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세이돈 어드벤처(The Poseidon Adventure)
최용현(수필가)
포세이돈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이다. 퇴역을 앞둔 8만 톤급의 호화여객선 포세이돈 호가 승객 1,400명을 태우고 미국 뉴욕 항을 출발하여 대서양을 건너 그리스 아테네로 향하고 있다. 12월 31일 저녁, 그랜드 홀에서는 송구영신(送舊迎新) 파티가 열리고 있다. 자정이 가까워지면서 지중해의 크레타 섬 근처에서 해저지진이 발생한다.
높이 32m의 거대한 해일이 덮치자, 포세이돈 호는 옆으로 넘어져 뒤집히고 만다. 배의 위쪽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배의 바닥이 위로 올라간 것이다.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그랜드 홀은 아비규환(阿鼻叫喚) 그 자체였다. 파티 참가자 300여 명 중에서 대부분은 바닥에서 천장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거나 사망하고 살아남은 승객들은 우왕좌왕한다.
여객선 사무장은 구조대가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한 목사가 나서는데, 그는 ‘바쁜 하느님만 바라보지 말고 스스로 투쟁하라.’는 식의 튀는 설교로 이단으로 몰려 종단(宗團)의 징계를 받고 아프리카 오지(奧地)로 가던 길에 포세이돈 호를 탄 스캇 목사(진 핵크만 扮)였다. 그는 ‘여기 있으면 다 죽는다. 홀에 물이 차오르기 전에 배의 바닥이 있는 위로 올라가서 구조대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자 사무장은 ‘저 사람은 배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고 말한다.
스캇 목사는 홀에 널브러져 있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사람들과 함께 세워서 사다리처럼 밟고 위 칸으로 올라가게 만든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무장의 말대로 홀에 남는다. 승무원 에이커(로디 맥도웰 扮)는 이미 위 칸에 있었고, 경찰인 로고(어네스트 보그나인 扮) 부부, 손자를 보러 가는 로젠(셜리 윈터스 扮) 부부, 잡화상인 마틴(레드 버튼스 扮), 부모를 만나러 가는 셀비 남매, 선상(船上) 가수 나니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밟고 위 칸으로 올라간다. 올라간 사람은 스캇 목사 포함 총 10명이었다.
곧이어 폭발음이 들리고 벽의 창문이 깨지면서 바닷물이 홀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때서야 사람들이 크리스마스트리로 우르르 몰려 올라가는 바람에 트리가 바닥으로 넘어진다. 물벼락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비명과 울부짖음을 뒤로 하고 스캇 목사가 이끄는 일행은 선미(船尾)에 있는 기관실을 향해 나아간다.
이때, 다리를 다친 에이커가 발을 잘못 디뎌서 물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때 저쪽에서 의사가 이끄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이는데, 그들은 뱃머리를 향해 가고 있었다. 스캇 목사는 그들에게 기관실이 있는 선미로 가야한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들은 체도 않고 뱃머리 쪽으로 가고 있다.
기관실로 가는 통로에는 물이 가득 차있었다. 스캇 목사가 몸에 줄을 묶고 잠수(潛水)하여 절반쯤 갔을 때 커다란 패널에 눌려서 나아가지 못하자, 수영선수 출신인 벨 로젠이 물에 뛰어들어 스캇 목사를 부축해 저쪽에 올려놓고 기진맥진해 쓰러진다. 그녀는 목에 걸고 있던 펜던트를 남편 매니에게 주어 손자에게 전해달라고 말하고 숨을 거둔다. 일행들이 건너오고, 마지막에 건너온 매니는 아내 벨의 시신을 발견하고 가지 않으려 하지만, 스콧 목사는 그녀가 남긴 펜던트를 주면서 살아야 할 이유를 상기시킨다.
좁은 철사다리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면서 로고의 아내가 추락사한다. 파이프에서 뜨거운 증기가 뿜어져 나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되자, 스캇 목사는 ‘하나님, 도와달라고 하지 않을 테니 방해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하고 말하고는 점프하여 증기 밸브 손잡이에 매달린 채 밸브를 잠근다. 그리고 로고에게 ‘이제 다 왔어요. 잘 인도하세요.’ 하고 말하고는 손잡이를 잡은 손에 힘이 빠지면서 추락한다.
로고가 남은 생존자들을 이끌고 기관실에 들어서자,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로고가 쇠막대기로 벽을 두드리자, 밖에 있는 구조대가 용접기로 배의 철판을 잘라내고 살아남은 6명을 구출한다. 구조대가 이들을 헬리콥터에 태워 이륙하면서 영화가 끝난다.
‘포세이돈 어드벤처(The Poseidon Adventure, 1972년)’는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2년 12월에 약 16,000여 명의 미군 병력을 싣고 영국으로 가던 퀸 메리호가 높이 28m의 해일을 맞아 거의 전복될 뻔했는데, 그 사고를 바탕으로 미국작가 폴 갤리코가 집필한 동명소설을 각색하여 로날드 님 감독이 연출한 해양재난영화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9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주제가상과 특수효과상을 받았다. 모린 맥거번이 불러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The Morning After’는 영화에서 선상 가수가 부르는 모습이 잠깐 나온다. 이 영화는 대형빌딩화재 영화인 ‘타워링’(1974년)과 함께 1970년대 재난영화의 투톱으로 꼽힌다.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모형 배를 활용하는 등 820만 달러의 비교적 저렴한 제작비로 미국에서만 8,600만 달러, 전 세계에서 1억 2,730만 달러라는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4년 명보극장과 국제극장 동시개봉 때는 서울관객 15만 명, 1978년 재개봉 때는 서울관객 22만 7천명을 기록하였다.
이 영화는 호화여객선이 뒤집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한 목사가 일행들을 이끌면서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구조되는 이야기인데, 스토리가 탄탄하고 짜임새가 있다. 경찰 로고는 스캇 목사와 수시로 충돌하며 언성을 높이지만, 마지막에 스캇 목사가 일행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는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사고 장소인 크레타 섬 근처는 그리스나 터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구조될 때 헬리콥터 달랑 한 대만 와있었다는 사실이다. 그 정도 해난사고라면 포세이돈 호 주변에 많은 구조선박과 구조대원들이 와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