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들의 고장, 순창에 가다!
순창(淳昌)은 순박한 고장이다. 그래서 ‘순창이 참 좋다!’이다. 순창이 좋은 이유는 날씨가 따뜻하고 맑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농사가 잘 된다. 특히,고추는 임금에게 진상했을 만큼 특별한 가치를 지녔다. 요즘엔 고추농사는 대기업 위주로 진행이 되어 가고 있다.
고추 농사 이외에도 순창엔 10대 특용 작물이 있다. 두릅, 꾸지뽕, 복분자 딸기, 블루베리, 매실, 삼채, 오디뽕, 딸기, 오미자이다.
현재 블루베리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적으로 블루베리 열풍이 불고 있어서 그 바람을 타고 있다. 순창에서도 마찬가지다.
꾸지뽕 또한 그 약효가 증명이 되어 찾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꾸지뽕은 뿌리에서부터 잎, 열매에 이르기까지 한가지도 버릴 것이 없다. 귀농인으로 꾸지뽕 농사를 짓고 있는 ‘에덴동산 꾸지뽕 농원’의 김종윤 가족들에겐 ‘하늘이 내려준 보물’이나 다름없다. 김종윤 부부는 도시에 살면서 류머티스 관절염, 심장판막 인공수술, 협심증에다 자동차 사고로 어깨뼈, 복숭아뼈, 고관절 마디마다 수많은 핀들이 몸속에 들어 있을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 이에 순창으로 내려왔다. 다행이 귀농한 집 앞에 오래되어 나이를 많이 먹은 꾸지뽕 나무가 있었다. 그것을 씨주로 해서 가지를 잘라 접붙이는 방식으로 번식을 시키기 시작해서 지금은 꾸지뽕 농사엔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엄마야 누나야 순창살자’‘귀농귀촌페스티벌’에도 이들 부부는 다양한 꾸지뽕 관련 제품들을 가지고 나와 판매를 했다. 그런데 순창의 꾸지뽕 나무의 특징은 가시가 없도록 특별하게 접붙이를 해서 키우기가 아주 수월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꾸지봉 농원 박길순씨의 꾸지뽕 자랑은 끝도 한도 없었다.
“꾸지뽕 잎으로는 겉절이를 만들어 먹습니다. 나물로도 무쳐먹고 장아찌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꾸지뽕 말린 잎으로는 차를 끓여 먹지요. 꾸지뽕이 당뇨에 좋다는 소문이 나서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정말 당뇨에 좋다고 박사님들이 증명해 주셨지요. 평소에 체력이 약한 분들이 꾸지뽕 엑기스를 먹거나 꾸지뽕 뿌리를 달여 먹으면 힘이 불끈불끈 솟아나지요. 동맥경화는 몸속에 어혈이 뭉쳐 생기는데 이 어혈을 풀어주는데 탁월해서 동맥경화 치료에 씁니다. 항암작용이 있다는 것도 증명이 되었지요. 이렇게 좋은 꾸지뽕 농사를 안 짓고는 못 배기지요. 올해도 꾸지뽕 묘목을 7천주나 만들어 놓았습니다.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묘목을 팔기도 합니다”
실제 꾸지뽕 잎으로 만든 차도 마셔 보았더니 아주 달고 맛이 좋았다. 꾸지뽕으로 만든 엑기스도 덤으로 먹어 보았는데 맛이 상큼하고 좋았다. 일단 꾸지뽕 관련 상품은 합격이었다. (에덴동산 꾸지뽕 농원 : 010-2711-7560)
이 꾸지뽕 농원 이외에도 순창에는 많은 귀농인들이 꾸지뽕 농사를 지어서 성공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순창군 팔덕면 김형수씨도 그 중에 한 분이다. 이 분도 자생하고 있던 꾸지뽕 묘목 12그루를 캐어다가 심으면서부터 꾸지뽕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런 다음 수많은 묘목을 접붙여 생산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꾸지뽕 전도사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다른 농작물들도 순창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좋은 햇살이 이들 농작물들을 알뜰하게 살찌워주기 때문이다.
*쌈채소 : 순창농협 인계지점 063-652-7006,
서은희 귀농인 010-9022-5744
순창은 귀농인들에게 활짝 열린 농촌이다. 예전에는 농촌 분들이 도시로 도시로 떠나버렸다. 그래서 마을이 텅 비다시피 했다. 그런데 지금은 도시에서 반대로 농촌으로 귀농하는 인구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전국에 살기좋은 고장으로 소문이 난 순창엔 매년 폭발적이다시피 귀농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 2012년에 307명이 들어왔고, 올해에만 벌써 150가구가 귀농을 해서 정착 과정을 밟고 있다. 순창군에선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 귀농귀촌을 담당하는 과가 독립해서 활동을 하고 있을 정도이다.
순창군청 농정과 이구연 과장은 귀농귀촌인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뒷받침을 해주고 있다고 말을 뗐다.
“순창에 귀농하신 분들에겐 수많은 혜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꾸지뽕 농사를 짓거나 쌈채, 삼채 농사를 지으려면 우선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저희 군에선 최대 1천만원을 사업자금으로 지원해 드립니다. 이 사업자금이 부족할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귀농하면 우선 주택이 필요한 데 옛집을 수리해서 쓰거나 새집을 지으려면 또 자금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최대 5백만원까지 지원해 드립니다.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이사를 오려면 이사짐 나르는 것도 만만찮으니까 이사비용도 최대 1백만원 지원해드립니다. 마을에 정착하면 동네 분들하고 정을 쌓으라는 의미에서 집들이 비용도 50만원 지원해 드리지요. 이밖에도 순창에는 귀농귀촌지원센터가 만들어져 귀농인들에게 교육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3개월 동안 먹고 자고 하면서도 불과 50만원 정도의 수강료만 받고 있습니다. 이 귀농귀촌지원센터는 전국귀농운동본부에 위탁을 해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선 생태건축에 대해 배우고, 에너지적정기술도 배웁니다. 농촌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생활목공을 배우고, 온실을 세우거나 다른 일들을 할 때 필수적인 용접도 배웁니다. 거기에 순창의 10대 특용작물에 대해서도 배우지요. 귀농하거나 순창에 살면서 성공한 분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현장교육을 합니다.”
* 순창군 농정과 귀농귀촌팀 : 063-650-1756
*순창군 귀농인협회 총무 : 010-5206-7313
* 전국귀농운동본부(www.refarm.org,
063-653-5421)
도시에서 생활하다 갑작스럽게 농촌에서 새로운 생활을 꾸려가는 데에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문화 환경이 180도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기가 무척 어렵고 힘들다. 그래서 게중에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특히, 농촌엔 사람 사는 구수한 냄새가 풍겨나는 곳이기 때문에 마을분들과의 돈독한 정을 쌓지 않으면 더욱 더 힘들어진다. 개인주의에 매몰되어 있는 분들이 이웃과 담을 쌓고 지내면 그만큼 귀농은 멀어진다고 볼 수 있다.
농정과 이구연 과장은 귀농을 한다고 해서 모두 다 성공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적극 지적했다.
“무턱대고 보따리 싸들고 농촌에 오는 것은 금물입니다. 일년 이년 꾸준하게 연구하고 농촌에 대해서 배우고 귀농귀촌지원센터에 들어가 충분한 훈련을 한 다음 귀농을 해야 합니다. 농촌의 삶이 겉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내면에 들어가면 아주 어려운 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얼마간은 귀농이 아닌 귀촌으로 연습을 하다가 이거다 싶으면 귀농으로 바꾸면 됩니다. 농사란 것이 한번만 품목을 잘 못 잡으면 망치기 일쑤여서 손해를 많이 보기도 합니다. 태풍이나 가뭄 등도 있구요. 제때에 씨를 뿌리거나 수확을 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지요. 그런 것들을 모두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몸으로 체득한 다음 귀농해도 늦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귀농하는 분들이 늘어나서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졌습니다. 집을 지으려고 해도 집 지을 땅이 별로 없어요. 농사를 지으려고 해도 농사지을 땅도 부족하구요. 점점 이같은 현상은 더 커져갈 것입니다. 물론 저희 군에서도 고령으로 돌아가시는 분이 매년 생기지만 이들 땅을 가진 자손들이 내놓지를 않습니다. 언젠가는 농촌에 돌아와서 살겠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 귀농을 결심해야 합니다. 귀농해서도 마을 분들하고 잘 지내야 하지요. 농촌분들은 인정이 넘쳐서 함께 어우러지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모두들 나눠주는 것을 좋아하지요. 떡도 나누고 팥도 나눕니다. 나누는 것을 좋아해야 급할 때 농기구를 빌려 쓸 수도 있지요. 도시의 개인주의 젖어 있으면 간절하게 농기구가 필요한데 농기구 빌릴 데가 없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엄마야 누나야 순창 살자! 이 구호 속에 녹아 있는 것은 보다 많은 이들이 귀농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들이 참 많다는 것이었다. 혼자 만의 힘으로 귀농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고, 귀농을 위해서는 수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았다.
이번 귀농귀촌 봄날 축제에 전시되어진 귀농생활에 필수적인 에너지에 대한 것들은 몇 차례에 걸쳐 상세하게 연재를 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