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2005 세계 대전망’이라는 기획에서 “친디아가 21세기 리더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후 세계 각 국의 유수 통신과 언론들은 앞 다투어 “친디아의 급부상”에 대해 긴급 타전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도 “중국, 인도의 부흥과 그에 대한 반응이 21세기를 정의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 거대 시장(23억, 세계인구 40%)이 세계 경제와 각 국 경제에 미칠 영향력은 쓰나미보다 더 클 것이란 사실에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이 책은 중국과 인도 경제 및 산업에 대한 현황과 잠재력을 비교하여 짚어보고, 이 두 국가를 친디아라는 하나의 강력한 경제 연합체로 상정해 봄으로써, 향후 세계 경제의 흐름과 전망을 보여준다. 또한, 성장하는 아시아의 잠재력과 경쟁력을 살펴보고, 한국 경제의 나아갈 바를 짚어볼 수 있다. 이는 21세기 경제 전쟁에서 한국 호(號)가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고속 운항하기 위한 밑그림이 될 것이며, 기업인에게는 거대 시장을 선점하고 성공을 위한 경영 전략의 로드맵을 마련해 줄 것이다.
지은이 소개
저자 | 박형기
1965년 광주에서 출생하였다.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광주일보 사회부, 정치부 기자를 거쳤다. 성곡 재단 펠로우로 홍콩 중문대에서 수학하였으며, 광주일보 홍콩 특파원을 지내면서 국제 현안 특히 중국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현재 머니투데이 국제부장으로 재직 중이고, 저서로 『월스트리트 제대로 알기』(공저) 등이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들어가는 말 : 왜 친디아인가
1 친디아가 꿈꾸는 미래
1) 비전 : 흑묘백묘론 vs 비전 2020
2) 경제 개혁 사령관 : 주룽지 vs 만모한 싱
3) 정치 리더십 : 상생의 정치 vs 살생의 정치
4) 인재의 요람 : 칭화대 vs IIT
5) 역 두뇌 유출 : 하이꾸이 vs NRI
6) 해외 동포 경제 : 객가인 vs 시크교도
2 도약하는 친디아
1) 쏟아지는 FDI
2) 세계 증시 친디아 기업 상장 열풍
3) 중국-인도문화가 뜬다
4) 세계 경영 나선 친디아
5) 차이나 달러의 미국 공습
6) 세계 원자재 시장의 블랙홀
7) 경제부흥과 함께 부상하는 민족주의
3 친디아 경쟁력의 비밀
1) 하드웨어 대 소프트웨어 : 만리장성 vs 타지마할
2) 경제 부흥의 요람 : 다탕전 vs 방갈로르
3) 대표 기업 : 레노보 vs 인포시스
4) 대표 브랜드 : 하이얼 vs 타타
5) 스타 CEO : 황광위 vs 무르티
6) 최고 부호 : 룽이런 vs 미탈
4 친디아 동맹, 23억 인구가 손을 맞잡다
1) 제3세계 비동맹의 맹주
2) 중·인 국경 분쟁에서 직항로 개설로
3)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선언
4) 인도 IT 기업의 상하이 진출
5) 중국 기업의 인도 진출
6) G-3 시대의 예고
5 친디아의 도전, 미국을 넘어선다
1) 용과 코끼리의 싸움, 용쟁상투
2) 잠재력으로 승부하는 인도
3) 싸우지만 깨뜨리지 않는 중국
4) 미국을 넘어서는 친디아
6 친디아, 현실을 직시하라
1) 중국
- 금융권 부실의 해결
- 경기 과열 해소
- 환경 문제와 물 부족 사태
2) 인도
- 숙명적 카스트의 장벽
- ‘사티’를 미덕으로 여기는 성 차별
맺는 글 : 21세기 한국의 승부처 친디아
1) 한국이 일본을 앞서는 유일한 시장, 인도
2) 현지화에 성공한 한국의 기업들
3) 중국 투자 10계명, 인도 투자 6계명
4) 한국의 미래 친디아에 달렸다
들어가는 말_ 왜 친디아인가 ?
▶ 친디아 Chindia는 중국 China과 인도 India의 합성어로 <<이코노미스트>>는 2005년 세계 대전망에서 “친디아는 21세기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친디아는 23억 명의 인구에 국내 총생산은 2조 2,000억 달러를 넘는다. 이에 비해 브라질과 러시아는 3억 2,000만명의 인구에 국내 총생산은 9,400억 달러로 1조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친디아가 브릭스의 우등생이라면 러시아와 브라질은 열등생이다. 즉 브릭스의 핵심은 친디아이고 러시아와 브라질은 들러리인 셈이다.
▶ 중국은 개혁 개방 이후 연평균 10퍼센트에 가까운 고속 성장을 지속해 2004년 현재 국내 총생산이 1조 6,480억 달러 달해 세계 6위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다. 중국의 초고속 성장에 외국인 직접 투자도 쏟아지고 있다. 중국은 2003년 FDI가 535억 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했다.
▶ 특히 친디아는 단일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는 지리적, 경제적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브릭스는 거대 신흥 경제국을 일컫는 개념이지만 경제권은 아니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은 물리적으로 단일 경제권을 형성할 수 없다.
▶ 한국이 인도에서 갖는 프리미엄은 상당하다. 한국이 일본을 앞서는 유일한 시장이 바로 인도이다. 1995년 인도에 상륙한 한국은 한국인 특유의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인도에 튼튼한 뿌리를 내렸다. 인도인이 가장 갖고 싶은 것 세 가지가 현대자동차가 만든 ‘산트로’ 승용차, 삼성전자의 애니콜, LG전자의 가전제품일 정도로 한국은 인도 시장을 휩쓸고 있다.
1부 친디아가 꿈꾸는 미래
▶ 중국의 오늘이 있게 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과 비전이다. 덩샤오핑으로 대표되는 개혁 개방 리더십과 비전 제시가 중국의 발전을 가능케 했다.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은 연 10퍼센트에 가까운 쾌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990년대 말 인플레이션으로 고전을 하기도 했지만 2004년 현재 1인당 국민 소득이 1,260달러, 국내 총생산은 1조 6,480억 달러에 달해 세계 6위이다.
GDP 규모로는 세계 6위이지만 구매력 평가 기준에 의하면 이미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다. 1인당 국민 소득이 1,260달러 불과하지만 물가도 싸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양의 재화를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실질 구매력을 기준으로 GDP를 산정하는 것을 구매력 평가 기준이라고 한다.
세계은행이 2005년 초에 발표한 세계 개발 지표에 따르면 구매력 평가 기준을 적용할 경우, 2003년을 기준으로 미국이 10조 9,780억 달러로 1위, 중국이 6조 4,100억 달러로 2위, 일본이 3조 6,290억 달러로 3위, 인도가 3조 620억 달러로 4위이다.
▶ 인도가 개혁 개방에 나선 것은 1990년에 맞은 경제 위기 때문이다. 구소련이 붕괴되기 전까지 인도는 소련과의 바터 교역이 대외 교역의 중심을 이뤘다. 그러나 1989년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소련과의 경제 교류가 단절된 데다 1991년 걸프전을 전후로 유가는 수직 상승했다.
이로 인해 인도는 독립 이해 최대의 경제 위기를 맞았다. 당시 외화 준비금이 2주치 결제 분량인 약 10억 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경제 위기였다. 물가도 거의 20퍼센트나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두 차례에 걸친 루피화 평가 절하를 단행하였고, 1991년 7월 신경제 정책을 발표하였다. 당시 재무장관이 현재의 총리인 만모한 싱이다.
그후 인도는 연 6 ~ 7 퍼센트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해 왔다. 2004년 인도는 1인당 국민 소득 558달러, GDP 5,888억 달러를 기록해 세계 12위였다. 2005년에는 1인당 국민 소득이 640달러, GDP 7,010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다.
2부 도약하는 친디아
▶ 1970년대 중반 중국의 GDP는 미국의 20분의 1, 인도는 30분의 1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4년 현재 중국의 GDP는 미국의 16퍼센트인 1조 6,480억 달러로 뛰어올랐고, 인도는 6퍼센트 수준이 5,888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1990 ~ 2003년까지 중국 경제는 평균 9.5퍼센트, 인도는 6.7퍼센트 성장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며 인도는 아홉 번째이다.
* 도표 1. 최근 10년간 중국·인도 경제 성장률 추이
(56쪽 도표 제시)
* 도표 2. 중국·인도·한국·세계 경제 성장률 추이 비교
(57쪽 도표 제시)
▶ 중국의 FDI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중국이 세계 제조업 기지로 자리매김 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공장 등 인프라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인도는 주력 산업이 소프트웨어 개발이기 때문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연구 인력과 연구실만 있으면 충분한 것이다.
* 도표 3. 중국의 FDI 유입 추이
(58쪽 도표 제시)
▶ 세계 경영 나선 친디아
2004년 말 중국의 한 개인용 컴퓨터 업체가 세계 최초로 PC를 상용화한 미국의 자존심인 IBM을 먹었다. 2004년 12월 8일 이름조차 생경한 ‘레노보’가 17억 5,000만 달러(부채 포함)를 주고 IBM PC 부문을 인수한 것이다. 레노보라는 브랜드가 탄생한 지는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컴퓨터 산업의 산증인이자 미국 블루칩(초우량 기업)의 대명사인 IBM을 삼킨 것이다.
이 사건은 중국이 세계 M&A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신호탄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중국은 그동안 풍부한 외환 보유액을 바탕으로 여러 외국 업체를 인수했지만 세계적 브랜드의 사장 회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이보다 앞서 중국 BOE 테크놀러지는 한국의 하이디스(하이닉스의 LCD 부문)를, 상하이 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중국의 대표적 가전 업체인 TCL이 프랑스의 알카텔을 각각 인수했다.
중국 정부는 제10차 5개년 계획(2001 ~ 2005)의 하나로 자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중국 국가 발전 계획 위원회와 중국 수출입 은행은 자국 기업이 정부가 장려하는 해외 프로젝트에 투자할 경우 저리의 대출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해외에 투자할 때 최소한의 승인 단계만 거치도록 행정 절차를 간소화했다.
▶ 인도 기업도 해외 기업 사냥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5년 초 인도 2위의 철강 업체인 타타 철강이 싱가포르 냇스틸의 철강 사업 부문을 2억 8,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타타 철강이 냇스틸을 인수함으로써 타타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7개 국에 진출하게 됐다. 싱가포르의 독점적인 철강 업체인 냇스틸은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호주에 자회를 거느리고 있다.
이에 앞서 2004년 6월에는 인도의 대표적 석유 화학 업체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가 독일 폴리에스테르 업체인 트레비라를 9,7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3월에는 자동차 업체인 타타 모터스가 한국의 대우상용차를 1억 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 세계 원자재 시장의 블랙홀
친디아는 최근 급속한 경제 개발로 세계적 에너지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친디아가 모든 에너지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낮은 인건비를 무기로 본격적인 산업화에 나서면서 철강·석유·시멘트· 등 전 세계 주요 원자재 생산량의 30 ~ 50퍼센트를 독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신에서는 중국을 ‘배고픈 용’ Hungry Dragon이라고 부른다.
중국의 고정 자산 투자는 2001년에 13.7퍼센트 증가했지만 2002년에는 17.4퍼센트, 2003년에는 30퍼센트, 2004년에는 52퍼센트의 증가율을 보였다. 고정 자신 투자란 공장이나 도로 등의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는 비율이다. 한국은 2003년 고정 자산 투자 증가율이 3.5퍼센트에 그쳤다.
이에 따라 각종 원자재 수입도 급증했다. 중국은 2003년 세계 시멘트 생산량의 50퍼센트를 소비했다. 석탄과 철강은 각각 세계 생산량의 30퍼센트와 36퍼센트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효과’로 영국의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산정하는 상품 가격 지수는 2004년 한 해 동안 50퍼센트 이상 급등했다.
* 도표 5. 최근 5년간 국제 유가 추이
(82쪽 도표 제시)
특히 원유에 대한 중국의 식욕은 놀랍다. 중국 국가 통계국에 따르면 2003년 중국의 석유 수입은 전년 대비 30퍼센트나 급증해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석유 수입이 많은 나라가 됐다.
2003년에는 세계 원유 공급 증가분의 절반을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은 1990년대 세계 석유 총생산량의 5퍼센트를 소비했지만 지금은 8 ~ 9퍼센트(하루 600만 배럴)를 쓰고 있다. 이같은 중국의 강력한 수요로 국제 유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배럴 당 60달러를 돌파했다.
3부 친디아 경쟁력의 비밀
▶ 타지마할과 만리장성이 상징하듯 중국은 하드웨어, 인도는 소프트웨어에 강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04년 중국은 세계 개인용 컴퓨터의 21퍼센트, 카메라의 50퍼센트, 냉장고의 50퍼센트, 텔레비전의 30퍼센트를 생산했다.
선진국이 임금과 지가 상승으로 고통을 겪고 있던 차에 중국이 개혁 개방을 했고, 선진국은 공장을 중국으로 대거 이전했다. 인구 13억의 무궁무진한 저가 노동력과 사회주의 체제로 거의 공짜인 지가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은 공산당 일당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인프라가 급속해 개선됐다. 저임금, 저지가, 훌륭한 인프라를 마다할 기업가는 없을 것이다.
이에 반해 인도는 IT 분야 특히 소프트웨어에 강하다. 2004년 기준으로 인도의 수출액 680억 달러 중 163억 달러가 소프트웨어에 관한 수출액이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수출액의 30배이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다.
인도 소프트웨어 업체의 세계적 경쟁력은 객관적인 척도에 의해서도 증명된다. 소프트웨어 업체의 기술 수준을 나타내 주는 지표로 CMM(소프트웨어 개발 능력 평가 방식)이 쓰이는데, 가자 높은 수준인 ‘CMM 레벨5’ 업체는 전 세계에 모두 87개이다. 그중 인도 업체가 63개이다. 10개 업체 중 7개가 인도 기업인 셈이다.
* 도표 6. 인도 소프트웨어 수출 규모
(96쪽 도표 제시)
▶ 대표 기업 : 레노보 vs. 인포시스
중국 사람들은 레노보를 ‘중국의 IBM' 또는 ‘중국의 자존심’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제 IBM PC 부문을 인수했으니 중국의 IBM이라는 비유는 더 이상 걸맞지 않는다.
1990년대 들어 중국 정부가 컴퓨터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외국 업체의 문호를 개방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초반은 세계적 업체인 컴팩, IBM, 델 컴퓨터, 대만의 에이서 등이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자 렌샹은 1990년 후반부터 저가 공세를 시작했다. 외국 업체들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저가 공세에 모두 나가 떨어졌다. 급기야 렌샹은 1997년 중국 컴퓨터 시장에서 10퍼센트 점유율을 기록해 1위를 다시 탈환했다. 그후 승승장구 2000년에는 시장 점유율을 30.7퍼센트까지 끌어 올렸다.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시장 점유율도 11.6퍼센트로 늘어 렌샹은 세계적인 PC 제조 업체로 거듭났다.
이후 렌샹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2004년에 PC의 원조 IBM을 인수하기 이르렀다. 1984년 IBM PC를 조립했던 업체가 꼭 20년만에 IBM을 먹어버린 것이다.
렌샹은 PC 제조 업체로 출발했으나 최근에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부문에도 진출하는 등 업종 다각화에 성공해 중국 PC 산업의 총아에서 IT 산업의 기린아로 한 단계 격을 높였다.
▶ 인도의 마이크로스프트 인포시스
인도의 3대 소프트웨어 기업을 꼽으라면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 인포시스 테크놀러지 그리고 위프로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연 매출은 2005년 3월 기준으로 각각 20억 달러, 15억 달러, 10억 달러 수준이다. 인포시스는 타타보다 매출 규모는 작지만 인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룹이다.
매출 15억 달러를 돌파한 인포시스는 1981년 단돈 250달러로 출발했다. 7명으로 시작한 직원 수는 2000년에 3,000명, 2001년에 6,000명으로 늘었고, 현재는 전 세계에 약 3만 명을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또한 고객사는 400여 개에 이른다. 대부분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쟁쟁한 기업들이다.
인포시스는 ‘최초’로 유명하다. 인도 기업 사상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지난 1999년 상장 당시 인포시스의 주가는 20달러 미만이었다. 2005년 5월 현재 7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IT 버블이 절정에 달했을 때인 2000년에는 40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4부 친디아 동맹, 23억 인구가 손을 맞잡다
▶ 중국과 인도는 1954년 6월 28일 평화 5원칙에 합의했다. 당시 중국측 대표는 ‘영원한 총리’라는 애칭과 함께 중국인민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저우언라이였고, 인도는 네루 총리였다.
평화 5원칙은 주권과 영토의 상호 존중, 상호 불가침, 상호 내정 불간섭, 평등-상호 이익, 평화 공존이다. 이 5원칙은 2차 세계 대전 후 식민 지배에서 막 벗어난 아시아·아프리카 신생 독립 국가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서 1955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반둥회의의 ‘세계 평화와 협력 증진에 대한 선언’ 10개 항에 포함되기도 했다.
▶ 경제면에서 중국과 인도는 연합해서 ‘친디아 파워’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세계 경제의 ‘빅 3’를 꼽는다면 미국, 일본, 유로권이다. 영국의 경제 잡지 <<이코노미스트>>가 예상한 2005년의 GDP 규모는 미국이 12조 2,800억 달러, 일본이 4조 7,900억 달러, 독일이 2조 9,300억 달러, 영국이 2조 3,500억 달러, 프랑스가 2조 2,200억 달러, 중국이 1조 7,800억 달러 순이다.
그러나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하면 중국은 이미 일본을 앞질러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이다. 또 중국이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어 실질적 영향력은 유로권을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이다. 일본이 대불황의 터널을 거의 빠져나온 것도 대중 수출 급증이 경기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세계 경제의 빅3로 미국, 일본, 중국을 꼽는 경제학자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는 미국, 중국, 인도의 ‘G-3'(선진 7개 국을 지칭하는 G-7에 빗댄 것으로 선진 3개국이라는 의미) 체제로 재편된다. 이른바 ‘G-3 시대’의 도래이다. G-3 시대에는 미국과 중국과 인도가 세계를 두고 삼국지를 써 내려갈 것이다.
그때 일본은 미국의 블록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미국, 유럽이 한 축을 이뤄 선진국의 이익을 대변한다면 새로 부상한 친디아는 개도국의 이익을 대변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중국과 인도는 서로 견제하면서도 협력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5부 친디아의 도전, 미국을 넘어선다
▶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3년 “오는 2039년에는 GDP 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국으로 부상한다.”고 선언했다.
골드만삭스는 브릭스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서 브릭스를 대표하는 중국이 끝내 세계 최강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간추리면 중국은 GDP 규모에서 향후 4년 내에 독일을 따라잡고, 2015년에는 일본, 2039년에는 미국마저 추월한다는 것이다.
미국 최고의 권위지인 <<뉴욕타임스>>의 대표적 중국통으로 꼽히는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자신의 저서 『동쪽으로부터의 천둥 : 떠오르는 아시아 초상』에서 중국이 2020년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미국을 앞서며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간단한 계산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지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3.24퍼센트였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20년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을 봐도 3.21퍼센트로 비슷한 수치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의 연평균 성장률을 3.2퍼센트로 상정한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연평균 10퍼센트에 육박하는 고성장을 이어왔다. 일반적으로 고성장의 시기가 지나면 경기가 급속히 하강하는 특성이 있지만 중국의 경우 과거 일본처럼 급강하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이 많은 발전을 했지만 아직 개발의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도시와 농촌, 동남 연해와 서부 내륙은 천양지차이다. 저개발 상태인 농촌과 서부 내륙은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또한 소비 수준과 제3차 산업의 비중도 전반으로 낮아 앞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 중국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고속 성장을 지속할 것이다.
▶ 친디아가 연합한다면 미국의 경제 패권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세계은행이 2005년 초에 발표한 세계 개발 지표에 따르면 구매력 평가 기준을 적용할 경우 2003년을 기준으로 미국에 10조 9,780억 달러, 중국이 6조 4,100억 달러, 일본이 3조 6,290억 달러, 인도가 3조 620억 달러 순이다.
미국이 11조 달러, 중국과 인도를 합하면 10조 달러 정도가 되는 셈이다. 2003년의 통계이니 지금쯤 친디아가 미국을 이미 따라잡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순수 GDP는 미국이 아직까지 친디아를 앞서고 있다.
2004년을 기준으로 미국의 GDP는 11조 7,355억 달러이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1조 6,480억 달러, 5,888억 달러로, 양국을 합해도 2조 2,00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양국은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미국의 GDP를 추월할 것이다. 그 1차 분수령이 2020년이 될 전망이다.
▶ 중국은 2020년까지 개인 소득 4,000달러, 국내 총생산 6조 달러의 소강 사회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의 성장 속도를 유지할 경우, 이 같은 목표 달성은 무난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인도도 비전 2020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2020년까지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도가 현재의 발전 속도를 유지한다면 2020년에는 국내 총생산이 약 5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2020년이면 친디아의 GDP가 11억 달러로 현재의 미국 GDP와 비슷해진다. 따라서 친디아가 미국을 넘어서는 시점은 2025년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친디아가 20년 내에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친디아의 경제는 상보적이고 경제 발전 단계도 비슷하기 때문에 자유 무역 지대로 묶여 단일 경제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6부 친디아, 현실을 직시하라
▶ 중국 은행 감독 위원회는 2004년에 세 개의 국책 은행, 네 개의 국유 상업 은행, 열한 개의 지방 상업 은행 등이 부실 채권 비율이 전년 대비 5.32퍼센트 줄어든 17.8퍼센트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무수익 여신, 즉 부실 채권은 전년보다 1,910억 위안 감소한 2조 4,400억 위안(3,000억 달러)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숨겨진 부실 채권이 많기 때문에 무수익 여신 규모가 중국 정부가 밝힌 것의 두 배는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의 투자 은행 중 중국에 가장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골드만삭스는 중국 은행권의 부실 규모를 약 5,000억 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는 이보다 더 비관적이다. S&P는 2004년에 중국의 대출 중 40퍼센트가 부실이며, 부실 채권의 규모는 6,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6,500억 달러는 2004년 중국 GDP의 40퍼센트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은행권의 부실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정부는 풍부한 외환 보유액을 공적 자금으로 전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6,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 보유액 중 45억 달러를 건설 은행과 중국 은행에 투입해 부실 채권을 해소하는 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 은행과 중국 은행은 해외 상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부실 채권 해소가 시급하다.
▶ 중국에서 시장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례가 증시이다. 2004년 중국 경제는 9.5퍼센트 성장했음에도 같은 증시는 15퍼센트 하락했다. 고속 성장에도 증시가 바닥을 기는 것은 정부가 반시장적인 정책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중ㄱ구은 2001년 WTO 가입 당시 5년 후인 2006년에 자본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아직도 외국인의 중국 증시 투자가 자유롭지 못하다. 외국계 증권사의 소매 영업도 금지돼 있다. 외국 자본의 감시가 없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증시를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의해 농단하는 전횡을 일삼고 있다.
우량 기업들은 시장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중국 국내 증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홍콩과 미국 및 영국 증시에 바로 상장을 했다. 따라서 국내 증시는 쭉정이만 남아 있다. 주가가 오를 리 없어 중국 증시는 6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도표 11. 상하이 증시 6년간 주가 추이
(194쪽 도표 제시)
▶ 중국 경제는 분명 과열이다. 중국 정부도 이를 알기에 경기 과열 억제책을 시행하고 있다. 2004년 초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경기가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이를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후 과열의 양상이 뚜렷한 철강, 건설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을 중단하는 등 과감한 경기 억제책을 시행했다. 2004년 10월 29일 인민 은행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대출 금리를 5.58퍼센트, 예금 금리를 2.25퍼센트로 각각 0.27퍼센트씩 인상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2004년 경이적인 성장률을 달성했다. 2005년에 초 중국 국가 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에 9.5퍼센트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3퍼센트를 0.2퍼센트 상회하는 것은 물론 8년 만의 최고치이다. GDP 규모는 13조 6,500억 위안(조 6,480억 달러)이었다.
중국의 강한 성장세는 4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치인 8.9퍼센트를 크게 뛰어넘은 9.5퍼센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긴축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며 1분기 9.8퍼센트, 2분기 9.6퍼센트, 3분기 9.1퍼센트로 점차 둔화되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경기 과열 방지책의 동력이 소진됨에 따라 경제가 다시 과잉 팽창했다. FDI 유입액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도 성장률에 영향을 미쳤다. 2004년 FDI 유입액은 전년 대비 13퍼센트 늘어난 606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600억 달러를 돌파했다.
▶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고정 자산에 투자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고정 자산에 투자가 중국의 초고속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지나친 투자는 유휴 설비의 원인이 되고 이는 곧 금융 부실을 초래한다.
2004년 중국의 고정 자산 투자는 7조 위안, GDP는 13조 6,500억 위안이니 고정 자산 투자가 GDP의 50퍼센트를 넘는다. 물론 고도성장을 해온 나라들은 대부분 고정 자산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그러나 중국처럼 많은 나라는 일찍이 없었다. 미국의 GDP 대비 고정 자산 투자는 15퍼센트 정도이며, 한국과 일본도 고도 성장기에 30퍼센트 내외였다. 유휴 설비를 양산하지 않고 건실한 성장을 하려면 고정 자산 투자를 GDP의 30퍼센트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고정 자산에 대한 과잉 투자는 곧바로 금융 부실로 연결된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의 금융기관은 부실투성이다. 특히 금융 위기가 경제 침체기보다 급성장 시기, 즉 경기 과열 시기에 찾아온다는 사실이 지난 15년간 입증됐다. 1990년대 초반에 발생한 일본의 금융 위기는 1980년대의 강력한 경제 성장 끝에 찾아온 것이다. 공교롭게도 일본이 세계 최강의 경제국으로 부상했을 때와 금융 위기가 닥친 시기가 일치했다.
▶ 중국이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자원 개발, 환경 오염 등을 극복해야 한다. 중국의 환경 오염 수준은 심각한 수준이다. 환경과 인권 등을 도외시한 채 성장을 계속한 결과 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중국의 연구소와 학자들이 최근 환경 관련 보고서와 연구 결과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환경 파괴에 따른 암울한 미래를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중국 최고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최근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인 중국이 환경 오염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상태로 가면 지구적 재앙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중국이 환경 오염으로 매년 국민 총생산의 약 3.7퍼센트에 이르는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1998년 한 해에만 중국이 입은 오염 피해는 2,300억 위안(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 정부 예산의 40퍼센트에 해당한다.
▶ 중국의 진정한 문제는 물 부족이다. 물은 다른 자원과 달리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다. 석유나 석탄의 부족은 발전 속도를 조금 떨어뜨리면 된다. 그러나 물 부족은 인민의 생명을 위협한다. 따라서 물 부족 현상은 중국의 성장을 막는 결정적 장애 요인으로 부상할 수 있다.
중국 대륙이 급속히 사막화되고 있는 것은 방목이나 농지 개간을 위해 삼림 벌채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급속한 경제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가 국토의 사막화라는 대재앙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최근 거국적 조림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사업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최소 50년의 세월이 걸릴 전망이어서 당장은 특단의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수자원 총량은 2조 8,000억 입방미터로 세계 6위이다. 그러나 인구가 13억 명으로 1인당 수자원량은 2,300입방미터에 불과하다. 이는 세계 평균의 25퍼센트 수준이다.
▶ 인도는 전통의 카스트 제도를 타파하지 않고서는 미국은커녕 중국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인도인들은 자신이 태어난 카스트 안에 안주하는 것을 숙명으로 여긴다. 카스트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엄격히 구분해 세습함으로서 종속 관계를 영속화하려는 현실적인 목적에 출발했다고 한다.
카스트 제도는 경제 발전에 치명적인 요소이다. 정신적인 영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동력도 갉아먹는다. 인도에서 사람다운 대접을 받으려면 최소한 최하층 카스트인 수드라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인도 전체 인구 가운데 20퍼센트가 수드라 이하의 계층에 속한다. 자금나치 2억 명이 넘는 국민이 동물과 다름없는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2억 명은 경제 활동 인구에 넣기 어렵다.
▶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도 인도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여성 차별은 노동력의 절반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인도 인구가 10억이라고 해도 불가촉천민과 여성을 빼면 실제 노동 인구는 5억이나 될까 ?
맺는말 _ 21세기 한국의 승부처 친디아
▶ 지금껏 한국의 해외 진출은 항상 일본을 뒤따라갔다. 중국에도 이미 일본 업체들이 선점한 뒤에야 뛰어들었다. 그러나 인도는 다르다. 한국은 1995년부터 인도에 진출해 일본을 따돌리고 최고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한국이 일본을 앞서는 유일한 시장이 인도이다.
대한 무역 진흥 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2004년에 한국 제품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세탁기 65퍼센트, 휴대전화 60퍼센트, 전자레인지 55퍼센트, 에어컨 33퍼센트, 컬러TV 23퍼센트, 승용차 22퍼센트 등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독무대이다.
▶ 현대차 산트로가 인도의 국민차로 성공한 비결은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편하게 장사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시골 구석구석을 발로 뛰면서 정비 공장부터 확보했다. 자동차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서는 아무리 튼튼한 차도 잔 고장을 일으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재 300개의 판매점에 딸린 정비 공장과 400개의 지정 정비소를 인도 전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2005년 말까지는 정비소를 2,0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비소를 확보하기 위해서 히말라야 산맥 아랫마을까지 헬기를 타고 다녀올 정도이다.
▶ 지난 1997년에 인도에 진출한 LG전자가 7년 만에 인도의 모든 가전 분야를 석권할 수 있었던 것도 발로 뛰는 마케팅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2004년 주요 가전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싹쓸이하는 기록을 세웠다. 주마다 언어가 다른 인도 사정을 고려해 텔레비전 초기 화면에 힌디어, 타밀어, 벵갈어 등 다섯 개의 언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LG전자가 처음이었다.
이러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LG전자는 외국 제품들을 하나둘씩 밀어냈고, 지금은 인도 부유층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급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부유층들의 쇼핑 장소로 유명한 뉴델리 인근 그루가온 거리의 사하라 쇼핑몰 가전 매장에서는 LG전자 21인치 평면 텔레비전이 대당 450달러에 팔려 소니(360달러)나 필립스(310달러) 제품을 따돌리고 있다.
▶ 코트라는 중국 사업 협력자나 지방 정부의 말을 맹신하지 말고 투자하기 전에 현지를 직접 방문해 투자의 타당성을 면밀히 조사할 것을 당부한다. 코트라가 선정한 투자 십계명은 다음과 같다.
- 충분한 타당성 조사와 준비
- 품목과 판매 형태에 따른 투자 형태, 규모, 지역 선정
- 투자 관련 법 숙지 및 개정 여부 주시
- 협력 기업 선정 유의
- 계약 주의
- 현금 결제 유도
- 준법 경영
- 우수 현지 인력 확보
- 다양한 마케팅
- 동종 업체 노하우 활용
▶ 다음은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가들과 대기업 임직원들이 말하는 인도 진출 시 유의사항 6계명이다.
-문서의 각주를 잘 살펴라. 계약서 각주를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나중에 큰코다친다. 인도에서는 법대로 하면 하나도 되는 것이 없지만 또 모두 된다. 예외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한 예외는 모두 각주에 기록되므로 빠짐없이 훑어라.
- 인도 기업과의 합작을 피하라. 확신이 서지 않으면 절대로 계약하지 마라. 인도인은 문서는 쓰레기라도 버리지 않는다. 말한 내용의 토씨까지 다 적어 놓는다. 불가피하게 계약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분쟁에 배지해 반드시 각주에 단서를 달아라.
- 인도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 마라. ‘try'란 그냥 해 보겠다는 뜻이고, 'understand'도 알아들었다는 뜻의 의례적인 말일 뿐 결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인도인은 절대로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은 채용해도 좋다.
- 인도식 만만디를 우습게 보지 마라. 인도인이 말하는 1분은 알았다는 뜻이고 2분은 저녁 때쯤 처리한다는 의미이다. 웬만한 법적, 행정적 절차도 2년이 걸리므로 잊어버리지 말고 계속 챙겨라.
- 지방 정부의 힘이 세다. 중앙 정부의 말만 믿고 진출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중앙 정부법뿐 아니라 주 정부법과 규제를 꼼꼼히 살펴라.
▶ 일본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친디아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중국과 인도는 일단 풍부한 소비 시장이다. 중국인에게 농심 신라면 하나씩만 팔아도 13억 개이다. 또한 인도까지 합하면 23억 개이다. 청년 실업은 감수해야 하지만 임금이 싸고 한국에서 가까운 중국에 생산 기지를 옮기면 수출 경쟁력을 계속 확보할 수 있다. 사회 간접 시설 확충이 시급한 인도에는 건설 등 인프라 수출이 가능하다.
▶ 중국과 인도는 2005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 2010년 300억 달러 규모의 교역, 2015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2025년 미국을 넘어설 거대 신흥 시장, 세계 인구 40%(23억)을 한데 묶는 최대의 자유 무역권으로 떠오를 것이다.
중국과 인도가 세계 경제의 중심권으로 부상, '친디아(Chindia) 파워' 로 다가오면서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 인도라는 삼국으로 재편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 경제의 패권을 다투는 '경제삼국지' 가 시작된 셈이다. 친디아가 연합한다면 미국의 경제 패권이 무너지는 시기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세계는 미국 중국 인도의 ‘G-3' 체제로 재편될 것이다. 당연히 아시아의 빅3의 판도도 ‘일본 중국 한국’에서 ‘중국 인도 일본’으로 새롭게 재편될 것이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친디아에 달려 있다.
이 책은 이 같은 전제 아래 친디아의 부상과 성공에 따른 세계와 한국경제 이야기를 펼쳐낸다. 결론 부분에서 한국경제가 현재의 아시아경제 '빅3' 에서 탈락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친디아라는 거대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또 중국, 인도에서 성공한 한국기업과 제품을 간단히 소개하고 중국 투자 10계명, 인도투자 6계명 등을 통해 양국 진출시의 주의점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리더십(국가 전망), 도약(경제 발전과정), 경쟁력 등 중국과 인도의 경제산업을 특징짓는 요소들을 비교, 교차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