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칠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한 달이 끝나는 오늘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노숙자나 팽순이들에겐 별 의미가 없을지 몰라도
날짜가 가고 기후가 변하는 아주 조금씩의 변화가 의미가 있을 수 있고
한달의 매출과 성과가 중요한 사람에겐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겁니다.
목표를 달성하고 성취하는 하루일 수 있고 또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냥 한달이라는 임의적인 구획 속의 한 조각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의미없는 시간이라는 것은 없을테지만
1년이라는 시간과 10년 3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이날 하루는 무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이 수석에 대한 관심 또한 그럴겁니다.
그냥 삶이라는 시공간을 소비하는 여가활동일 뿐이지만
현재 저의 시간을 태우는 중요한 소잿거리입니다.
이런 내용 하나 하나가 쌓여서 어떤 삶을 관통하는 맥락을 이룰 수도 있겠지만
생의 주제 중 그냥 예시에 불과한 사소한 에피소드일 수도 있습니다.
내용이 산 줄기 맥락을 이끌어낸 수 있지만
어떤 맥락 속에서 내용은 그냥 랜덤하게 선택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지고 들자면 모든 게 그럴겁니다.
내가 가진 것, 내가 속한 것, 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 모두가 사실 하잘 것없는 허상일 수 있습니다.
나에게 온 몸을 던져 희생하는 시간 앞에서 무엇을 하든 다 일시적이고 무용하며 허망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은 나에게 부딪혀 닿으면 그냥 부서집니다.
시간 조각을 펼쳐서 이루고 만들었던 것은 그냥 놀이입니다.
삶이라는 놀이동산에 들어와 놀이기구를 한번 타본 놀이의 기억입니다.
탐석을 하면서 이 나라 아름다운 강산을 두루 만납니다.
산은 푸르고 그 푸른 시공간을 살면서
거기서 자라는 나무는 잎사귀와 실뿌리가 필요합니다.
그 잎과 뿌리털은 나타났다 사라지지만 그것들이 길어온 햇볕과 물이 나무를 키우고 있습니다.
탐석을 한답시고 허랄없이 돌아다니고
좌대를 깎는답시고 멀쩡한 나무판재와 공기를 혼탁하게 하는
이 사소한 에피소드가 지금 제게는 푸른 잎맥이고 하얀 뿌리일 겁니다.
사소한 내용에 큰 맥락에 들지도 않을 거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알아도 막상 집중해서 놀때는 재미있죠.
애착을 가지지만 집착하지 않으려면
실뿌리에서 시작하여 줄기를 뻗고 잎과 꽃을 피우고 져서 열매와 씨를 남기거나 하다가 흔적없이 사라지는 나무를 보면 됩니다.
존재도 사랑하고 허망함도 인정하면서
몰입하며 재미를 느끼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고 싶지만 이 중요하다는 것도 뭐 다 부질없지요...
길이21 높이11 폭11cm의 미사리 호피석입니다.
호피는 다이아몬드 다음 가는 강한 석질을 가집니다.
산지에 따라 미사리호피, 금강호피, 무주호피, 순창섬진강호피, 영양낙동강호피가 대표적입니다.
미사리호피 등은 두루 들고 있지만 순창호피는 귀해서 낙동강호피와 더불어 갖고싶은 베스트5에 속합니다.
좌대 무늬가 너무 희뜩하며 밤색락카 스프레이를 뿌렸는데 봐줄만은 하지만 둔하고 탁해 보입니다.
길이31 높이21 폭15cm의 남한강 문양석입니다.
금붕어나 베타가 노니는 듯 보입니다.
이 좌대도 색상이 희뜩하여 밤색락카 스프레이 했습니다.
길이18 높이8 너비13cm인 청오석입니다.
원래 이런 돌은 좌대에 앉히는 돌이 아니라 수반에 놓는 물돌입니다.
저는 이런 물돌도 좌대에 제대로만 올리면 충분히 이쁘게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엉성하지만 발달이 있겠죠.
첫댓글 수석에 대하여 잘 알지 못했는데 조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니 수석의 멋을 조금 이해할 수 있네요. 좋은 글과 설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