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일본의 요양소에 격리되었던 한센병 환자들은 사망해도 생존했다는 기록을 남기지못했다. 가족들이 입을 피해를 우려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삶의 행적을 지웠다. 동료의 비참한 죽음을 목격한 환자가 "거센 폭풍이 부는 새벽녘/ 챙없는 전투모를 비뚜름하게 쓰고. .."로 시작되는 시를 썼다
그는 먼 훗날 누군가 이 시를 보고 친구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이라는 말의 힘을 믿었다.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동료를 향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시로 태어난 것이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말을 믿는 말'을 찾아낸다.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에서 브레히트는 인정한다. 찢어진 어망보다 산뜻한 보트를 다들 좋아하듯, 나쁜 환경에서 살아온 이 대신 행복하게 자란 좋은 출신이 더 사랑받기 마련임을. 하지만 시인이 시를 쓰게끔 하는 이유는 세상의 비극, "토질 나쁜 땅"에서 자란 존재들에 있다. 그 땅 위에서 자란 나무가 못생겼다 욕해서야 되겠는가. -김미옥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p.219-220
첫댓글 감사합니다
마음에 새기고 갑니다