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간장(朝鮮─醬)
이제 우리나라는 많은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것”이 제일 자랑스러운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 중에서 조선간장(朝鮮─醬)이라고 이르는 재래간장(在來─醬)이다.
이 장(醬)자는 젓갈, 된장, 간장 장 자(字)이다.
마트에 가면 여러 종류의 양조간장(釀造─醬)들이 있는데 속칭 “왜간장 진간장 개량간장” 등으로 불리는 것들이다.
개량식 간장은 콩에 볶은 밀을 섞어 개량메주를 만든다는데, 대량생산을 할 경우는 콩 대신 탈지대두에 종국(種麴-누룩)을 섞어 사용한다.
탈지대두(脫脂大豆)는 글자 그대로 기름의 일부나 대부분을 빼낸 메주를 사용한 간장이다
재래식(在來式) 조선간장은 콩으로 만든 메주에 소금물을 붓고 삭혀 간장과 된장을 만든다.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세균과 곰팡이 균에 의해 발효시키고, 숙성한 뒤 소금물을 부어 담그는 간장으로 국간장이라고도 한다. 과정은 간단하게 보이지만 그 정성이 보통이 아니다.
지금은 보기 힘들겠지만 농촌출신이나 나이 든 분들은 된장 간장을 담그기 위해 큰 무쇠솥에 콩을 삶아 절구에 대충 짓이겨 가지고 둥글게나. 네모로 뭉쳐서 볏짚으로 싸서 온도가 적당한 방이나 마루 천정에 매달아 놓은 것을 기억할 것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메주가 마르면서 곰팡이가 돋아나고 메주 뜨는 냄새가 퀴퀴하게 난다. 요즘사람들은 그 냄새에 십리나 도망 갈 것이다. 그러나 옛날에는 그 냄새가 우리의 음식 맛을 좌우하는 향기(香氣)였던 것이다.
반드시 볏짚으로 싸는 것은 볏짚에 메주를 잘 발효시키는 좋은 곰팡이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조상의 지혜가 얼마나 대단한가.
조선간장을 담글 때는 일진(日辰)을따져 날자를 정하고 잡균 잡귀를 금하기 위해서 붉은 고추 숯등을 넣는다. 또는 풍속에 따라 버선을 장독위에 오려 놓기도 한다.
상(喪)을 당한 사람을 장독대에 접근 못하게 한다.
그 뿐인가 출산(出産)시에 금(禁) 표시로 부정한 사람의 접근을 막으며 잡귀의 침범을 쫓을목적으로 짚으로 왼새끼를 꼬아 백지(白紙), 백포(白布), 솔가지, 댓잎, 빨강고추 숯등을 끼워 대문위에 늘어떠러 걸어놓는 금줄(禁忌繩금기승)을 장독에도 쳐 놓는다.
이런 정성으로 완성된 칠흑(漆黑)같은 색과 태평양보다 더깊은 맛을 가진 조선간장이다.
조선간장의 맛과 정신(精神) 예술이요 철학이다.
우리나라음식의 맛은 “간장이 좌우한다” 는 말이 있다.
한가정의 일년 행복은 그해의 장맛이 좌우한다.
거짓말 아니다. 우리나라음식은 서양음식의 분리(分離)된 음식이 아니고 혼합(混合)음식이며 또한 국물음식이다.
먹는 것도 서양음식처럼 스프 따로 빵 따로 고기 야채 따로 먹는 것이 아니고, 비빔밥이나 설렁탕 순댓국 육개장에 말아서 입안에서 같이 씹어 넘긴다.
또 혼합음식의 일종인 “싸는 음식”이다. 김밥을 싼다. 상추쌈 다시마 미역쌈 등이다.
육고기 보쌈도 있다.
이 모두의 중심적인 역할을 간장이 담당한다.
사실 우리 전통은 먹는 것만 싸는 것이 아니고 입는 것도 다 싼다.
우리나라의 전통의상 두루마기 치마 저고리 등은 다 싸는 의복이다.
몸짓도 사람을 대할 때 우선 가슴부분을 점검하고 아랫도리를 감싸는 자세를 취한다.
서양의 벗는 스타일의 의복과는 다르다.
서양은 남 앞에서 큰 가슴을 자랑스럽게 보이게 하고 엉덩이를 노출시키는 제스처(gesture)를 한다.
우리의 재래식 간장이 세계의 입맛을 변화시킬 것이다.
우리의 음식이 세계인의 건강을 지켜 줄 것이다.
우리의 조선간장은 조미료의 역할 뿐만 아니라 의약(醫藥)이요 민간 신앙의 대상이다.
우리 것 최고가 어디 간장뿐이겠는가
모든 공산품 농산품 수산품 정신문화 생명공학 앞으로의 우주산업---
또 하나 더있다.
내 마누라가 최고다 !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