 믿습니다. * 편지는 형식을 잘 지켜야 예를 들어 편지를 시작하고 끝낼 때 ‘To 영이’니 ‘From 철수’ 따위와 같이 쓴다면 편지글의 참맛이 나겠는가? ‘철수로부터’와 같은 from의 번역투 표현 역시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작은 것이지만 편지글은 그 형식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본래의 뜻과는 달리 상대방의 기분만 상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웃어른께는 ‘아버님 보시옵소서’라거나 ‘선생님께 올립니다’와 같이 쓰면 무난하며 친한 친구나 사랑하는 자녀에게라면 좀더 정겨운 표현을 동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그리운 벗에게 보낸다’나 ‘사랑하는 딸에게’ 등도 좋은 표현이라 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홍길동 씀’이나 ‘홍길동 드림’처럼 자신의 이름만 쓸 경우야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공적인 편지에서는 직함을 쓰는 일이 잦은데 이를 조심해서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사장이라면 ‘홍길동 사장 올림’이라고 해야 하는지 ‘사장 홍길동 올림’이라고 해야 하는지 잘 모를 수 있다. 이름 뒤에 직함을 쓰는 것은 그 사람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이름 다음에 직함을 쓸 수는 없다. ‘사장 홍길동 올림’이라고 해야 예의바른 것이다. 방송이나 강연회 등에서 ‘홍길동 교수입니다’니 ‘홍길동 의원입니다’ 따위와 같이 자신을 소개하는 것도 듣는 사람에게 대단한 실례인 셈이다. 그야말로 ‘과공(過恭)은 비례(非禮)’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이다.
이 때 봉투에 인사말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곤혹스럽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요즘에 아예 인사말이 인쇄된 봉투가 쓰이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보내는 이의 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환갑 생일 축하 자리라면 보통 봉투 앞면에 ‘祝 壽宴’이라고 쓴다. ‘壽宴’은 ‘壽筵’이라고 써도 마찬가지이며 ‘축 수연’과 같이 한글로 써도 된다. 물론 ‘수연’이라는 말 대신 생일 이름을 넣어 ‘축 환갑(祝 還甲)’, ‘축 회갑(祝 回甲)’, ‘축 화갑(祝 華甲)’과 같이 써도 좋다. 보내는 이의 이름은 봉투 뒷면에 쓴다. 그리고 부조하는 물목(物目)을 적은 단자(單子)를 반드시 넣도록 해야 한다. 단자에는 ‘축 수연’ 또는 ‘수연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와 같이 인사말을 적고 ‘금 몇 원’과 같이 보내는 물목을 적는 것이 예의바르다. 봉투나 단자는 흔히 세로로 쓰는 것이 보통이나 가로로 써도 무방하다. 특별한 나이라면 따로 마련된 인사말이 있다. 70세 생일에는 ‘축 고희연(祝 古稀宴)’이나 ‘축 희연(祝 稀宴)’, 77세이면 ‘축 희수연(祝 喜壽宴)’, 88세이면 ‘축 미수연(祝 米壽宴)’, 99세이면 ‘축 백수연(祝 白壽宴)’과 같이 쓸 수 있다. 그러나 특별한 생일 명칭이 없는 나이가 더 많다. 이 경우에는 회갑연에 쓰는 인사말인 ‘수연’을 그대로 쓸 수 있다. ‘수연’은 환갑 이상의 생일 자리이면 어디서나 쓸 수 있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축 화혼(祝 華婚)’, ‘축 결혼(祝 結婚)’이 많이 쓰이며 ‘축 혼인(祝 婚姻)’, ‘축의(祝儀)’, ‘하의(賀儀)’, ‘경축(慶祝)’도 쓸 수 있다. 간혹 ‘婚’은 장가든다는 의미로서 ‘축 결혼’이니 ‘축 화혼’ 등을 신랑측에만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크게 귀기울일 만하지는 않다. 퇴임 자리에서는 ‘근축(謹祝)’, ‘송공(頌功)’이 좋은 인사말이다. ‘송공’은 그동안의 공적을 기린다는 뜻이니 더이상 적절한 말을 찾기 어렵다고 하겠다. 이 말에 익숙지 않으면 아예 ‘(그동안의) 공적을 기립니다’와 같이 문장투로 봉투 인사말을 쓸 수도 있다. 조위금 봉투와 단자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부의(賻儀)’이며 ‘근조(謹弔)’라고 써도 좋다. 봉투 뒷면에는 부조하는 사람의 이름을 쓴다. 역시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와 같은 인사말과 함께 물목을 적은 단자를 넣는 것이 격식에 맞다. 그런데 불가피한 사정으로 문상을 갈 수 없을 때가 있다. 이 때는 다른 이를 통해 부조만 할 것이 아니라 조장(弔狀)을 보내는 것이 좋다. 조장을 보낸다면 ‘부친께서 별세하셨다니 얼마나 슬프십니까? 날짜와 ‘홍길동 재배(再拜)’와 같이 보내는 이의 이름을 쓴다. 이러한 정성어린 편지글은 받는 이의 슬픔을 한결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정보만 주고받는 편지가 아니라 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전달되는 편지가 좋다. 그리고 형식을 잘 알고 따르는 것은 그 편지에 담긴 마음을 한결 아름답게 만들지 않을까?
경조사 봉투 쓰는 법 1) 결혼 축의금 봉투 ※ 일반적인 예/
※ 권장 예/ * 금액숫자의 한자 표기 : 일(壹), 이(貳), 삼(參), 사(捨), 오(五), 육(六), 칠(七), 팔(八), 구(九), 십(什),천(千), 만(萬), 억(億) ※ 다음과 같이 한글로 표기하는 것도 아름답습니다.
* 봉투 만을 사용하고, 단자를 사용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 단자(單子) 단자는 봉투 속에 넣는 내지(內紙)를 말합니다. 과거에는 화폐경제가 발달하지 않았으므로 결혼축의를 대개 물건으로 대신했고, 이러한 물건의 내역을 적은 물목단자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내지는 별도로 넣지 않고 지폐를 감싼 후 함께 봉투에 넣습니다. 근래는 내지를 않쓰는 경우가 많지만, 격식을 차려야할 경우에는 반드시 넣는 것이 좋다. 봉투는 원래 한지로 만든 봉투를 쓰게 됩니다만, 근래에는 대체적으로 일반적인 편지봉투를 사용하게 됩니다. 다만, 편지봉투는 우편번호 쓰는 란이나, 회사의 명칭이 찍혀 있는 봉투를 사용하는 것은 결례입니다. 아무런 인쇄도 되어있지 않은 깨끗한 순백색 봉투를 사용합니다. 문안은 붓이나 붓펜으로 쓰는 것이 좋지만, 싸인펜으로 써도 결례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볼펜 등으로 쓰는 것은 과히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또한 격식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붓이나 붓펜을 사용하실 것을 권장드립니다. 근래에는 문구점에서 상업용으로 인쇄된 경조금 봉투을 사서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성을 발견하기는 어렵지만 간편하고 실용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