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우연히 생기는가? 암은 왜 생기는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다른 때도 아닌 바로 이때에, 다른 부위도 아니고 바로 이 부위에 왜 암이 생겼는가? 이런 질문에 쉽게 답할 수는 없지만 암이 아무런 이유없이 우연히 생기지는 않는다. 세상 일에 이유가 있는 것처럼 암 발생도 이유가 있다.
암이 생기는 이유를 생각할 때 암을 일으키는 공격원인(발암물질)과, 반대로 암을 억제하는 우리 몸의 방어 기전(항암기전) 두가지를 생각하면 쉽다. 단순하게 얘기하면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우리 몸의 방어력보다 세면 암이 생기는 것이고, 반대로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있어도 이를 이기는 우리 몸의 방어력이 세면 암은 생기지 않는다.
만약 엄청난 양의 발암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평소 아무리 건강관리를 잘한 사람이더라도 암이 생기는 것을 막기 힘들다. 1945년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여된 후 많은 암환자가 생겼고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유출 사건도 마찬가지다. 퀴리 부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도 연구에 열중하느라 너무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석면을 다루는 노동자들에게서 폐암이 생기는 것도 강력한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폐암 등 중요 암 발생이 흡연자에게 일어나는 것도 담배연기 속의 많은 발암물질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생긴 결과다.
반대로 우리 몸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오랫동안 계속 받아 방어력이 약화되면 적은 발암물질에 노출되어도 암이 생긴다. 우리 몸의 면역력이 강할 때는 자연적으로 생기는 암세포를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처리할 수 있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암세포가 많이 생기지 않더라도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조금씩 자라 큰 덩어리가 된다.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중요한 이유는 영양 불균형, 불규칙적인 생활, 스트레스다.
#무엇이 발암물질인가? 발암물질은 화학물질에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바이러스, 방사선, 자외선 등도 암을 일으킨다. 발암물질 대부분은 자연계에 존재하며 산업화에 따라 인공적인 발암물질도 생겨나고 이미 존재하던 발암물질이 더 많이 인간생활 속으로 들어온다. 발암물질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재벌에게 폐암이 많은가? 몇년 전 미국의 유명한 방송 앵커 피터 제닝스가 방송을 통해 자신의 거취를 발표했다. “현재 이 목소리로는 앵커를 계속할 수 없다. 바로 폐암 때문이다. 건강해지면 다시 나오겠다.” 하지만 그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는 4개월 후 세상을 떠났다. 우리나라에서도 2001년 이주일씨가 폐암에 걸린 후 산소를 마시면서 방송에 출연하여 시청자들에게 금연을 호소했던 것은 지금도 잊지 못할 감동이었다. 이분은 한국 금연운동사에 길이 남는 업적을 남겼다.
우리나라 재벌 회장 중에는 폐암으로 사망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고인들은 최종현 SK그룹 회장,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 등이다. 이분들은 모두 폐암으로 별세했다. 한참 일할 나이에 아깝게 세상을 떠난 것은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왜 그럴까? 이분들이 건강관리를 못하는 것도 아니요, 건강진단을 받지 않는 것도 아니요, 더구나 세계적인 최첨단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폐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는가?
그 이유로 첫째는 현재 남성의 사망원인 1위가 폐암이기 때문이다. 폐암 사망이 제일 흔한 사망원인이니 유명인사 중에서 폐암으로 사망하는 일이 제일 많을 수밖에 없다. 둘째는 폐암이 제일 조기발견과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암 사망 1위가 폐암이기는 하지만 그와 비슷하게 간암도 있고 위암도 많고 그 뒤를 이어 대장암도 늘고 있다. 그런데 재벌이 폐암이 아닌 다른 암, 예를 들어 위암·간암·대장암 등으로 사망했다는 소리를 듣기 힘든 것은 다른 암은 조기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데 비해 폐암은 조기진단과 치료가 어렵다는 얘기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종합건강진단을 매년 받아서 병을 조기에 찾아낸다. 아마 대기업 회장들의 경우 이런 건강진단을 더 자주, 더 정확하게 할 것이다. 때문에 위암이나 간암, 대장암 등은 조기에 찾아내서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폐암은 조기진단도 어려울 뿐더러 조기진단해도 완치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폐암을 그나마 조기발견하려면 특수한 CT 검사 등 폐 검사를 4개월마다 해야 한다. 이런 검사로도 폐암을 조기에 진단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 아무리 재벌이라도 4개월마다 검사하는 번거로움을 참아내기란 쉽지 않다. 혹시 폐암을 조기에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폐암을 진단받고 5년 동안 살 수 있는 확률은 5% 이하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남성들이 걸리는 4대 암 중에서 폐암만은 조기진단과 치료가 힘들기 때문에 재벌들의 폐암 사망 비율이 일반인들보다 높다.
#최근 늘어나는 암은 무엇인가? 최근 제일 빨리 늘어나는 암은 폐암, 유방암, 그리고 대장암이다. 폐암은 2001년 이후 암 사망 1위 자리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고 아직도 매년 늘고 있다. 여성암 중에는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이 제일 높다. 암 사망원인 1위는 위암이지만 최근에는 유방암이 발생률로는 여성 1위의 암이 됐다. 대장암은 과거에는 그리 흔한 암이 아니었지만 이제 남녀 모두에서 암 사망 4위가 되었고 그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폐암이 느는 것은 흡연과 산업화 때문이고 유방암과 대장암이 느는 이유는 식생활의 변화 때문이다. 즉, 지방·고단백질·저섬유식사로 대표되는 서양화된 식단은 유방암과 대장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여성의 유방암 발생에는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를 낳지 않거나 적게 낳고 젖을 덜 먹이는 것, 술을 마시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대장암 발생에는 동물성 지방과 붉은색 고기, 흰 설탕, 흰 밀가루, 흰 쌀밥, 설탕으로 대표되는 과도하게 정제된 탄수화물 등이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술과 스트레스가 겹치면 대장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대장은 소화의 마지막단계를 처리하는 기관으로 1.5m 정도로 긴 통으로 이루어진 기관이다. 음식물이 입과 위와 소장을 거쳐 소화흡수되고 남은 찌꺼기가 대장으로 들어오면 남은 수분을 흡수하고 대장의 세균들이 찌꺼기를 분해해서 필요한 아미노산과 비타민을 얻은 후 남은 것을 직장과 항문을 통해 밖으로 내보낸다. 따라서 대장은 항상 세균과 음식물에 남은 독소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질병에 걸릴 수 있다.
대장암과 관련해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5% 전후의 대장암은 유전적 소인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40대나 50대에 대장암이 생기는 내력이 있는 집안의 사람은 30대에 일찍 대장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대장 폴립이 있었던 경우, 가족 중에 대장암에 걸린 사람이 있는 경우, 오랜 기간 동안 궤양성 대장염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 고치기 어려운 치루에 걸린 경우는 대장암의 위험이 높으므로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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