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를 가치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윤리관에 대해
피터 싱어교수의 의견은
충분히 우리와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이렇게 말한다.
책
더 나은 세상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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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성의 능력으로 절대적 주관주의라는 근본적인 윤리적 입장
의 타당성을 입증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데렉 파피트(Derek Parfit)가
《 중요한 것에 관하여(On WhatMatters)》에서 주장한 것처럼 신중한 사고와 성찰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객관적 윤리'의 진실은 분명히 존재한다. 만일 여러분이 객관적 윤리
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 책에 실린 글들을 많은 철학자들이
다양한 개념을 동원하여 주창한 윤리적 원칙의 의미를 규명하기 위한
시도라고 받아들여도 좋다.
대표적인 사례로 19세기 위대한 공리주의
철학자 헨리 시지윅(Henry Sidgwick)의 표현을 살펴보자.
우주의 관점(정말로 그런 것이 있다면)에서 바라볼 때, 한 개인의 선이
다른 누군가의 선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 개인의 경우가 다른 누군가의 경우보다 더 많은 선을 실현할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특별한 근거가 없는 한'
시지윅은 최대 다수의 최대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공리주의자였고
나 역시 그렇다. 도덕적 사안에 대해 문화적으로 만연한 직관적 반응에 의혹을 제기하고자 한다면 공리주의야말로 가장 견고한 윤리적 입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 나는 카타르지나 드 라자라라덱
(Katarzyna de Lazari-Radek)과 공저한 <우주의 관점(The Point of View of
the Universe)》을 통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논의를 펼쳤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공리주의를 기본 입장으로 삼고 있지 않다.
이 책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공리주의는 물론 공리주의와 거리가 먼 입장으로부터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루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나는 충실한 공리주의자의 입장을 취하면서도 가급적 광범위한 독자를 대상으로 글을 쓰고자 했다.
다음의 에세이는 지금까지 내가 자주 다루던 주제들, 즉 인간과 동물 관계의 윤리, 삶과 죽음의 본질, 부자의 사회적 의무, 개인의 기부를 포함해 사회 전반의 중대한 쟁점을 가진 사안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윤리에서부터 인공지능 로봇의 도덕적 권리, 투표 의무화, 신장매매, 근친상간 등 무척 중요한 문제임에도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다양한 주제를 꺼내 생산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행복, 그리고 행복의 증진은 나의 윤리적 입장은 물론 모두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편의 글에 걸쳐서 다뤘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썼던 서핑에 대한 글은 다분히 내개인적인 감상이다. 서핑은 삶에 행복을 더해준다.
내 전작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 책에서 다루는 다소 생소한 주제와 관
점에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항상 열린 마음을 갖고 논리적
인 증거를 최대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며, 뻔한 정치적 노선을 기계
적으로 따르지 않으려고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아직도 철학자란 대중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실적인 문제의 논의를
외면하는 학자들이라고 생각한다면,
부디 이 책이 그러한 선입견을 허물어뜨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